강추: 한겨레 <난 상담한다, 고로 존재한다> <헉, 이게 진짜 내 마음인가!> (Esc면)

회색빛 건물 안에서 하루종일 지내야 하는 당신, 외로운가? ‘다들 외로울 거야’라며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으신가?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의 심리상담 코너가 즐비하고 심리상담책이 넘치는 요즘, 한겨레가 문화면에서 ‘팝 사이콜로지’(pop psychology, 대중심리학) 열풍에 대해 다뤘다. 심야 라디오에 고민을 털어놓은 34살 6년차 직딩의 사연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애써 꿋꿋한척 하지만 외로워 미치겠는 당신에게, 기사에 나와있는 상담 관련 코너와 책들을 추천한다. 한겨레 문화면 코너인 ‘임경선의 이기적인 상담실’을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굳이 직접 상담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타인의 사연에서도 충분히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을 테니.

비추: 중앙일보 <말 없이 말이 다가왔다> (문화면)

“생활 승마의 시대가 시작됐다”며 중앙일보가 문화면에서 3개의 지면을 털어 ‘말 특집’을 보도했다. 딱딱한 정치 뉴스가 지겨우신 분들을 위한, 시원한 산림욕을 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문화면이다. 제목도 재밌게 잘 뽑았다. 취미가 승마인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과연 몇퍼센트나 될지 모르겠으나 국민소득과 국민레저의 상관관계를 지적하며 말 이야기를 시작할 때까지는 괜찮게 볼 수 있다.

문제는 다음이다. 승마산업이 한미FTA 이후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농어촌에게 ‘생존전략’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단다. 한미FTA 찬성입장인 중앙일보는 문화면에서 승마의 효과, 승마를 배울 수 있는 곳 등을 말하며 난데없이 ‘고용창출 효과’와 ‘녹색성장’을 이야기한다. 기사 곳곳에서 이 정부의 단골 레퍼토리가 발견된다.

“말 산업은 고용창출 효과도 상당하다. 이를테면 세계 최대의 승마산업국 독일은 승마산업 종사자가 30만명이 넘는다. 말 1마리에 일자리가 3개가 따라붙는단다. 독일의 승마관련 매출액은 8조원에 이른다” “승마는 정부가 추진중인 녹색 뉴딜 정책과도 맞아떨어진다. 대표적인 사업이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다. (정부는) 강변로가 시원하게 닦이면 말이 달릴 수 있도록 코스를 조성할 생각이다.”

승마 인구가 얼마 되지 않는 상황에서 승마산업이 고용창출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이름만 ‘녹색성장’이지 실체는 ‘삽질 프로젝트’에 불과한 4대강 살리기는 여기서 왜 또 등장하나. 문화면에서조차 ‘고용창출’ ‘녹색성장’ 등 장밋빛 구호를 외치며 효과 불분명한 승마산업을 FTA이후의 생존전략으로 띄우고 있는 이 기사,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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