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통과되고 대기업 들어와서 저 좀 스카우트 해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럼 저도 내 마누라, 내 새끼 먹여 살리고 말이죠. 하지만 그럴 순 없습니다. 왜냐? 그건 아니니까…”

EBS <지식채널e>를 제작했던 김진혁 PD가 만든 전국언론노동조합 영상선전단의 ‘언론자유 PD UCC 시리즈’ 제3탄 <지식채널e 시즌 2 - 그건 아니니까> 영상이 지난 19일 공개됐다. 영상은 지난해 10월6일 YTN으로부터 해직 통보를 받은 ‘해직 언론인’인 전국언론노동조합 노종면 YTN 지부장과 YTN노조의 259일간의 투쟁에 관해 말한다.

▲ 노종면 지부장. ⓒYTN 노조
YTN의 간판 프로그램인 <돌발영상>을 처음 만든 노종면 지부장. 그는 입사 10년차인 지난 2003년 방송되지 못하고 버려진, 뉴스 부적합 판정을 받은 장면들을 모아 1분30초짜리 영상을 만든다. 그가 만든 1분30초짜리 영상은 <돌발영상>의 시초가 되었고, 기존 언론에서 보여주고 다루지 않은 또 다른 진실을 말해주는 YTN의 간판 프로그램이 됐다.

“정치인 등 중간권력자들은 언제 어디서건 <돌발영상>이라는 공공성 앞에 모든 치부를 노출해야 했다. … 정치가 특정계급이나 특정언론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정면으로 보여주었고 민주주의를 시민의 눈높이로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 (변호사 최재천)

그러나 지난해 7월1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약 40여초만에 이명박 대통령 언론특보 출신인 구본홍씨가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돌발영상>의 상황은 달라진다. 기자, 앵커, PD였던 노종면 지부장은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다 10월6일 징계(6명 해고, 6명 정직, 8명 감봉, 13명 경고)로 해직 통보를 받는다. <돌발영상>도 “제작진에 대한 사측의 해고와 정직 조치로 인해 돌발영상은 당분간 방송되지 못함을 시청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는 공지와 함께 방송이 중단된다.

이런 가운데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YTN노조의 투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일반기업이라면 열흘만 사장 출근을 저지했더라도 잘렸을 텐데 YTN이 (해고까지) 석 달 걸린 것은 언론사란 특수성 때문이다… 법치주의 사회에서 물리력을 동원해서는 안된다. YTN 기자들이 정 답답하면 그만두고 공정방송하는 회사로 옮기면 될 것 아닌가.

구호도 어색했고, 투쟁가도 서툴렀던 노종면 지부장과 YTN노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259일이라는 투쟁의 시간이 흘렀고, 오늘(20)로서 YTN노조는 ‘공정방송 쟁취 투쟁’ 301일을 맞았다. 여전히 기자도 앵커도 간판 프로그램의 PD도 아닌 ‘해직 언론인’이지만, YTN과 공정방송을 향한 그의 비겁하지 않은 날들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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