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 재단 문제로 박근혜 정부가 또 비선실세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었던 최태민 씨의 딸인 최순실 씨다. 최순실 씨는 지난 2014년 청와대 비선실세 사건에 연루됐던 정윤회 씨의 전 부인이기도 하다.

20일자 한겨레 1면 캡처

19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가 K스포츠 재단 설립과 운영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춘 K스포츠 재단 이사장(55)이 최순실 씨가 단골로 드나들던 스포츠마사지센터의 원장이었던 것이다.

지난 5월 13일 취임한 정동춘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출신으로 '머리 마사지', '발을 자극하라, 허리가 좋아진다' 등의 해외 저서를 번역한 스포츠 분야 전문가로, 이사장 취임 직전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운동기능회복센터'라는 이름의 마사지센터를 운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이사장이 운영하던 마사지센터 관계자들은 "최순실 씨가 5년이 넘는 단골손님인데다 집도 가까워 자주 찾아오는 편이었다"고 말했으며, 실제로 최 씨의 치료는 정동춘 원장이 직접 맡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순실 씨는 2016년 초부터 자신의 체육계 지인들에게 K스포츠 재단의 취지를 설명하며 이사장 자리를 제안해왔던 사실도 드러났다. 사실상 K스포츠 재단의 설립·운영에 '대놓고' 관여한 셈이다.

실제로 정동춘 이사장과 운동기능회복센터를 공동운영했던 이 모 씨 역시 최순실 씨로부터 K스포츠의 이사장 자리를 제안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씨는 "저도 최순실님으로부터 제의를 받았지만 따로 하고 있는 일이 있어서 참여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순실 씨는 1970년대 후반 박근혜 대통령이 실질적인 퍼스트레이디로 활동하던 시기 측근인 최태민 씨의 딸이다. 최태민 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도한 '새마음봉사단'의 실세였으며, 최순실 씨는 당시부터 박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4년 벌어졌던 '정윤회 비선실세' 사건도 사실은 정윤회 씨가 아닌 최순실 씨가 진짜 비선실세가 아니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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