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이은 주말, 가족들과의 시끌벅적한 만남도 잠시, 장시간 귀성길에 지친 몸을 끌고 또 북적이는 영화관이다 뭐다 다니는 것도 시들하다면 ‘드라마 몰아보기 한 판’이 어떨까? 까짓 거 맘만 먹는다면야 16부작 드라마 전회 정도는 너끈히 몰아볼 수 있잖은가. 연휴 기간, 그동안 못 봤던 드라마 혹은 재밌는 드라마를 몰아보려고 준비 중인 드라마 덕후들을 위한 ‘몰아보기’ 권장 드라마! 요즘 한창 상종가를 치고 있는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구르미 그린 달빛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8월 22일부터 KBS2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츤데레 왕세자 이영과 남장 내시 홍라온의 궁중 위장 로맨스 사극’

‘응답하라의 저주’라는 말이 무색하게, <응답하라 1988>에서 택이로 ‘모성 본능’을 자극했던 박보검이 ‘왕세자’로서 매력을 한껏 풀어내고 있다. 아직 미성년자이지만 왕세자 이영과 내시 홍라온의 감옥씬이 ‘키스씬’보다 더 설레게 했던 김유정의 성숙해진 면모, 그리고 남장을 한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세자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긴장감 넘치는 관계, 그것들을 아름다운 화면에 담아내며 시청률 20%의 고지를 앞두고 있다.(6회 닐슨 코리아 18.8%)

1-1.남장 여자가 등장하는 사극이 궁금하다면?

KBS 2TV <성균관 스캔들>

<구르미 그린 달빛>이란 드라마의 재미는 내시로 궁궐에 들어온 여자 홍라온이 가져온 긴장감이다. 궁궐에서의 만남 이전에 해프닝처럼 얽혀진 인연 그리고 궁궐에서의 조우. 친구인 듯 신하와 왕세자인 듯, 위기를 겪어가며 이영과 홍라온의 깊어져 가는 사랑 이야기는, 궁궐이라는 배경이 성균관으로 다를 뿐 남장 여자가 등장하는 로맨스 사극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이미 익숙한 이야기이다.

금서 배달 과정에서 만나게 된 이선준(박유천 분)과 김윤희 아니 김윤식(박민영 분)이 과장에서 다시 만나 성균관의 한 방에서 함께 생활하며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쌓아가는 과정은 ‘로맨스 사극’의 원형이 되었다. 운종가의 연애 비법서를 쓰고, 정치적으로 이영과 척을 지게 되는 가문의 자손 홍라온의 캐릭터는 <성균관 스캔들>의 김윤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거기에 홍라온의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하는 김윤성(진영 분)과 이영의 오른 팔 김병연(곽동연 분)이 이 두 사람과 엮어가는 이야기 구조 역시 <성균관 스캔들>의 걸오(유아인 분)와 여림(송중기 분)이 두 주인공이 엮어가는 우정인 듯 남녀간의 연모인 듯, 그리고 브로맨스를 연상케 하는 지점, <성균관 스캔들>의 재미 포인트를 <구르미 그린 달빛>은 고스란히 옮겨오고 있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성균관 스캔들>에서 성균관의 참 스승이자 김윤식 아버지와 함께 동문수학한 인연으로 김윤식의 보호자로 등장했던 정약용이 같은 역할을 했던 안내상에 의해 다시 한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등장한단 점이다. 과연 이번에도 정약용은 <성균관 스캔들>에서처럼 여주인공의 보호자가 될까?

1-2. 왕세자의 사랑이 궁금하다면?

MBC <해를 품은 달>

‘똥궁전’이라 칭해질 정도로 예와 법도 따위는 나 몰라라 하는 궁궐의 골칫거리 세자 이영. 그런 이영과 비슷한 또 한 사람의 세자가 있다? 바로 신예 김수현을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2012년 작 <해를 품은 달>이다. <해를 품은 달>과 <구르미 그린 달빛> 제목부터 비슷하지 않은가? 하지만 두 작품은 정은궐의 로맨스 소설과 윤이수의 웹소설로 전혀 다른 장르의 작품이다. 그런데 골칫덩어리 세자 이영과, 스승들도 두 손 두 발 다 들게 하는 악동 왕세자 훤은 비슷한 캐릭터이다. 심지어 무기력한 왕과 세자의 위치를 넘보는 무리들까지. 그런 정치적 위협 속에서 운명적으로 세자는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과 인연을 맺게 되지만, 원치 않는 사람과 결혼까지 해야 하는 설정까지 두 작품은 흡사하다.

과연 이영은 이훤처럼 왕이 되어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까? 이영으로 못다 한 왕세자의 사랑을 좀 더 만끽하고 싶다면, 최고 시청률 42.2%라는 기록을 세웠던 <해를 품은 달>에 도전해 보심이!

2. 원작이 궁금하다고? 각색도 만만치 않다!

KBS 2TV <후아유 - 학교 2015>

윤이수가 쓴 <구르미 그린 달빛>은 ‘웹 소설 1위, 누적 조회수 4천 2백만, 평점 9.94’를 기록하며 웹소설계의 ‘전설’이 되었다. 그런데 원작소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총 다섯 권의 장편이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구르미 그린 달빛>은 단 18부작. 장황한 서사의 원작소설을 18부작의 깔끔한 스토리로 뽑아 낸 것은 바로 김민정, 임예진 두 작가다. 이들 두 작가는 <구르미 그린 달빛>에 앞서 역시나 <구르미 그린 달빛>의 김성윤, 백상훈 피디와 함께 <후아유-학교 2015>를 집필했다.

하루아침에 인생이 달라진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성장담을 진솔하게 그려냈다 평가받았던 <후아유>. 김민정, 임예진 작가의 필력이 궁금하다면 강추다. 양념으로 김민정 작가가 쓴 드라마 스페셜 <Happy! 로즈데이 (2013, 8, 14방영)>, <나에게로 와서 별이 되었다(2013, 11,3)>도 한번 찾아보시길!

3. ‘예술’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연출이 궁금하다고?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150억이라는 엄청난 자본과 이미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보보경심-려>와 <구르미 그린 달빛>의 대결을 앞두고 세간에서는 전자의 압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김성윤, 백상훈 피디의 유려한 화면에 담긴 두 젊은이들의 풋풋한 만남이 단박에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고 말았다. 한 장면 한 장면이 그림 같은, 마치 청춘을 화면에 담은 듯 녹음이 흐드러진 화면은 청춘 로맨스 사극으로 <구르미 그린 달빛>에 걸맞은 배경 그 이상으로 작동한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광합성’이라도 하게 만들 기세의 푸른 화면만이 아니다. 라온이와 세자가 풍등 축제에서 조우하는가 하면, 거기서 또 윤성마저 얽힌 관계, 그리고 그런 젊은이들의 인연 위로 날아가는 풍등을 바라보는 왕의 근심까지, 아름다움 그 이상의 감정을 절묘하게 배치하며 시청자들을 흡인한다.

이렇게 150억 대작을 단번에 KO시킨 김성윤, 백상훈 피디의 전작은 무엇이었을까? 각색을 한 김민정, 임예진 작가와 함께한 <후아유-학교 2015>가 그것이다. 그에 앞서, 김성윤 피디는 <태양의 후예>의 이응복 피디와 함께 2014년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연애의 발견>도 연출했다. 아, 드라마 스페셜 4부작 <사춘기 메들리>도 놓칠 수 없다. 김성윤 피디와 함께 <연애의 발견>을 연출했던 이응복 피디는 또 다른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는 백상훈 피디와 함께한다. 이들 세 사람은 일찍이 2011년 <드림하이 1>에서 백상훈 기획, 이응복, 김성윤 연출로 함께 팀워크를 갈고 닦은 사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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