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에 맞서 우리가 이렇게 거리로 나온 지도 60일이 훨씬 넘었습니다. 우리가 처음 거리로 나왔을 때 합창단 단원 언니 한 명이 말했듯이 우리는 노래가 좋아서, 무대가 좋아서, 음악이 좋아서 지금까지 달려온 사람들입니다. 그 이유 하나로 너무나도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불평하지 않으며 일해왔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그렇게 순수한 마음과 열정 하나로 무대를 누비던 우리들을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며 길거리로 내몬 것도 모자라, 자기들이 좋은 곳으로, 전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고용승계를 해주겠다고 했는데 ‘국립’이라는 이름에 연연하여, 정치싸움을 하기 위해서 그런 제안들을 거절하고 이렇게 계속 길거리에서 버티고 있는양 말하며 이미 멍이 들대로 들어있는 가슴에 대못까지 박아버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일자리가 필요하니 일자리 알선 좀 해달라고 부탁을 한 적이 없습니다.

국립오페라단의 필요에 의해, 상임화를 약속으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어 전문 오페라합창단으로 우리나라 오페라의 질적 향상과 문화저변 확대에 큰 기둥의 역할을 담당하며 7년이라는 시간동안 수많은 음악 전문가들에게 인정을 받으며 활동해온 그 오페라합창단을, ‘국립오페라합창단’을 그냥 냅두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잘 활동해오며 수많은 성과를 이뤄온 우리들을, 자기들 맘대로, 편할대로 말도 안되는 이유들을 붙여가며 없애지 말고, 본인들의 실수를, 잘못된 판단을 인정하고 다시 원상복귀시키라는 것입니다.

규정에 없다! 위법이다! 말하지만 도대체 어떤 법령의 어떠한 조항에 위배가 되었는지 그들은 말을 못합니다. 오히려 재단법인 운영시 단이 잘 운영되게 하기 위하여, 운영 목적에 맞게, 필요하다면 부서나 기관 등을 만들어 운영할수 있게끔 되어있는 것이 법이고 규정입니다. 그동안 합창단이 그에 위배되게 운영이 되었다면 합창단이 아닌 재단법인인 ‘국립오페라단’ 자체가 해단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7년간 국립오페라합창단은 단의 운영목적에 부합하게, 필요에 의해 운영되었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운영되었기에 그간 문광부도 가만히 있었던 것 아닙니까? 그리고 본인들이 말했듯이 규정이 무슨 헌법도 아니고 법중에서도 저 아래 있는 것인데 혹시 규정이 잘못되었다면 수정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국립오페라단 단장 한 명이 뱉어버린 한마디 때문에 부당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되돌릴 수 없는 것입니까?

이소영 단장은 우리 국립오페라합창단이 생기기 이전, 2002년 이전처럼 국립합창단과 연계공연을 하기 위해 우리 합창단을 해체한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 합창단이 2002년 창단된 이유를 전혀 생각지 않은 말입니다. 2002년 국립오페라합창단은 전임 단장이 국립합창단과 스케줄 맞추기가 힘들어 전문적으로 오페라를 담당해줄 전문 합창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보다 전문적이고 완성도 높은 오페라 작품을 위해 만든 합창단입니다. 이에 대해 이소영 단장은 말합니다. “전임 단장이 공연수당 관련 문제로 국립합창단과 틀어졌고 이에 국립합창단과 관계가 불편해지자 국립오페라합창단을 만들었다”라고. 순전히 전임 단장 개인적인 감정때문에 만들어진 합창단이라고. 하지만 정말 그 이유 때문만이었다면 왜 이소영 단장은 2009년 <피가로의 결혼> 공연시 합창단을 못구해서 대학생들을 썼으며, 지난 3월 <마술피리> 공연 때는 국립합창단의 다른 공연과 스케줄이 겹쳐 국립합창단이라는 이름으로 반은 국립합창단, 반은 객원들로 채워진 반쪽짜리 국립합창단으로 공연을 했을까요? 또 5월에 있는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공연은 왜 아직도 합창단을 구하지 못했을까요?

또 실력있는 새로운 인력을 작품마다 오디션을 통해 등용하기 위해서 우리 합창단을 해체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국립합창단과 연계공연을 하기 위해서 우리를 해단하겠다는 말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또 우리보고 나가서 오페라합창단을 만들면 우리랑 작품계약을 해서 합창단을 외주화해서 하겠다는데…. 도대체 우리를 해체하겠다는 것은 무엇을 위해서입니까? 국립합창단과 연계공연을 하기 위해서입니까, 새로운 인력들을 등용시키기 위함입니까, 아니면 국립오페라합창단을 외주화해서 운영하기 위함입니까? 도대체 뭣 때문입니까?

이소영 단장은 너무나도 당당하게 외국 어디에도 이런 전문 오페라합창단은 없다라고 합니다. 그럼 이태리, 독일, 프랑스, 미국, 호주 등등 세계 곳곳에 있는 오페라합창단들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 친구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설사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 있으면 안되는 것입니까? 우리나라가 최초. 유일한 전문오페라합창단 보유국이 되면 안되는 것입니까? 외국에 없으면 우리나라에도 없어야 한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입니까?

이 외에도 이소영 단장은 직원카드 없이는 열 수도 없는 사무실 문을, 안에서 잠글 수밖에 없는 문을, 교섭하기로 약속을 하고서는 우리와의 대화를 피하기 위해 본인이 굳게 닫고 들어가서는 우리가 감금을 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거짓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본인이 직접 뽑아온 김주현 음악감독을 내세워 순수합창과 오페라합창은 구분이 없다라는 등의 망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럼 순수합창과 오페라합창은 분명히 구분이 된다라고 말한 가곡마을 장은훈 대표님과 탁계석 평론가님을 비롯하여 분명 다르다라고 말하고 있는 음악계 사람들은 다 뭐란 말입니까? 창작오페라 만들겠다면서 부임해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우리나라 오페라를 널리 알리는 데 아주 큰 기여를 하고 있었고 계속 더 멀리 뻗어 나갈 수 있었던 한국 창작오페라 <천생연분>을 팔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하는데 죄가 너무 미워서 사람까지 미워지려고 합니다. 이소영 단장님, 사람이 미워지지 않도록 이제는 제발 그만하시기 바랍니다.

누구나 잘못된 판단을 할 수는 있습니다.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을 인정하는 것이 부끄럽습니까? 잘못을,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진정 강한 자만이 자신의 잘못을, 실수를 인정할 수 있고, 뉘우칠 수 있고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진정 부끄러운 것은 자존심 때문에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 문광부에서는 이미 문광부 정책이, 정부 정책이 정해졌으니 오페라단 내에는 절!대! 합창단을 만들 수 없다고 합니다. 그 방침, 정책이 무엇인진 모르겠으나 사람이 살기 좋기 위해,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침, 정책이 사람들의 발목을 잡고, 마음을 아프게 하고, 상처를 준다면 그것은 무엇을 위한 것입니까? 방침을 위한 방침, 정책을 위한 정책, 이제는 사람을 위한 정책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희가 이렇게 길거리로 나오면서 잃은 것도 많고, 힘들고 어렵고 자존심 상하고 부끄러운 일도 많이 겪었지만 그보다 더 귀한 것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살아생전 경험해 보지 못했을 것 같은 일을 겪으면서 다른 이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를 가르치던 선생님들께서 늘 말씀하셨습니다.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해 보라고, 그 인생의 경험들이 다 음악에 묻어나고 표현이 되어 진정한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입니다. 연습실 속에서만 기계적으로 만들어진 음악은 감동이 없다고, 영혼이 없다고. 이렇게 거리에서 황사바람과 매연, 찬 바람 속에서 목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면서 노래하고 있지만 이런 경험이 하나하나 늘어갈 때마다 우리의 음악에는 사랑, 아픔, 기쁨, 나눔 등의 옷이 하나하나 덧입혀지고 있습니다. 온실속의 화초가 아닌 들판에 핀 들장미처럼 생명력 강한, 감동이 있는 음악을 하는 음악가로 만들어져가고 있습니다. 음악을 위한 음악, 노래를 위한 노래가 아닌 사람을 위한, 영혼을 위한 노래를 하는 성악가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받은 그 사랑과 위로, 관심, 이제는 우리가 나눠주고자 합니다. 이렇게 낮아진 위치에서 그 사랑을 나눔을 시작하고자 하여, 너무 부끄럽지만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것이기에 이제라도 시작하고자 합니다. 생면부지 남이었던 분들이 오셔서 위로해주시고 사랑해 주시던 모습들 마치 자기 일인양 너무 안타까워해 주시던 분들 그 은혜를 다 갚을 길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제는 우리가 승리해야만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습니다. 그 사랑과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저희는 꼭 무대로 돌아갈 것입니다. 꼭 승리할 것입니다.

국립오페라단 단장 한 사람이 40여명의 꿈이며 피 땀흘린 삶의 터전을 경제논리로,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며 침해하고 빼앗아가는 이 일을, 약자라는 이유로 방관하며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킬 것입니다. 우리의 열정의 터전을, 국민들의 문화 향유권을, 후배들의 꿈의 터전을 우리나라 오페라를 지킬 것입니다. 힘들어 많이 지쳐있지만 다시 한번 힘을 낼 것입니다. 끝까지 지켜봐 주시고 힘을 더 해주시고,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광부와 이소영 단장은 자꾸 이리저리 책임을 떠넘기고 뒷수습할 생각만 하지 말고, 외주화해서 투자하려는 돈과, 억지로 다른 곳에 합창단을 만들어 놓고 그곳에서 또 없는 규정을 만들려는 계획, 이런 고생하지 말고, 국립오페라단 내에 합창단을 위한 규정을 만들고 그 돈을 투자해서 제대로 합창단을 운영하시길 바랍니다.

국립오페라단지부 합창단해체 반대! 부당해고 철회 투쟁 경과

1. 조직현황
- 조합원 수 : 27명(국립오페라단 사무직원 5명 포함/합창단원 22명)

2. 목표
-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 및 부당해고 철회
- 국립오페라단 내 합창단의 존속 및 운영 상설화

3. 기간경과
- 2002. 3. 27. 국립오페라합창단 창단
- 2008. 7. 이소영 단장 취임
- 2008. 12. 17. 공공노조 가입
- 2009. 2. 3. 1차 교섭
- 2009. 2. 4. 합창단 해고통보(2년 미만 12/31일자) 및 해고예고통보(2년 이상 3/31일자) 수령
- 2009. 2. 5. 사무실 집단 항의방문
- 2009. 2. 10. 2차 교섭/기자회견/오페라단 사무실앞 농성돌입
- 2009. 2. 10. 부당해고구제신청(2년미만) 및 1월 임금체불(2년이상) 고소(2.12.사건접수)
- 2009. 2. 12. 3차 교섭 - 사측 해고철회 불가, 사회적 기업 ‘나눔과 기쁨’으로의 취업알선 제안 노조에서 거부
- 2009. 2. 13. 문화체육관광부 집단 항의방문 - 행정사무관 면담
- 2009. 2. 16. 문화체육관광부 앞 1인 시위 시작
- 2009. 2. 17. 4차 교섭 / 문화체육관광부 3자 면담 - 해고철회 불가, 상설화 불가입장 반복
- 2009. 2. 19. 5차 교섭
- 2009. 2. 20. 예술의 전당 앞 촛불 음악회
- 2009. 2. 23. 문화체육관광부 앞 기자회견 /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국장 면담
- 2009. 2. 23. 이명박 취임 1주년 기념 집중 선전전
- 2009. 2. 24. 이소영 단장 정책발표회 중앙국립박물관 선전전
- 2009. 2. 28. 국립오페라단 ‘마술피리’ 제작발표회장 선전전
- 2009. 3. 6. 예술의 전당 앞 촛불 음악회
- 2009. 3. 9. 문광부 항의면담 - 행정사무관 면담
- 2009. 3. 10. 국립오페라단 ‘마술피리’ 공연 기자간담회 선전전
- 2009. 3. 11.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반대! 부당해고 철회 촉구 결의대회(문광부 앞)
- 2009. 3. 18.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반대! 부당해고 철회 촉구 결의대회(문광부 앞)
- 2009. 3. 19. 문화연대 이명박 정권 문화정책 10대 실정 기자회견(문광부 앞)
- 2009. 3. 20. 예술의 전당 앞 촛불 음악회
- 2009. 3. 25.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반대! 부당해고 철회! 문화예술인, 노동자, 시민 일만인 선언 기자회견 및 결의대회(문광부 앞)
- 2009. 3. 27. 문광부 국립오페라합창단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 개최(반박 기자회견 진행함. 국립오페라단 존속 만이 사태해결의 유일한 길이다!)
- 2009. 3. 31.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 결정.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반대 총력 결의대회(문광부 앞)
서울역 앞 촛불 음악회
- 2009. 4. 7. 국립오페라단지부 부당해고 구제신청(2년 미만자) 지노위 심판회의(기각 결정)/국립오페라단 해고자 출입 금지 및 대자보 부착 금지 공문 발송
- 2009. 4. 8.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반대! 부당해고 철회 촉구 결의대회(문광부 앞)
- 2009. 4. 15.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반대! 부당해고 철회 촉구 결의대회(문광부 앞)
- 2009. 4. 17. 서울지역 비정규 장기투쟁사업장 공동 촛불음악회(보신각 앞)
- 2009. 4. 22. 국립오페라합창단 희망음악회(최문순 의원실 주최 국회에서 진행함)

4. 현황
- 현재 매주 월, 수, 금 10시~13시 출근투쟁 전개
- 매일 아침, 점심, 저녁 문광부 앞, 국회 앞 1인시위 선전전 계속
- 매주 수요일 문광부 앞 결의대회, 격주 금요일 예술의 전당 앞 촛불음악회 개최

5. 개요
- 국립오페라단은 지난 2002년 3월 27일 문화향유의 저변확대와 오페라공연의 질적 향상을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상임화시킨다는 조건으로 합창단 창단
- 7년간 연습생 신분이라는 이유로 4대보험도 가입되지 못한채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해옴
- 2008년 7월 국립오페라단에 이소영 단장이 취임한 이후 외부를 통해 합창단 해체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함
- 그러나 정작 해당 노동자들은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한 채 고용불안을 느끼고 노조에 가입
- 이소영 단장은 수차례에 걸쳐 면담 요청을 했으나 거부하다가 09년 1월 8일 합창단 해체에 대해 구두로 통보
- 교섭을 진행하던 중 2월 2일 2년 이상 종사 노동자에게는 3월 31일자로, 2년 미만 종사 노동자에게는 12월 31일자로 계약만료 통보함. 해고통보조차 소급적용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태를 보임
- 피디수첩을 통해 낙하산 인사 및 비리 등의 문제가 거론되었던 김헌진 사무국장은 사표 제출
- 이소영 단장 또한 법인카드 사용 남발, 캐스팅 과정에 친인척 연루 등 도덕적 해이가 문제가되어 퇴임 요구가 있는 상황임
- 문광부와 국립오페라단은 오페라합창단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국립오페라단 내에 오페라합창단의 존속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며 사회적 일자리 또는 사회적 기업을 통한 외주화, 비정규직화를 통한 방안만 제출하고 있음

6. 향후 주요 일정
- 매주 수요일 15시 문광부 앞 결의대회
- 2009. 5. 8. (가칭)국립오페라합창단 사태로 본 국공립예술단체 발전 전망 토론회(10시, 국회의원회관)
- 2009. 5. 12. (미정)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반대! 부당해고 철회 촉구! 2만인 선언 기자회견(15시, 문광부 앞)
- 2009. 5. 15. (가칭) Again 국립오페라합창단! 희망 음악회(19시30분, 장천아트홀) ※1만원권 티켓 판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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