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상사>는 극장 상영 ‘취소’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은, 애초 방송 목적으로 제작된 ‘TV 콘텐츠’란 김태호 PD의 말은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무한도전: 무한상사> 편은 극장 상영을 목표로 제작되었다고 알려졌었다. 많은 언론이 그렇게 보도했고, 제작진은 물론 고위 관계자들도 이에 크게 반론을 펼치지 않았다.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이 처음부터 참가한 작품이라고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고, 배우 김혜수를 비롯해 이제훈과 빅뱅 지드래곤, 쿠니무라 준, 김희원까지 출연한다고 하니 화제성은 단연 탑급이었다.

‘무한상사’는 직장 생활을 주제로 한 시트콤 형식의 상황극 특집이라고 하지만, 애초 극장판 정도의 스케일이었다고 봐도 무리는 없다. 또한 그런 목표를 갖고 제작한 것은 <무한도전>에 있어서도 기념할 만한 일이고, 예능 역사상 최초로 극장판을 제작한다는 차원에서도 뜻 깊은 일일 수밖에 없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그리고 이 특집을 통해 기존 멤버의 합류를 생각했다면 더 없이 좋을 기회였기에 기대감은 컸다. 이는 모두가 바라는 일이었다. 업계에서도 대부분 이를 기정사실화 한 것은 <무한도전>이 보여왔던 창조적 컬래버레이션 때문이기도 했다.

음악계에선 비록 반대가 많았지만, 그들은 주기적으로 음원을 발표하고 ‘무한도전 가요제’를 열어왔다. 그렇기에 극장 상영을 한다고 해도 반대 여론이 많지 않았다. 허나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는 달리 업계 내부에서 ‘무한상사 극장’ 상영에 대한 반대 의견이 없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특정 예지만, <무한도전>이 음원을 발매하는 것에 업계에서 수년 전부터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워낙 강한 영향력에 <무한도전>이 음원을 낸다는 소식을 접하면 그 시기엔 음원 발매를 피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극장판 제작 또한 영화계 어느 곳에선 불만을 드러내왔을 것이다. 하지만 업계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들의 창조적 도전은 반길 일로 받아들여졌고, 이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일으킬 것이기에 환영하기도 했다.

김태호 PD의 말대로 ‘무한상사’는 영화 촬영 기법으로 제작돼왔고, 결과물의 퀄리티가 좋을 것이기에 이번 극장 상영 취소 결정이 있다고 해도 다른 방식으로 사업화할 수 있는 길은 있다. IPTV나 인터넷 포털, 모바일 플랫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화할 수 있는 길이 있기에 아직 가능성은 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극장용 버전으로 바꾸는 데는 후반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예정되어 있지 않은 개봉으로 스크린 확보를 위해 노력하다 보면 만에 하나 개봉을 기다리는 다른 영화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상황이라 지금 논외인 상황이다”라고 했듯, 극장 개봉은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다. 그의 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역시 업계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부분이 읽히기에 무리할 수 없는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영화계를 대표하는 제작진과 배우들의 특별한 참여 외에도 <무한도전>과의 컬래버레이션 아이콘인 빅뱅 지드래곤의 참여는 기념비적인 일이다.

그러나 한편 <무한도전>은 현재 완전치 않아 보인다. 이 프로젝트가 완전해 보여도 정형돈과 노홍철, 길이 빠져 있는 상태의 <무한도전>은 퍼펙트해 보이지 않는다. 더욱 완벽하려 했다면 그들이 모두 참여한 기념비적인 작품이었어야 했다. 겉으로 보이는 완벽함이 아닌 내적으로도 완벽한 작품이 아니었기에 그 또한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번 결정은 그래서 잘한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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