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유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첫 행동으로 포문을 연 여의도 벚꽃축제가 폭발적인 반응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10일부터 3일간 열린 집중 선전전에 3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언론자유와 민주주의 수호’의 뜻을 함께 나눠가졌다.

3일간 낮에는 언론악법 저지 풍선과 8가지 종류의 꽃씨를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꽃씨 5만개는 헤리포터 복장으로 꽃바구니에 담아 국회를 중심으로 5개 지역에서 배포했고, 풍선 2만개는 3팀에서 여의나루역과 국회 안, 국회 외곽에서 쉴새없이 제작해 국회 일대는 풍선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풍선에는 ‘조중동방송 절대 안돼, 재벌방송 절대 안돼’ , ‘인터넷 감청 절대 안돼, 휴대폰 도청 절대 안돼’, ‘언론자유, 민주주의 수호’ ‘MB 악법 절대 안돼’ 등의 글귀가 촛불을 든 벚꽃 소녀캐릭터와 함께 새겨져 있었다.

국회 안에서는 천막을 치고 조중동 보도의 문제점과 MB악법의 문제점 알리는 패널 전시회를 열면서 냉커피와 냉녹차, 냉수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드렸다. 3일간 한낮의 기온이 23도 이상이 되면서 한 시간만에 커피와 녹차가 1000잔 이상 나가기도 했다. 3일간 시민들게 무료로 나눠드린 커피와 녹차는 2만 잔이 족히 넘었다.
또 길게 늘어선 줄 때문에 20분 정도를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다인아빠표 솜사탕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일요일에는 인터넷을 보고 달려온 아트풍선 제작 아저씨께서 아이들용 장난감인 칼과 자동차, 강아지, 머리띠 등 풍선을 8시간 동안 식사할 틈도 없이 만들기도 했다.
밤에는 노란천막팀에서 제작한 ‘공영방송 지키기’ 촛불 1만2천개가 여의도 국회 일대를 둘러쌌다. 3일간 배포하기로 한 양초는 이틀 만에 모두 동이 나고 말았다. 가족들과 휴식을 위해 꽃구경을 온 분들이 과연 지난해 100만 촛불처럼 다시 촛불을 들 수 있을까 조심스런 마음으로 다가갔으나, 반응은 예상외였다. 줄을 서서 양초를 받아 불을 붙이고, 직접 주변에다 가져다 주기도 하고, 기념 사진도 찍고, 다 떨어졌다고 해도 아쉬워서 자리를 뜨지 않는 시민들…. 만약 초를 10만개 준비했다면, 10만개도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번 선전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게 퍼포먼스 기획이었다. 여의나루역에서는 진보넷과 함께하는시민행동, 참여연대,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사이버통제 TF팀에서 제작한 고양이 탈을 쓰고 핸드폰·인터넷 통제를 꼬집는 선전물을 배포했다.

여성민우회와 여성단체연합, 수용자주권연대, 민언련이 준비한 퍼포먼스는 대형 꽃을 제작해 만든 몸벽보 ‘언론자유, 민주주의 수호’와 ‘재벌방송, 조중동 방송 안돼’와 언론자유 대형 모자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네티즌 팀인 8·15 실천단에서는 밤마다 상황극을 연출해 시민들에게 사이버 통제와 집시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알려나갔다. 검은 옷에 흰 글씨를 써 여러겹의 옷을 껴 입고 언론탄압 문제점과 ‘마스크 쓰면 전문 시위꾼’ ‘인터넷에 정부 비판하면 구속’ 등의 글귀에 맞게 상황극을 연출했다.

또 대학생 조직인 한대련은 여의도 광장에서 이명박이 쏘는 등록금 폭탄으로 쓰러지는 대학생들을 연출했다. 이들은 쓰러졌다 다시 일어나 뿅망치로 이명박을 혼내고 “이명박 심판 없이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손팻말을 들었다.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것은 언론악법 저지 캐릭터 인형들이었다. 뿡뿡이와 캐로로, 뽀로로가 언론악법 몸 벽보를 하며 아이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뛰어놀았다. 어른들도 캐릭터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사진도 찍고 인사도 나누었는데, 다 큰 처녀들이 뽀로로에 안기기도 하고, 만져서 캐릭터를 뒤집어 쓴 언론노조 조합원들을 당황케도 했다.

MBC 조합원들은 지난 2월말 UCC로 히트를 친 메트릭스 버전을 다시 재현하기도 했다. 수많은 시민들 앞에서 검은 정장에 검은 가방, 검은 선글래스를 쓴 요원들이 신문을 펼쳐든 인간 동상을 연출했다. 신문의 내용은 미디어법을 경제법이라고 한 한나라당의 거짓말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풍선과 꽃씨, 양초를 든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문제와 언론악법 문제로 대화를 옮겨갔다. 저녁마다 귀기울여 들어본 대화 내용은 이랬다. “명박이 하는 짓이 그렇지” “방송까지 자기 것을 만들고 싶어서” “언론은 그냥 둬야 할 텐데” “옛날에도 이러진 않았는데”….

미디어행동에서 제안해 시작된 ‘100일행동’의 첫 작품인 벚꽃 축제 선전전은 기대 이상으로 성공했다. 대학생단체와 여성단체, 언론운동 진영,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목정평) 등 많은 시민사회 단체가 함께했고, 네티즌들의 자발적 참여와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KBS싸움의 중심이었던 노란천막, YTN 지키미, 언소주, 안티 2MB, 8·15 실천단, 촛불연석회의, 시민광장에서 가장 많은 분들이 참여하셔서 그 많은 일들을 내 일처럼 해주셨다. 풍선에 바람 넣느라 손이 부르트고, 초에 불을 붙이느라 화상도 입었다.

하지만 모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한바가지였다.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과 격려, 불어도 불어도 동나고 마는 풍선, 산더미처럼 쌓아둬도 푹푹 사리지는 꽃씨 박스와 종이컵…. 국회 광장 곳곳을 ‘언론자유’의 풍선들이 누비고 있었으니….

야4당 중 실질적인 지원과 결합을 한 곳은 민주당 언론악법 저지 특별위원회 천정배 의원과 이종걸, 최문순, 전병헌 의원이었다. 최문순 의원은 3일간 하루도 빼지 않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중앙 부스에서 풍선도 불고, 커피도 드리고, 솜사탕도 만들었다. 또 저녁에는 시민들에게 양초도 드리면서 블로거로서 중간 중간 열심히 촬영도 하고 사진도 올렸다.

울산 보궐선거로 인적 지원이 어려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커피와 녹차를 지원했고, 창조한국당에서는 유원일 의원실에서 커피와 녹차를 지원해줬다. 야4당이 오랜만에 제대로된 지원과 연대의 모습을 보여 왔다.

이번에 드린 꽃씨에는 이런 글말이 들어있다. ‘080502.org에서 언론자유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세요. 꽃씨를 뿌려 꽃이 피면 사진도 올려주세요.’ 그렇다. 이번 4월에 시민들에게 나눠준 꽃씨는 모두 6월에 꽃이 피게 될 종류들이다. 6월이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합의한 언론악법 표결처리가 다가온다.

국회의 힘으로, 야당만으로는 언론악법을 저지하기는 어렵다. 100일행동에서 마법사 복장으로 꽃씨를 뿌린 것은 국민들이 마법의 힘으로 언론자유의 꽃을 피우게 해달라는 우리의 염원을 담은 것이다. 시민들과 함께 외쳐본다. “언론자유여 꽃피어라, 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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