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은 지난 1일 서울신문 11면에 난 1단 기사다. 용산역세권개발(주)가 지난달까지 내야 할 중도금 8800억원을 내지 못해 용산역 일대 개발이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서울신문은 땅 주인인 코레일과 용산역세권개발 사이의 대급 연기협상도 결렬돼 총 사업비 28조원에 이르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사업’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건조하게 쓴 서울신문의 1단기사가와 달리 25면에 아래와 같이 <28조원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 좌초 위기>라는 제목으로 대문짝만하게 보도했다. 조선일보 기사의 첫 문장은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을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고 초를 쳤다. 28조원짜리 개발사업이니 충분히 그럴 만도 하다.
조선일보는 용산역세권을 싹 밀어버리고 들어설 15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 등 국제업무단지의 조감도까지 소개했다. 마천루를 방불케 하는 아찔한 사진이다.
28조원짜리 공사판에 죽어가는 세입자가 보일 리 만무하다. 28조원 공사판에서 떨어지는 떡고물을 뜯어먹으려고 수많은 자본이 이리저리 뛰어들었다. 그러다가 눈앞에서 사람 5명이 죽어 나갔다. 그런데도 여전히 공사중단을 우려하는 목소리만 크다. 소름끼치는 ‘자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