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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성매매, 삼성의 개입 혐의 짙어졌다2008년 불법차명계좌 활용해 논현동 안가 전세계약 맺었나
박장준 기자 | 승인 2016.07.28 11:21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와 관련, 뉴스타파와 한겨레가 진도를 뺐다. 이 회장이 2011~2012년 성매매를 했던 서울 논현동 안가 전세자금 13억원의 출처에 관한 내용들이다. 한겨레는 28일 “2008년 삼성 특검 때 밝혀진 차명계좌에서 지출됐다”는 삼성그룹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보도했고, 뉴스타파는 2012년께 논현동 안가의 전세권자는 김인 전 삼성SDS 사장으로 설정돼 있으나 전세계약은 2008년 김 전 사장과는 다른 인물로 추정되는 ‘대기업 임원’이 맺었다는 정황과 증언을 추가로 보도했다. 삼성이 이 회장의 불법행위를 조직적으로 지원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앞서 지난 21일 뉴스타파는 이 회장이 2011~2013년 서울 논현동 빌라와 삼성동 자택에서 성매매를 했고 여기에 삼성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뉴스타파는 이와 관련해 제보받은 동영상까지 제시했다. 이에 삼성은 “이건희 회장과 관련해 물의가 빚어진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성매매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회장의 사생활 문제”로 이번 파문을 수습하려는 모습이다.

결국 이건희 회장의 개인적인 일탈행위와 김인 전 사장 등 측근 일부가 연루된 것 정도로 사건을 정리하면서 총수 일가와 그룹 경영에 미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파문이 삼성의 바람대로 정리될 것 같지는 않다. 이 사건을 취재하는 언론이 많지는 않지만 의혹은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의 조직적 개입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뉴스타파는 27일 <‘이건희 안가’ 논현동 빌라… “대기업 임원이라며 계약”>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논현동 빌라의 전세계약 당시 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유명 연예인이 소유한 이 빌라는 2008년 한 대기업 임원과 전세계약을 맺었는데 계약 자리에 있었던 매니저의 증언에 따르면 이 대기업 임원은 김인 전 삼성SDS 사장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타파는 “전세 계약을 체결한 이 ‘대기업 임원’이 삼성그룹 관련자라면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 회장의 성매매 장소에 마련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럴 경우에도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일탈로 몰아갈 수는 있다. 뉴스타파는 “삼성 측의 설명이 맞다면 이건희 회장은 자신이 사용할 빌라 계약에 스스로를 ‘대기업 임원’이라고 소개한 누군가로 하여금 김인 전 사장의 명의를 도용하도록 한 것”이라며 “이 경우 이건희 회장은 성매매 혐의 뿐 아니라 부동산실명법 위반, 명의 도용 즉 사문서 위조 혐의 등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자금 출처가 중요하다. 한겨레는 28일자 1면 <‘이건희 빌라’ 전세금은 기부하겠다던 차명재산>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전세자금 13억원이 2008년 특검을 통해 불법으로 밝혀진 차명계좌에서 흘러나왔다는 삼성그룹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은 밝혀진 것만 4조5373억원이었고, 이는 삼성그룹이 전·현직 임직원 수백명의 명의를 활용해 조직적으로 관리하던 것이다.

   
▲한겨레 2016년 7월 28일자 1면 머리기사

삼성은 이 회장이 차명계좌의 돈을 활용해 전세계약을 맺었다고 하나, 2008년 전세계약을 맺은 시기는 특검을 통해 수조원의 차명재산이 드러나고 이를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하던 때였다. 이 시기에 성매매 장소의 전세계약이 맺어진 것은 삼성그룹의 지원 내지 적극적 방조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뉴스타파가 “비자금을 관리한 것은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의 재무팀이었다. 전세금 13억 원이 이 회장 개인 돈이라고 해도 그 돈을 차명으로 그룹 차원에서 관리했을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이유다. 병상에 누운 이건희 회장의 일탈행위로 꼬리를 자르려던 삼성은 지금 스텝이 꼬였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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