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이 배가 된 이유는 뉴스를 소비하는 습관의 변화와 관련돼 있다"

28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대회의실에서 특조위가 주관한 <언론보도의 공정성·적정성 및 정보통신망 게시물 등에 의한 피해자 명예훼손 실태조사> 발표에 토론자로 참석한 미디어오늘 조윤호 기자는 "피해자들이 언론의 왜곡 보도와 오보를 접하면서 SNS나 인터넷에 공유되는 댓글이나 피드백을 같이 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주관 연구용역 결과 발표 및 토론회 (미디어스)

조윤호 기자는 “뉴스 소비 행태가 과거 신문과 방송이라는 특정 매체에서 인터넷과 SNS로 변화해, 기사가 개별적으로 소비된다”며 “파편화된 기사 소비 양상으로 언론의 오보가 수정돼도 누리꾼들이 오보 기사를 퍼트리기 때문에 인터넷 공간에서는 잘못된 것이 바로 잡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윤호 기자는 “뉴스 소비 행태의 변화로 언론 왜곡보도나 오보의 피해 범위가 보도한 언론의 통제범위를 벗어났다”며 “왜곡된 기사나 오보가 SNS나 인터넷 상에 잘못된 이야기의 근거로 활용될 때 누가 어떻게 책임지고 수습할 것인지 뉴스 소비자의 입장에서 고민해봐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는 세월호 피해자에 대한 비난 여론이 언론 보도와 SNS의 상호작용을 통해 확산됐다는 연구도 나왔다.

발표자로 참여한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이경현 연구원은 “뉴스 매체는 SNS보다 정보가 오랫동안 보존되며 많은 이들이 추측이나 의견을 사실로 받아들여 발언의 근거로 삼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사례도 트위터에 자생적으로 이슈가 촉발되고 증폭된 것이 아니라 미디어와 반응을 주고받으며 부정적 언급이 왜곡되고 증폭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지 전 단원고 스쿨닥터(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1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참사의 직·간접적 피해자 124명 중 85명(68.5%)은 '언론보도나 인터넷 게시물(블로그 등)을 보고 상처를 입거나 고통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세월호참사 피해자 등에 대한 언론보도 피해 및 명예훼손 실태조사

생존학생들의 피해는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34명 중 30명(88.2%)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답했고, ‘단원고 학생임이 밝혀지면 불이익을 당할까 두렵다’고 말한 학생들도 20명(58.8%)에 이르렀다.

김은지 전 단원고 스쿨닥터의 2차 심층면접 결과에 따르면 생존학생(조사대상 12명)은 모두 '네이버, 인터넷 기사나 댓글, 단톡방,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 뉴스를 접한다고 밝혔다.

ⓒ세월호참사 피해자 등에 대한 언론보도 피해 및 명예훼손 실태조사

생존학생들은 심층면접에서 "댓글 중에 제일 충격적이었던 것이 친구 팔아서 대학 간다고, 우리가 지금 공부를 못하는 상황이니까 특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그걸 듣고 나니까 죄지은 것 같은 거예요“, "입시 때 너무 괴로웠어요. 교복을 입고 면접을 보러 가면 다 쳐다보는 거예요. 그때도 특례라는 말이 돌기는 했어요. 이럴 거면 진짜 특례로 보내주던가. 왜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있냐"라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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