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장 구속적부심을 하루 앞둔 1일, YTN노사가 서로에게 제기한 형사 고소 취하 등을 담은 합의를 이뤘다. 이에 YTN노조는 총파업 돌입 10일만에 파업을 종료했으며, 이번 합의는 2일 오전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노 지부장 구속적부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미디어스
YTN노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임금, 단체협약 재개를 위한 실무교섭을 시작한 결과 오늘 모두 9개항이 담긴 합의문에 최종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는 회사 쪽 대표로는 구본홍 사장, 노조 쪽 대표로는 노 지부장을 대신해 총파업을 이끌고 있는 김용수 비대위원장이 참여했다.

당초 YTN노조는 “지난 29일 사측에 임단협 재개를 위한 실무협의를 제안했지만 아직 공식적인 응답은 없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29일부터 비공식적으로 접촉이 이뤄지고 있었다. 노조 관계자는 “29일부터 물밑작업이 있었고,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 발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최종 합의가 된 오늘 오후 합의 결과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합의문은 모두 9개 조항으로 △회사는 노동조합과 노동조합원을 상대로 경찰, 검찰에 제기한 형사 고소 취하 △노동조합은 회사와 회사 임직원을 상대로 법원, 노동부 등에 제기한 고소, 고발, 소송 등을 취하 △노동조합은 합의와 동시에 파업 종료, 지정 게시판 외 장소에 있는 모든 현수막, 인쇄물 등을 철거 △노동조합 및 조합원은 사장과 임직원들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 종료, 사장과 임원, 간부 등 업무 수행에 지장이 되는 행동 또는 이와 유사한 행동 중단 등을 담고 있다.

“합의에서 노 지부장 석방 위한 부분 컸다”

노사 합의 가운데 핵심은 회사와 노동조합 모두 서로에게 제기한 고소, 고발을 취하한다는 점이다. 이는 노종면 지부장에 대한 구속적부심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노사가 노 지부장의 석방을 위해 구속적부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노 지부장의 석방을 위한 부분이 컸고, 다른 노조원들도 회사쪽의 고소 고발을 받고 있기에 시급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며 “내일 구속적부심에 노사 합의가 의미있께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흡한 부분이 많아 아쉽지만, 지부장 구속사태 등 당면한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노사 신뢰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합의가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한 간부도 “이번 합의는 노종면씨의 구속을 해결하기 위한 부분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노 지부장의 공동변호인단에 속한 여연심 변호사는 “노종면 지부장이 고소 취하 대상자에 들어가는 만큼, 이번 합의가 구속적부심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아무래도 석방 가능성이 이전보다는 높아졌다. 회사 쪽의 불구속 탄원이 있으면 석방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노종면 YTN 지부장이 3월2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YTN 기자와 인터뷰 하고 있다. ⓒYTN노조 홈페이지

구본홍 “그 동안 마음 편치 않았다”

이번 노사 합의에 대해 구본홍 사장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노사가 회사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서로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그 동안 (노 지부장의 구속, 파업 등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YTN노사가 합의를 이루면서 YTN은 오늘 오후 노조와 노조원에 대한 고소 취하 사실 등을 담은 합의 사실을 검찰에 알렸다. YTN은 내일 노 지부장의 구속적부심에 앞서 석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불구속 탄원’을 제출할 예정이다.

YTN노조는 이번 합의에 대해 총파업 비상대책위원회 집행부와 대의원회의에서 추인을 거쳤으며, 오늘 밤 열린 조합원 비상총회에서 노조원들에게 설명했다.

YTN노조는 오는 2일 오전 9시 본사 1층 결의대회에서 총파업 투쟁 중단을 선언하고, 추후 일정에 따라 업무에 복귀할 방침이다. 이어 오전 10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자들에게 이번 합의문과 관련해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그러나 노사가 “노동조합 및 조합원은 사장과 임직원들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 종료, 사장과 임원, 간부 등 업무 수행에 지장이 되는 행동 또는 이와 유사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합의함에 따라, 오늘로 258일째 계속되는 노조의 ‘구본홍 저지 투쟁’은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노사 합의서 전문이다.

합의서

주식회사 YTN(이하 ‘회사’라 함)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이하 ‘노동조합’이라 함)는 상호 신뢰와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합의한다.

- 아 래 -

1. 회사는 노동조합과 노동조합원(전 노동조합원을 포함한다)을 상대로 경찰, 검찰에 제기한 형사 고소를 취하한다. 단, 본 합의 이후에 업무방해 행위와 불법행위가 발생된 경우에 대하여는 본 합의서가 보장하지 않는다.

2. 노동조합은 회사와 회사 임직원을 상대로 법원, 노동부 등에 제기한 고소, 고발, 소송 등을 취하한다. 단, 2008년 10월에 발생된 해고 등 징계 관련 소송은 제외한다.

3. 노동조합은 본 합의와 동시에 파업을 종료하며, 회사 내 노조 지정 게시판 외의 장소에 부착하거나 게시된 모든 현수막, 인쇄물, 구호지 등을 철거한다.

4. 노동조합 및 조합원은 사장과 임직원들에 대한 이체의 적대행위를 종료하고, 사장과 임원, 간부 등의 업무 수행에 지장이 되는 행동 또는 이와 유사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5. 노동조합은 보도국내 임의기구인 공정방송점검단을 해체하고, 노사는 향후 공정방송 제도화를 위해 성실히 노력한다.

6. 회사와 노동조합은 2009년도 임금을 동결하기로 하고 추후 노사 간 실무 협의를 통해 논의한다.

7. 2008년 10월에 발생된 해고자들에 대해서는 법원의 결정에 따르기로 한다.

8. 본 합의서는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9. 이상의 합의사항은 노동조합 집행부가 바뀌더라도 유효함을 확인한다.

2009.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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