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서마저, YTN 노종면 언론노조 지부위원장의 구속은 ‘오바’였다는 평가들이 지배적이었다. 그 만큼 구본홍 YTN 사장에 대한 불신이 여권 내에서도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본홍 사장이 ‘자기 살자고 후배 기자 구속시킨 행위’에 대해 한나라당의 소장파 의원들마저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고비 고비 때마다 구본홍 사장의 ‘헛발질’은 여권에게 부담을 안겨다 주었던 불만이 표춛되고 있다. 그리고 구본홍 사장의 ‘오바’는 결정적인 순간에 여권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 신랄한 비판이 가해진다.

주지하다시피, 지금은 여권이 ‘리스트 쌍끌이’로 정국의 주도권을 거의 다 쥔 국면이다. 장자연 리스트와 박연차 리스트는 여권의 입장에서 호재이지 결코 악재일 수 없다는 점에서, 지난 1년 동안 가장 좋은 정국이다. 한데 뜬금없이 언론노조의 YTN 노종면 지부위원장을 구속해 언론계의 싸늘한 반응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구본홍 사장에 대한 분노가 일고 있다.

▲ 노종면 YTN 지부장이 2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YTN 기자와 인터뷰 하고 있다. ⓒYTN노조 홈페이지
십 수년 간 ‘기자 구속’은 없었다. 파렴치한을 제외하고, 양심수 중 기자를 구속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언론자유’를 위해,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언론독립’을 위해 싸운 ‘하나의 상징’으로서 노종면 위원장을 구속함으로써 한나라당의 이후 정국구상은 상당히 어그러지게 된 것이다.

박연차 리스트로 초강경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상황, 야당인 민주당이 결코 공세적일 수 없는 국면에서, 노종면 위원장을 구속함으로써, 초점이 흐려진 것이다. 언론을 탄압하는 현 정권,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는 한나라당이 ‘패키지’로 몰리면서 다 잡았던 정국의 주도권을 졸지에 야당인 민주당에게 넘겨 주는 꼴이 돼버렸기 때문.

장담컨대, 한나라당이 제대로 현 정세를 읽고, 정국의 주도권을 고민한다면, 이번 주 중 노종면 위원장을 석방할 것이고, 아직까지 힘의 정치, 폭력의 정치, 다수의 정치 속에서 꿈꾸고 있으면, 노종면 위원장은 최소 3개월의 징역을 살 수밖에 없을 터.

판사나 검사가 이미 한나라당의 주구로서, 부끄럼을 상실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정세판단은 주구들에게 아주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다. 이번 주 노종면 위원장의 석방 여부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확인 될 터이지만.

한나라당 주류와 청와대 ‘오바맨’ 그리고 구본홍 사장의 노림수는 이미 실패로 끝났다. 언론노조가 전면적인 총파업의 카드를 꺼내들지 않았고, 전면적인 이명박 정권 퇴진 투쟁을 선언하지 않음으로써, 6월 이전에 언론노조를 거리로 불러내 조기 진압한다는 전술은 파탄났다. 즉, 노종면 위원장 구속으로 언론노조와 언론관계 시민단체들을 자극했으나, 결코 유혹당하지 않고, 조직정비에만 몰두하고 있음으로써, 6월을 겨냥한 내부단속에 집중함으로써, ‘구속을 통한 언론노조 자극’ 전술은 파탄난 것이다.

그렇다면 그나마 국회 내에서 만이라도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 한나라당은 언론계 협조에 있어 아킬레스건인 노종면 위원장의 구속을 풀어야 한다. 결국 노종면 위원장은 이번주 석방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이 최소한 현 정국을 ‘정상적이고 이성적이며 합리적으로 읽어 낸다면’이라는 전제조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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