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47)이 지난 7일 저녁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 "민중은 개·돼지다"라고 말한 사실이 보도 돼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교육부는 사건 직후 나 기획관의 발언에 대해 기자와 논쟁을 벌이던 중에 실언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동석했던 경향신문 송현숙 정책사회부장은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후가 바뀌었다"며 나 기획관이 신분제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발언 때문에 논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송 부장은 나 기획관이 "과음한 상태에서 한 실언이다"라고 한 해명에 대해선 "식사시간에 반주 정도 한 수준이었고, 녹음기를 켠 이후에는 녹음을 의식해서인지 민감한 발언들은 피해가면서 수위 조절을 했다"며 "여러번 해명 기회를 줬으나,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말만 계속 하고 자신의 발언을 수정하거나 철회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송 부장은 "다른 자리도 아니고 우리나라 교육정책 밑그림을 그리는 이 교육부 간부가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게 충격적이었다"며 "(국민)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공적인 보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기사화 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일반계 고교는 서열화 때문에 슬럼화되고 있고 실업교육은 거의 실패 했다고 봐야 된다. 교육의 총체적 실패를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정책기획이다"라며 "그런데 이런 사람이 교육정책을 기획하게 되면 1%를 위한 정책만을 만들 거다"라고 말했다. 또한 교육부 내의 미온적인 분위기에 대해 "미온적으로 감싸서 안 된다"라며 "중징계를 전제로 한 직위해제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보고 받은 즉시 해당 직원을 대기발령 조치했으며 이번 사건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중징계를 포함하여 조사결과에 상응하는 엄중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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