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미디어관련법 논의를 위해 구성된 미디어발전위원회(이하 미디어위원회)가 두번째 회의를 열었으나 회의공개 여부, 운영소위 구성, 여론조사 실시 여부 등 주요 사안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20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날 회의는 시작부터 회의 공개 여부를 두고 양쪽의 설전이 오갔다.

회의 진행을 맡은 김우룡 공동위원장은 오전 10시 15분경 “이만 기자들은 퇴장해달라”고 말했고, 이에 강상현 공동위원장이 “민주주의를 하지 말라는 것이냐. 김우룡 위원장께서 헌법, 국회법을 읽어보고 오셨으면 한다. 법에 따르면, 회의는 공개하게 돼있다”고 맞섰다.

▲ 20일 오전 10시15분경, 김우룡 공동위원장이 기자들에게 퇴장할 것을 요구하자 강상현 공동위원장이 급히 마이크를 빼앗아 회의공개를 주장하고 있다 ⓒ곽상아
이에 김 공동위원장은 “(우리가) 논리와 이론이 부족하겠습니까. 음모를 꾸미겠습니까. 다만 외부세력이 개입해서 활발한 논의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회의를 공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하자는 것”이라며 “나는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생각하지만 오늘 회의는 일단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들은 “보도 왜곡을 막기 위해서는 기자들이 들어와야 한다”(변희재 위원) “개인적으로 회의 공개에 대해 반갑게 생각한다”(최홍재 위원) “공개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문재완 위원) “공개하면 위원들이 악의적인 반응에 노출된다고 하는데, 여야 추천 위원 모두 동일한 조건 위에 놓여 있다”(조준상 위원) “선진적인 회의공개문화를 따라야 한다”(박경신 위원) “공개 여부가 전체회의 쟁점이 되고 있다는 것이 우리 위원회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쓰럽다. 당연히 공개해야 한다”(강길모 위원) 등 회의공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결국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

이밖에 운영소위 구성, 여론조사 실시 여부, 지역 공청회 실시 횟수에 대해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려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반면, 미디어위원회는 진행방식, 논의 주제 선정, 회의시간 등 기본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뤘다. 이에 따라 회의는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30분간 진행된다. “회의시간이 위원수에 비해 너무 촉박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위원장 합의에 따라 회의시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김우룡 공동위원장은 “사안에 따라서는 밤을 샐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위원회는 공청회와 위원간 토론방식으로 진행되며, 의사진행 등 기술적인 문제 외에는 표결에 따른 처리를 하지 않기로 했다. 27일 열리는 차기 회의에서는 추천 교섭단체별 각 1인이 한나라당의 미디어관련법을 포함해 미디어환경변화에 대한 기조연설을 진행하기로 했다. 4, 5월에는 △신방겸영과 여론의 다양성 △방송산업의 진입규제와 공공성 △인터넷규제와 표현의 자유 등 3가지(가안) 주제에 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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