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고 책임감 있는 리더, 거기에 희생정신까지 갖춘 리더를 찾긴 어렵다. 그럼에도 그 조건에 맞는 리더가 있다. 자신보다는 다른 멤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19년을 꾸준히 자신을 지우고 멤버를 위해온 리더 김종민.

팀을 운영할 만한 여건이 안 되면 해체하는 건 당연함에도 코요태를 해체하지 않았다. 활동을 시작한 1998년부터 현재까지 혼성그룹으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그룹이라는 사실은 자긍심으로 표현해도 될 만큼, 이들은 건전하고 바람직하게 활동을 이어왔다.

신지가 절대적인 존재가치일 수밖에 없는 것이 코요태인 것은 맞다. 거의 모든 노래를 신지가 독창하고 있고, 빽가는 랩을, 김종민은 댄스와 간혹 랩을 하는 수준이기에 신지를 빼놓고는 정상 활동이 되지 않는다.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신지는 솔로로 활동해도 되지만, 활동하지 않고 있다. 시도는 해봤지만, 무대 공포증 때문에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신지가 노래를 할 수 있는 건 그녀 옆을 지켜주는 김종민과 빽가가 있어 가능한 일이기에 이들의 조합은 어쩔 수 없는 운명적 조합.

그들은 인기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지속적으로 앨범을 내며 활동하고 있다. 그 어렵다는 혼성그룹으로도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그들이 살아남은 건 실로 대단한 일이다. 끝없는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음악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고, 멤버의 변화 없이 팀을 운영해 가는 건 대단한 일.

기획사에 속해 있으면 어차피 팀이 해체될 것이기에 김종민은 독립 회사를 만들어 팀을 살려가고 있다.

김종민은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 자신과 빽가가 빠져도 신지만 있으면 코요태라고 했다. 자신을 지우며 신지의 존재감을 사실적으로 알렸지만, 그렇다고 하여 신지를 위해 팀을 운영할 필요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하지만 그는 팀을 운영하고 있다. 코요태는 이어져야 한다는 굳은 의지로 이어가고 있다.

김종민이 “코요태는 혼성 그룹 중 유일하게 해체하지 않은 그룹”이라며 자랑스러워했고, 19년 넘게 장수한 비결을 물을 때 장수원은 “신지의 비위를 잘 맞추는 거죠”라고 했다. 코요태에서 능력(가창) 없이 그냥 주워 먹는 것처럼 보이는 김종민을 웃자며 디스한 것. ‘형이나 나나 같은 처지다’라는 농담 속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사실 이는 아주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돌려 말하면 김종민이 먹여 살리는 차원에선 틀린 말이기도 하다. 김종민은 예능만 해도 충분히 먹고살 만하다. 오히려 팀을 운영해 보는 적자가 더 클 것이지만, 그는 묵묵히 그 자신과 팀을 위해 코요태를 운영하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그가 보여준 솔직한 면은 왜 신지와 빽가가 코요태를 떠나지 않는가를 알게 한 장면이었고, 자신보단 팀을 위하는 마음이 앞서는 것을 보인 건 시청자가 그에게 신뢰를 접지 않는 이유가 될 것이기에 그는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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