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호 한나라당 의원과 천정배 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다음 아고라에 각각 남긴 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진 의원의 글은 댓글 1600개가 달리는 등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으나 대부분 비판적 내용인 반면, 천 의원의 글에 달린 360개 댓글 대다수는 칭찬과 격려의 내용이다.

오늘 오전 국회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천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국민주권을 짓밟고, 하늘을 거스르는 쿠데타를 자행했다”며 7가지 쿠데타를 소개했다.

앞서 지난 13일 천 의원은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려 “대정부질문은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신해서 정부에 국정 전반과 특정 현안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조언과 비판을 하는 기회”라며 대정부질문에 대한 네티즌들의 질문을 받은 바 있다.

천 의원은 △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 등 모든 권력기관을 동원한 ‘공안, 치안쿠데타’ △다수 국민의 고혈을 소수의 탐욕스러운 술잔에 채우는 ‘경제쿠데타’ △방송을 장악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언론쿠데타’ △스승을 제자로부터 떼놓고, 불평등한 경쟁으로 우리 아이들을 줄 세우는 ‘교육쿠데타’ △정규직은 비정규직으로, 비정규직은 알바로, 알바는 실업자로 만드는 ‘노동쿠데타’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황폐한 공사판으로 뒤바꾸는 ‘생태환경쿠데타’ △임시정부와 항일운동의 정통성을 깡그리 부정하고 민족통일의 역사적 대의를 거스르는 ‘역사쿠데타’를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 18일 오후 5시25분 천정배 의원 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 ⓒ다음 아고라 화면 캡처
천 의원은 대정부질문 직후인 이날 오전 10시56분 다음 아고라에 ‘여러분 덕분에 대정부질문 잘 마쳤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많은 의견과 아이디어 보내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시간관계상 여러분이 보내주신 질문을 많이 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저도 매우 아쉽고 여러분께도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질문하지 못한 의견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서면으로 정부에 질문을 하고 그 결과를 통보해 드리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도 궁금한 점이나 좋은 의견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에게 보내라. 국민여러분을 대신해서 정부에 질문하고 답변을 받아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속이 후련했다” “힘내라” “우리의 희망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글은 오후 5시 현재 조회수 1만1950, 댓글 360개가 달렸으며, 찬성은 1372표, 반대는 25표이다.

“속 시원하게 잘 하셨습니다. 이런 암흑같은 시기에 그래도 의원님같은 분이 계시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건승하십시오.” (비상구)

“천정배 의원님 수고하셨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는 아니지만 민주당내에 몇몇 존경하는 의원님들이 계셔서. 국민을 보고 국민을 믿고 정의와 옳은 것에는 추호의 망설임 없이 추진하는 의원님들이 되시기를.” (사랑나그네)

천 의원 글에 대한 ‘따뜻한’ 반응과는 달리, 이날 오전 11시23분 진성호 의원이 다음 아고라에 올린 ‘용산 참사는 진성호 의원 책임이다’ 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함이 뜨거움으로 형질전환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책임을 통감하면 사퇴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으며, ‘아고라 친구들, 많이 놀라셨죠’라고 시작하는 진 의원 글에 대해 “너 같은 친구 둔 적 없다” “내가 왜 친구냐”고 되받아치기도 했다.

▲ 진성호 의원 글에 달린 네티즌들의 답글. ⓒ다음 아고라 화면 캡처
진 의원은 글에서 “제 직업은 국회의원이다. 그런데 요즘처럼 제 직업에 회의를 느낀 적은 없다. 대한민국 국회는 지금 죽어 있기 때문”이라며 “용산 참사의 책임은 바로 진성호 의원으로, 제가 죄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세월 동안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관련법을 만들지 않아서,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공무원들이 현장의 아픔을 정책에 담아내지 못해 생긴 게 용산 참사”라며 “용산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지금 같은 ‘네 탓 공방’이 아닌 제 2, 제 3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가 근본적인 치유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제 국회는 생산하는 국회로 바뀌어야 한다. 입으로 정치 공방을 하기는 쉽다. 국회 밖에서 불법 시위를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면서 “진성호부터 신발 끈을 조여 매겠다. 여야는 이 시간부터라도 싸움판 국회, 폭력 국회의 불명예를 씻고 환골탈태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글 마지막에 아고리언들을 향해 “그저 막연하게 예단을 갖고, 진성호가 미워서, 한나라당과 생각이 달라서 반대를 누르지 마시고, 글 의미에 찬성하시면 찬성을 꾹~ 눌러 달라”고 주문했으나, 오후 5시 현재 찬성 407표, 반대 2937표로 반대가 압도적이다.

▲ 18일 오후 5시22분 진성호 의원 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 ⓒ다음 아고라 화면 캡처
네티즌 ‘사대부’는 “왕비호 따라 하려는 모양”이라고 비난했으며, ‘Mugigae’도 “혹시나 하고 읽었는데 역시나 댓글도 아깝다”고 비난했다.

“물타기 하지 마시고, 진정 그렇게 생각하시면 일단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그럼 진 의원님을 믿겠습니다. 우리 대다수 국민들은 정부 및 한나라당에 너무 많이 속아서. 이런 물타기 글은 이제 사양입니다. 일단,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맘이아포)

“당신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진실성이 없어 보입니다. 글의 초입과 마지막에 네티즌이 당신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을 갖지 말아달라고 했지만 스스로 곰곰이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은 당신이 뭘 잘못하고 어떤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측은하기만 합니다. 한나라당! 그들만의 세계에서만 통하는 말이겠지만 네티즌의 공감대를 끌어내기는 힘들 것입니다. 알바가 357명정도 된다는 사실을 새삼 알겠군요! ㅎㅎㅎㅎ” (할미꽃)

한편, 진 의원이 지난달 6일 아고라에 올린 ‘민주당 당명부터 바꾸세요’ 글은 ‘성지순례’를 위한 네티즌들의 지속적인 방문이 이어져 조회수 23만, 댓글 2만400개를 기록했다.

진 의원은 이에 대해 “놀라운 반응에 그저 감사, 감사할 따름이다. 저도 댓글 수가 2만 건을 넘기던 그 순간, 함께 그 감동을 공유했다”며 “아고라의 첫 데뷔작인데, 이런 열광적 반응이 나오다니. 저는 무척 행복한 사람인 모양이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1년 정도의 시간만 있으면 제가 아고라의 ‘뉴 미네르바’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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