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경인TV가 12일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인 차용규 전 울산방송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한 것에 대해 내부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는 16일 오전으로 예정된 사장 이·취임식을 전면 거부하고 출근 저지 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인중 지부장은 차씨가 선임되자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경인지역 새방송 창사준비위원회(창준위)는 12일 최대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사장에게 면담을 요청해, 17일 면담할 예정이다.

창준위는 iTV 정파 후 3년 만에 ‘공익적 민영방송’을 표방한 OBS경인TV가 개국하는 과정에서 발전기금 모금 등 주요한 역할을 한 모임으로서, 200여개 경인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됐다.

▲ 창준위, 민주당 최문순 의원 등은 13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OBS, MB특보 낙하산 사장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OBS가 즉각 차용규 사장 선임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곽상아
창준위,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13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OBS, MB특보 낙하산 사장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OBS가 즉각 차용규 사장 선임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언론특보 출신인 차 신임 사장에 대해 “YTN에 이은 명백한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다. 그는 OBS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울산방송 사장 재직시 발생한 27억원 횡령사건의 경영관리 책임으로 ‘대표이사 해임’을 당한 인물이다. 한창그룹 경리부장 출신으로 방송 현업 경력은 전무하고 경영관리 능력과 언론사 전문 CEO로서 요구되는 전문성이 부족하고 도덕성마저 결여됐다”며 “OBS 경영진은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고 OBS의 정체성을 위해, 이제라도 차용규 사장 선임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OBS는 민영방송이기는 하나 ‘공익적 민영방송’을 이념으로 시청자가 참여하는, 시청자의, 시청자를 위한 지역방송을 만들기 위해 개국한 후 1년여 동안 노력해왔으나,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광고 배분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방통위의 역외 재송신이 승인되지 않아 지난해 420억원 적자라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청와대는 재정적 압박을 빌미로 대선 방송특보를 OBS 2기 사장으로 내려보내 수도권 민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음모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창준위 이은주 인천집행위원장은 “공익적 민영방송을 위해 인천과 경기 시민단체와 희망조합이 연대해서 만든 소중한 방송사에 2년 만에 MB특보가 내려왔다. 경영적 자질도 의심스러운 차씨를 사장으로 선임한 것은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창준위는 이번 사건을 ‘정치적 야합’으로 보고, 최대주주인 백성학 회장을 면담해 책임을 묻고 사장 선임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민언련 이주현 공동대표는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과연 방송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 공론화없이 밀실에서 사장 선임을 밀어붙인 것에 대해 사측에 문제제기 하겠다”며 “방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OBS노조에 지지를 보내며 연대해서 싸워가겠다”고 말했다.

초대 사장이었던 주철환 사장이 뽑힐 당시 대표이사추천위원회에는 창준위측 인사 2명이 들어갔으나, 이번 공모에서는 노조와 시민단체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사외이사 2명, 이사 1명, 외부인사 2명으로 구성된 사추위의 구체적인 명단은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경기시민사회포럼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요즘 OBS 경영진은 개국하면서 우리와 약속했던 ‘시민을 위한 방송’을 위반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시민과 함께 사장을 공모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자신들의 입맛대로 밀어붙이면서도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 자신의 참모를 또 사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국민 무시를 넘어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며 “독재체제 구축 음모를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이 정권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향후 투쟁 방향에 대해 OBS희망조합 유형서 사무처장은 “출근저지 투쟁 등 낙하산 사장 저지 투쟁에 들어가겠다. 오늘 오후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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