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의 은퇴는 자신의 몸값을 높여 복귀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는 일각의 가설은 더 이상 가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메이웨더가 경기를 벌일 것이라는 보도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실현 가능성이라는 부분에서 반론을 제기하는 쪽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복귀에 있어 칼자루는 메이웨더 본인이 가지고 있고, 메이웨더가 칼자루를 휘두르는 데 있어 가장 간단한 명분은 돈이라는 점에서 보면 메이웨더의 복귀 가능성은 결국 돈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메이웨더가 지난해 9월 49승 무패의 전적과 ‘무패의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품은 채 공식적으로 은퇴했지만 메이웨더의 은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전문가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의 복귀를 둘러싼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현재의 상황은 그다지 놀라운 상황도 아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의 스포츠전문 매체인 ESPN에 따르면 권투경기 프로모터 밥 애럼은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재대결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정확히 점치기는 어렵지만 두 사람의 재대결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파퀴아오와의 대결이 아니라면 그가 원하는 만큼의 돈을 만들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가 자신의 마지막 49번째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AP=연합뉴스)

메이웨더의 링 복귀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는 메이웨더 본인의 입을 통해 먼저 흘러 나왔다. 메이웨더는 지난 주말 ‘쇼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충분한 돈이 보장된다면 은퇴를 번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SPN은 메이웨더 복귀 가능성은 언급한 애럼의 발언에 대해 “그가 특별히 파퀴아오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를 만족시킬 대상자는 파퀴아오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파퀴아오는 지난해 패배에 대해 복수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메이웨더의 경우에도 1승만 추가하면 그가 원하는 큰돈은 물론 50승을 달성해 로키 마르시아노(49승무패)를 넘어설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두 선수 모두 재대결에 나설 명분과 실익이 충분함을 강조했다.

메이웨더의 복귀설 내지 은퇴 번복설과 관련, 약간은 재미있는 보도도 나왔다. 다들 아닌UFC 페더급 챔피언 타이틀 보유자인 ‘이슈 메이커’ 코너 맥그리거와의 맞대결에 관한 보도다.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인 ‘더 선’은 7일(한국시간) 메이웨더와 맥그리거가 올 여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복싱 경기를 펼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메이웨더와 맥그리거 양측은 파이트머니 협상과 계약서 작성만 남겨 두고 있으며 경기 발표는 다음 주에 있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전격 은퇴를 선언한 맥그리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매체는 메이웨더가 이번 특별 경기에서 1억 4,400만 달러(우리돈 약 1,600억 원)를, 맥그리거는 1,000만 달러(우리돈 약115억 원)를 챙길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더 선’은 두 선수의 대결이 추진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익명의 관계자가 메이웨더는 맥그리거가 자신을 30초 안에 꺾을 수 있다고 발언한 이후부터 이 경기를 강렬히 원해 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4월 맥그리거는 메이웨더에 대해 "종합격투기로 붙으면 30초 안에 끝낼 수 있다.”고 했고, 메이웨더가 파퀴아오에게 판정승한 이후인 지난해 7월에는 "누가 1억 8,000만 달러(약2,000억 원)를 받고 링을 돌면서 춤추는 일을 마다하겠는가? 그와 당연히 싸우고 싶다"고 조롱 섞인 어조로 메이웨더와의 대결 의지를 드러냈다.

당시 메이웨더는 맥그리거의 도발에 대해 "그 친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미디어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더 선’의 보도에 따르자면 맥그리거의 도발에 메이웨더의 속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던 셈이다.

하지만 ‘더 선’의 보도에 대해 당사자인 맥그리거 측이나 UFC의 데이나 화이트 회장 등은 모두 이와 같은 보도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굳이 당사자들의 반응을 살피지 않더라도 이와 같은 보도는 해프닝에 가까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선’이라는 매체 자체가 흥미 위주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를 보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매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있자면 메이웨더는 더 이상 은퇴선수로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고별전에서 승리한 파키아오 [AFP=연합뉴스]

여전히 세계 복싱계 중심에 서 있고, 게나디 골로프킨, 아미르 칸을 포함해 현재 세계 복싱계를 주름잡고 있는 강자들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메이웨더다. 메이웨더 본인도 파이트 머니 조건만 맞는다면 복귀할 수도 있다고 밝힌 만큼 파퀴아오가 됐든 골로프킨이 됐든 메이웨더의 링 복귀 소식이 내일 당장 전해진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메이웨더가 언제 링에 복귀하든 그의 복싱을 다시 보는 것은 무척이나 지루한 일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여전히 ‘무패’라는 타이틀에 집착할 것이고, 재미 없는 경기를 펼칠 것이 예정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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