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적 운동권과 자발적 시민의 만남
지난 연말·연초의 ‘언론장악 MB악법’ 저지 투쟁은 정말 오랜만에 만난 승리였다. 물론 전투에서의 승리이고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언론노조와 미디어행동은 2차 ‘언론장악 MB악법’ 저지 투쟁을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네티즌이 중심이 된 촛불’은 무능력한 운동권의 희망과는 달리 한계를 노출했다. 미국과 쇠고기 수입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촛불 대중은 거리에서 사라지기 시작했고, 이명박 정부의 네티즌 구속과 ‘유모차부대’ 경찰 수사 등의 공안탄압에도 촛불은 재점화되지 못했다.
1차 저지투쟁을 주도했던 언론노조와 미디어행동은 촛불의 재점화만이 ‘MB악법’을 저지시킬 것이라는 운동권 대부분의 생각과는 다른 판단을 했다. 노조, 시민사회단체, 정당, 파워블로거, 네티즌, 시민의 자발적 촛불 등 각 주체의 능력에 따른 역할의 차이를 이해했다. 따라서 조직적 운동권과 자발적 시민이 만나는 대중운동의 방식을 기획한 것이다.
역시 지도부는 없었다. 투쟁하는 조직과 대중은 느슨하고 자발적인 연대의 틀 속에서 자유의사에 의해 움직였다. 지난해 여름의 촛불과 달리 언론노조의 파업 대오가 자발적 투쟁에 나선 시민을 보호했고 또 다시 시민과 촛불의 언론노조 파업 지지는 언론노조 파업 대오를 지켜주었다. 이렇게 물러서지 않는 투쟁 대오는 국민 63%이상이 ‘조중동방송’, ‘재벌방송’에 반대하는 결과를 낳았고, 이는 곧 야당의 국회 상임위 및 본회의장 점거 투쟁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1차 저지투쟁은 지난해 여름 ‘네티즌이 중심이 된 촛불’을 계승해 조직적 운동권과 자발적 시민이 만나는 새로운 대중운동 방식을 열었다. ‘MB악법’ 저지투쟁이 끝나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1차 저지투쟁에서 보여준 대중운동 방식이 승리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한다. 또한 이러한 대중운동 방식이 향후 대중투쟁에 있어서 훌륭한 전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행동은 2차 저지투쟁을 위해 1차 저지투쟁의 성과를 바탕으로 노동·시민·사회단체, 지역촛불, 파워블로거 및 야당과의 연대를 통해 1월 중순 이후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집회, 기자회견, 강연회, 선전전 등을 개최하고 있다. 또한 2월 임시국회에서 ‘언론장악 MB악법’ 저지를 위해 야당과 원내외 행동전략을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