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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는'무정란'-안철수는 '초보암탉'?선거방송심의위 종편에 솜방망이 조치…"표현 자체 부적절" 비판 나와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3.08 15:25

‘안철수-천정배 손잡은 것은 무정란과 초보암탉의 결합’_MBN <뉴스와이드>

‘야당의 짝짓기 경쟁’,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문재인 아바타’_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

종편 시사보도 프로그램에서 야권의 재편은 이렇게 표현됐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더불어민주당을 ‘불임정당’으로 비하하는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동안 여성단체들은 여성정치인들을 ‘안철수·문재인의 여자’로 비유하거나 정치현안을 이성교제나 재생산 등을 연상시키는 듯한 비유하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해왔다. 낮은 인권의식을 보여주는 것에 다름이 아니라는 비판이었다. 그렇지만 선거방송심의위는 종편의 이런 표현들에 제대로 제동을 걸지 못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위원장 최대권, 이하 선거방송심의위)는 7일 MBN <뉴스와이드>와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MBN <뉴스와이드>는 지난달 25일자 방송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과 국민모임 천정배 의원이 손을 잡은 것을 두고 “무정란과 초보암탉의 결합”이라고 비유했고 김홍걸 씨와 관련해 “대통령 아들이면(금수저를 넘어) 다이아수저 아닌가”라고 표현해 심의 대상이 됐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는 지난달 26일 안철수-천정배 간 연대와 심상정-문재인 간 연대 등 야권재편 시나리도를 거론하면서 “야권의 짝짓기 전쟁, 정치적 짝짓기를 보여드리겠다”, “손혜원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아바타”라고 표현해 논란을 자초했다.

‘무정란+초보암탉’ 비유…오락프로그램에서는 가능?

MBN와 채널A에서 ‘무정란과 초보암탉’, ‘짝짓기’ 등의 표현을 것은 그 자체로 부적절할 뿐 아니라, 반인권적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에 대한 ‘불임정당’이라는 상습적 표현을 이제는 바꿔야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런 비판은 여성의 역할을 ‘생산’에 한정한 낡은 인식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에 문제라는 것이다.

MBN <뉴스와이드> 캡처

이런 비판에도 선거방송심의위는 MBN <뉴스와이드>와 관련해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10조(시사정보프로그램) 제2항 “시사정보프로그램에서의 진행자 또는 출연자는 특정 정당·후보자 등을 조롱 또는 희화화하여서는 안 된다”는 조항만 적용됐다. 채널A에 대해선 ‘문제없음’이 의결됐다.

MBN <뉴스와이드> ‘무정란과 초보암탉의 결합’이라는 표현은 그저 “희화화”라는 점만이 문제로 지적됐다. 박흥식 심의위원은 “희화화된 표현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며 “일반 유권자들이나 시청자들은 이런 표현을 좋아할지 모르겠으나, 후보자들에게는 민감한 표현이다. 지양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견제시’ 정도(행정지도 중 가장 낮은제재)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해주 부위원장은 MBN의 비유에 대해 “<공직선거법> 상 비방에 해당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천정배 의원 또한 나름대로의 정치적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데, 무정란이라고 한 것은 비방한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지만 가치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에 비방죄에 해당 안 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점에서 ‘권고’(행정지도 중 높은 제재) 제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심영섭 심의위원은 “무정란은 교배를 하지 않고 생성된 달걀을 의미한다”며 “천정배 의원에 무정란이라고 한 것은 그만큼 능력이 없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기 때문에 비방이라고 볼 수 있다. 국민의당에 대한 조롱과 희화화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표현에 있어서는 남성과 여성의 입장이 다른 것 같다. 주변에 물어봤더니 굉장히 기분나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김상균 심의위원은 “발언하는 입장에서는 재기발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불쾌감을 준다”며 “특히, 청소년이 볼 수 있는 시청시간대라는 점에서 제어가 필요하다”고 ‘권고’에 찬성했다.

유일한 여성인 이병남 심의위원은 “이 정도 비유가 허용될 것은 시사정치가 아니라 오락프로만 가능하다”며 “이 정도라면 오락 프로그램 하나 편성해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락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무정란’, ‘초보암탉’이라는 표현을 사용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또 다른 논란이 일어날 소지가 높다.

선거방송심의위, 채널A의 ‘짝짓기’, ‘아바타’ 표현…“이 정도는 문제없어”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 쇼 +'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 ‘짝짓기’, ‘아바타’ 표현은 다수결에 따라 “문제없음”이 의결됐다. 최대권 선거방송심의위원장은 “개인적 호기심으로 사람들에게 ‘짝짓기’라는 표현이 저질인지를 물어봤더니, 반응이 ‘안 그렇다’라고 하더라”며 “어렸을 때 반에서 짝짓기를 하지 않느냐. 그런 측면에서 보면, 그렇게 나쁜 건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도 든다. 한편, 성적인 문제를 일으킨 사람을 빗대놓고 짝짓기라고 하니까, 그것 때문에 저질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발언했다.

조해주 심의위원은 먼저 채널A와 관련해 “‘짝짓기’와 ‘아바타’라는 언어만 가지고 특별히 지적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이 정도는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고 ‘문제없음’ 의견을 밝혔다. 심영섭 심의위원은 “짝짓기 그 단어가지고는 행정지도할 만한 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병남 심의위원은 ‘짝짓기’라는 표현에 대해 “성적인 부분이라고 보기보다는 채널A가 정치적으로 품위있게 보도해야 하다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며 “이런 표현을 여당에도 쓰느냐, 그건 아니다. 특정 야당을 중심으로 사용되는 언어라고 했을 때 ‘공정성’의 문제로 봐야 한다. (다른 종편의 표현수위가 높아서)채널A의 짝짓기라는 표현이 상대적으로 문제가 적어보이지만 행정지도는 필요하다”고 소수의견으로 남았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이윤소 사무국장은 MBN 패널이 안철수 의원을 암탉으로 비유한 것과 관련해 “남성 정치인을 왜 암탉에 비유했을지 봐야 한다”며 “결국에는, 깎아내리기 위한 것 아니냐. 그 자체로 여성비하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종편 채널들 자체가 인권의식이 떨어지다보니 깊은 생각 없이 농담이나 비유라고 내놓는 말들이 반인권적 표현으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윤소 사무국장은 채널A의 ‘짝짓기’ 등의 표현이 “문제없음”으로 의결된 것에 대해 “(심의위에서)그럴 줄 알았다”며 “그렇지만 해당 표현 또한 야권재편의 과정을 공식적인 정치적 행위라고 봤다기보다는 마치 뒷골목에서 벌어지는 행위로 봤다는 의미한다. 결국, 비난하기 위해 그 같은 표현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채널A가 여권인사들에 대해서도 그 같은 표현을 쓰는지 함께 살펴봐야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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