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6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춘천 우리은행의 4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적인 가운데 2위와 3위 팀에게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용인 삼성생명, 부천 KEB하나은행, 청주 KB스타즈, 인천 신한은행이 물고 물리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29일까지 삼성생명이 13승 12패로 단독 2위, KEB하나은행이 12승 12패로 3위, 그리고 KB스타즈와 신한은행이 11승 14패로 공동 4위에 랭크됐다.

30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KEB하나은행이 승리한다면 삼성생명과 공동 2위로 5라운드를 마칠 수 있다. 그럴 경우 공동 2위 팀들과 공동 4위 팀들은 2경기의 격차를 두고 6라운드를 맞이하게 된다.

반대로 KEB하나은행이 우리은행에게 진다면 2위 삼성생명, 3위 KEB하나은행, 공동 4위 KB스타즈와 신한은행은 순위표상 한 경기 차로 줄을 선 상태에서 6라운드를 맞는다.

어떤 경우라고 해도 팀 별로 10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충분히 넓게 열려 있는 상황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들 4개 팀이 남은 정규리그 기간 중 서로 물고 물리는 양상으로 잔여 경기를 치를 것으로 본다면 한 경기 차의 승차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차이가 될 수 있다.

▲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강원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과 KDB생명의 경기에서 승리한 우리은행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따라서 플레이오프 경쟁을 벌이는 팀들은 서로 시즌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시즌 막판 플레이오프 티켓을 획득하는 데 있어 중요한 관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승수를 최대한 많이 쌓아 순위에서 플레이오프 커트라인을 통과하는 것이 플레이오프 티켓을 얻는 데 있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고 본다면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팀들에게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는 팀은 선두 우리은행과 최하위 KDB생명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늦어도 6라운드 초반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할 수 것으로 보여 챔피언 결정전 직행이 확정된 이후에는 그동안 출전시간이 지나치게 많았던 주전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남은 경기에 정예 전력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6라운드와 7라운드에서는 우리은행이 패하는 경기가 몇 경기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과 KDB생명 경기에서 KDB 이경은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플레이오프 경쟁팀들로서는 우리은행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게 된다면 플레이오프 순위경쟁에 있어 매우 좋은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미 KEB하나은행이나 KB스타즈,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 우리은행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경험이 있지만 신한은행은 아직 우리은행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KDB생명이다. KDB생명은 이번 시즌에도 리그 최하위가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KDB생명의 경기력은 시즌 중반 무기력했던 모습과는 분명 다르다. 경기마다 야투 성공률에 기복이 있고, 거의 매 경기 4쿼터에 뒷심 부족으로 고생하고 있기는 하나 전반적인 경기력은 분명 살아나고 있다.

그동안 KDB생명은 외국인 선수 플레넷 피어슨, 비키바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으로 인해 사실상 타팀들과의 경쟁력을 잃은 상태에서 국내 선수들 가운데서도 가드 이경은이 팀을 혼자 먹여 살리다시피 했다.

하지만 최근 조은주와 한채진, 두 명의 베테랑 선수의 슛이 살아나고, 구슬, 김소담, 노현지 등 신예 선수들이 점차 차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치면서 어느 팀도 무시할 수 없는 까다로운 팀 면모를 갖췄다.

그 결과 KDB생명은 지난 5라운드를 1승 4패로 마치기는 했지만 매 경기 3쿼터까지는 상대 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승리의 기회를 잡았고, 그와 같은 가능성이 이어진 끝에 지난 28일 치른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는 이경은, 조은주, 한채진, 구슬이 무려 10개의 3점슛을 합작하는 등 슛이 폭발하면서 갈 길 바쁜 KEB하나은행을 상대로 낙승을 거뒀다.

남은 6-7라운드에서 더욱 더 부담 없이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KDB생명임을 감안하면 매 경기가 플레이오프를 향한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경기를 치러야 하는 팀들 입장에서는 KDB생명이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 28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과 구리 KDB생명 위너스의 경기에서 79-73으로 승리한 KDB생명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따라서 우리은행보다는 KDB생명이 정규리그 막판 플레이오프 경쟁을 펼치는 팀들에게는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참고로 KDB생명은 이번 시즌 5라운드까지 삼성생명을 상대로 1승(4R), KEB하나은행에 1승(5R), 신한은행을 상대로 2승(1R, 4R), KB스타즈에 2승(1R, 4R)을 거두고 있다.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다고는 하나 KDB생명의 전력은 여전히 들쭉날쭉하고 불안정한 상태다. 그 만큼 잘하는 경기와 못하는 경기의 기복이 심하다는 점에서 현재의 KDB생명은 ‘도깨비팀’이라고도 부를 수 있을 듯하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티켓 획득 전쟁을 관전하는 팬들에게 KDB생명이 펼치는 ‘도깨비쇼’는 쏠쏠한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KDB생명의 도깨비쇼에 희생당하는 팀 입장에서는 피가 마를 노릇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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