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12’ 일정 때문에 논란이 일었던 지난밤입니다. 이미 여러 가지 면에서 대만과 일본의 어설픈 운영과 독단으로 논란이 많았던 이번 대회, 급기야 당초 예정됐던 준결승 일정이 ‘일본 4강 진출 시’라는 단서 조항에 바뀝니다.-일정표나 티켓, 모두 19일 경기는 원래 31경기와 33경기 승자의 대결이었습니다.-

일본도 조 1위를 예상했다면 아예 처음부터 19일 경기로 잡았겠습니다만 스포츠의 세계에서 예측은 불가능한 것. 결국 ‘일본 진출’에 대한 조건이 이뤄졌는데요.

이번 대회는 그 시작부터 대회 자체의 권위나 정당성, 의미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국제적으로 야구의 위상을 높이고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을 노리겠다는 확고한 목적, 대회를 위한 협조는 이 같은 기본적인 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인데요.

현 상황만 놓고 보면 이 같은 논리로 쉽게 설득되지 않는 점들이 여럿 함께합니다. 그렇기에 많은 야구팬들은 이 대회 자체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기도 하는 상황. 하지만 이미 이렇게 된 것, 우리 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처지죠. 결국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준결승’을 치러야 하는 우리 대표팀, 지금의 답답함을 극복할 방법은 이미 뻔합니다.

일본대표팀을 위해 바뀐 일정이라고 하지만 우리 대표팀에게도 이번 일정은 나쁘지 않죠. 결승전을 앞두고 하루 휴식일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은 똑같습니다. 결국 일본 야구의 심장이라는 도쿄돔에서 멋지게 설욕하는 것, 그것이 최고의 복수 아닐까요?

▲ 일본은 이미 개막전에 나섰던 오타니를 다시 한번 선발로 예고했습니다. ⓒ연합뉴스
일본의 구상엔 오로지 본인들의 승리를 빛나게 하겠다는 의도가 있겠습니다만, 준결승전에서 우리가 개막전 패배를 딛고 결승티켓을 잡아내면 됩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지금의 일정 변경이나 여러 어설픔은 우리 우승을 더욱 빛나게 할 터. 최소한 우승까지는 아니어도 일본에게 멋진 승리를 거둔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그림이 되겠죠.

여러 편법과 꼼수 사이에서 가장 멋진 최고의 답, 최고의 복수는 당연히 승리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승리를 기대하고 응원하며, 목요일 4강전이 열리는 도쿄돔으로 향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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