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10시, 사상 최초로 공영방송 KBS 사장 후보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됐다. 지난달 KBS이사회(이사장 이인호)에서 여당 추천 이사 7명의 표를 모두 가져가 최종 후보로 선출된 고대영 전 KBS 보도본부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고대영 후보와 경합했던 강동순 전 KBS 감사가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이 고대영 후보를 검토해 달라고 이인호 KBS 이사장에게 전화했다’, ‘고대영 후보 선임은 김성우 홍보수석과 김인규 전 KBS 사장 작품이다’라며 ‘청와대 낙점설’에 대해 구체적으로 폭로해 파장이 일고 있다. (▷ 관련기사 : <강동순 “고대영 KBS 사장 선임, 김성우-김인규 작품”>)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한 언론시민단체는 16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도덕성·리더십도 갖추지 못한 불공정 편파방송 종결자, KBS에 청와대 청부 사장 고대영 절대 안 된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김환균 위원장은 “김성우 홍보수석이 이인호 이사장에게 ‘고대영이 내려가는 것을 검토해 달라’고 추석연휴 때 전화했다고 한다. 이로서 분명해졌다. 자격도 없는 고대영 후보가 어떻게 여당 추천 이사 7명의 몰표를 받고 임명제청됐는지 알 수 있다”며 “김성우 수석은 당장 청와대에서 물러나야 한다. 고대영 후보는 이 국면에서 무슨 인사청문회인가. 스스로 석고대죄하고 국민 앞에 무릎꿇고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KBS는 그동안 제 역할을 못한다고 여러 가지로 비판받아 왔다. (고대영 후보 선임으로) 드디어 국정방송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들어선 것 아닌가”라며 “좋은 말로 해서는 (자진사퇴가) 안 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언론노동자들의 힘찬 투쟁을 기대한다. 국민들이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청문이라는 것은 외부 여론을 듣고 의견을 청위하고 거짓된 증언에 똑똑히 귀 기울이고 거짓말한 것에 질문하고 진심을 밝히도록 심문하는 것 아니겠나. 야당 의원들은 정말 고대영이라는 말도 안 되는 자가, KBS에 가서 말도 안 되는 짓을 못하도록 결기를 밝힌 적이 있나”라며 “희망 가졌던 청문회조차 휴지조각으로 날아가지 않도록 (국회는) 마지막 역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권오훈 본부장은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은 고대영 후보를 KBS 사장으로 검토해 달라고 이인호 이사장에게 전화한 적 있는지, 이인호 이사장은 청와대에게 전화 받은 적 있는지… 오늘 고대영 인사청문회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못하면 무효”라면서 “청와대 사장 내정설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오늘 인사청문회 통과하고 임명장 받는다 하더라도 KBS 구성원들과 국민들은 결단코 고대영 씨를 KBS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낮 12시 25분 현재, 고대영 KBS 사장 후보에 대한 청문회는 오전 질의가 끝나 오후 2시부터 재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