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발행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노보 174호
KBS이사회(이사장 이인호)가 21일 이사회를 통해 차기 사장 후보를 5배수로 압축할 예정인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새 노조)가 부적격 후보 6인을 공개했다.

KBS이사회는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차기 KBS 사장을 공모했는데, 여기에는 KBS 전현직 인사 12명과 외부인 2명 등 총 14명이 지원했다. 새 노조는 공모가 마감된 14일 이후 사장 후보 검증단을 구성해 과거 행적 등을 조사했고, 양대 노조(KBS노동조합-새 노조)와 4대 직능협회(경영·기자·방송기술인·PD협회)가 제시한 사장 자격 요건을 기준으로 부적격 후보를 가려냈다. KBS 내부 구성원들이 요구한 사장 자격 요건은 △정치적 독립성 △방송의 공영성 및 공정성 △방송 및 경영의 전문성 △통합적 리더십 △도덕성 등 5가지다.

새 노조가 20일 노보를 통해 공개한 부적격자 6인은 강동순·고대영·권혁부·이정봉·조대현·홍성규 후보다. 올해 KBS 사장에 출사표를 던진 14명 중 10명이 ‘재도전’하는 것이라, 부적격자 명단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지원한 류현순, 이화섭 후보가 제외돼 8인에서 6인으로 줄었다는 차이만 존재한다. (▷ 관련기사 : KBS 사장이 되어선 안 되는 8인을 공개합니다 / KBS 사장 공모에 조대현 고대영 홍성규 등 14명 지원)

강동순 후보는 보도본부 주간으로 재직할 때 파업에 참가한 후 복귀한 구영희, 이금희 아나운서를 생방송 도중에 강제로 끌어내 논란이 된 인물이다. 2005년 KBS 감사를 맡았을 때에는 감사 자료가 특정 정당과 조선일보에 자주 유출되는 일이 벌어져 사내 성토가 높았다. 방송위원 신분이던 2006년 당시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 등을 만나 ‘한나라당의 집권 전략과 정권 교체 성공 이후의 방송계 장악 방안’(이른바 ‘강동순 녹취록’)을 공모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2009년 11월, 2012년 11월, 지난해 7월에 이어 4번째 사장에 도전하는 강동순 후보에 대해 새 노조는 “지극히 반민주적이며 정파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고대영 후보는 지난해 새 노조 설문조사 결과, 사장 후보 부적격자로 8인 중 가장 높은 83.6%를 기록해 최악의 후보로 선정된 바 있다. 고대영 후보는 대선을 앞둔 2007년 9월 미 대사관 관계자에게 이명박 대통령 승리 3가지 이유를 전달한 인물로 널리 알려졌고, 2009년 천성관 검찰총장 스폰서 특종을 불방시키는 등 보도본부 수장으로서 부적절한 행보를 보여 같은 해 9월 KBS기자협회 신임 투표에서 93.5%의 불신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2011년 6월 수신료 인상 추진과정에서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 배후로 지목되고, 같은 해 7월 현대그룹 관계자에게 370여만원의 골프와 술 접대를 받아 도마에 올랐다. 2012년 양대 노조 신임투표에서 84.4%(재적 대비 70.7%)의 불신임을 받아 해임된 후 현재 KBS비즈니스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2009년 11월, 지난해 7월 사장에 공모했다 고배를 마셨고 2009년 12월에는 부사장 제청에서 탈락했다.

권혁부 후보는 2008년 KBS이사로 재직할 당시 자사 뉴스 내용에 일일이 개입하고, 정연주 사장 불법 해임 사태 때 경찰에 진입 요청을 한 바 있다. 2010년 방송통신심의위원일 당시에는 <추적60분> 천안함 편과 4대강 편을 심의할 때 정권의 입장을 대변해 ‘청부 심의’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권혁부 후보는 2009년 11월, 2012년 11월, 지난해 7월 사장에 응모했다 연거푸 탈락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선정한 KBS 차기 사장 부적격자 후보 6인. 윗줄 왼쪽부터 강동순, 고대영, 권혁부 후보. 아랫줄 왼쪽부터 이정봉, 조대현, 홍성규 후보

이정봉 후보는 2009년 KBS 보도본부 안에 소위 ‘수요회’로 불리는 파벌에 속한 인물로, KBS기자협회장과 새 노조 2대 위원장을 맡았던 김현석 기자를 부당하게 지역으로 인사발령하는 등 불공정 보도와 노조 탄압에 적극적이었던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2009년 11월 보도본부장으로 취임한 이후 <뉴스9>에서 이명박 대통령 동정 보도 집중 편집을 지시했고, 2010년 8월 파업 참가 후 복귀한 뉴스 진행자를 전원 교체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2012년 11월, 지난해 7월 사장에 응모한 전력이 있다.

현재 KBS 사장을 맡고 있는 조대현 후보는 광복 70주년 관제 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 <나는 대한민국>을 무리하게 제작, 편성하고 노사가 공정방송에 대해 논의하는 공식적인 자리인 ‘공정방송위원회’를 최장 기간 거부하고, 길환영 사장 출근저지투쟁에 나섰던 직원들에 중징계를 내리는 등의 행보를 보여 사내 구성원들에게 82.4%의 불신임 평가를 받았다. 올해 초에는 임금피크 동의제를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7월에는 이승만 정부 망명설 특종 보도 취재부서 책임자를 전원 교체해 논란이 됐다. 2012년 11월 사장 응모 때는 탈락했으나 지난해 7월 사장에 선임됐다.

2011년 3월 한나라당 추천으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홍성규 후보는 KBS 2TV 무료 재전송을요구하고 700Mhz 주파수를 통신사에 매각하려고 시도하는 등 반공영, 친상업적 행보를 보인 인물이다. 지난해 5월 이후 SKT가 숙명여대 석좌교수 급여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아 물의를 빚었다. 2012년 11월, 지난해 7월 사장에 응모했다.

새 노조는 “검증 기간이 다소 짧았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향후 구체적인 추가 검증을 통해 나머지 8명 후보에 대해서도 부적격 사유가 드러날 경우, 추가 부적격 후보로 선정해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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