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이 자밀 킴에게 한 말 “자밀한테 어떤 느낌이 드느냐면 ‘어느 순간 확 떠날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고 말한 것은 곧이곧대로 들으면 폐쇄적 시스템을 증명하는 말처럼 들린다. 원 의도라면 그를 걱정하는 말이겠지만, 달리 들릴 수 있는 문제다. 이어 한 말 “계속 우리한테 머물러 있지 않을 것 같다. 그런 느낌이 조금 있다. 사실은”이란 말 또한 마찬가지로 불안한 마음을 대변하는 말처럼 들린다.

어떻게 보면 윤종신이 하는 말은 당연히 이해되는 말이기도 하지만, 돌려놓고 생각하면 그가 우승하고 한국을 떠나 활동한다고 해도 보람찰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슈퍼스타K>는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사실 어느 순간부터 정체된 느낌을 줬던 부분도 있다. 분명 어느 이상의 성공을 한 프로그램이고 최고의 프로그램이라 해도 손색없지만, 뭔가 한 단계 더 올라서야 할 프로그램이란 필요성도 느끼게 한다.

현재까진 <슈퍼스타K>가 국내에선 최고의 오디션 프로그램이라 불리지만, 세계에선 이 프로그램을 최고의 프로그램이 말하지 않는다. 아니 아예 모른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K-Pop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어도 <The X Factor>, <The Voice>, <American Idol>처럼 유명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곳 출신이 <슈퍼스타K>에 출연해 화제가 된 적은 있어도 역 상황은 없다시피 하다.

<슈퍼스타K>에 참가하는 해외 유명 오디션 출신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오디션의 인지도보다는 K-Pop이란 특성화된 장르에 호기심을 느껴서일 것이다. 이런 호기심에서 참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이 오디션의 인지도를 보고 참가하는 것이다.

▲ Mnet ‘슈퍼스타K7’
그렇게 되기 위한 방법의 하나가 우승이나 준우승한 참가자가 다시 해외 유명 오디션에 참가해 화제가 되는 것, 또는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런 이들이 다시 실력을 인정받을 때 이 오디션은 더 유명해질 수 있다.

<슈퍼스타K> 입장에선 우승이나 준우승한 해외 참가자가 일정 활동을 하지 않고 바로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할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자밀 킴’에게 그런 염려를 표한 것일 수 있다.

윤종신의 입을 빌어 표현된 것이라 봐도 될 당연한 염려지만, 생각을 바꾸면 그런 이들이 역 진출해 오디션의 정통성을 인정받는 것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선택이다. 국내 참가자 중 한 명이 우승하고 준우승을 하는 그림도 좋지만, 진짜 실력이 있는 해외 참가자가 우승하는 그림을 반대할 필요도 없어 보이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그저 먹튀(먹고 튀는) 해외 참가자가 있을 수 있어 걱정은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 염려에 검증하는 것이야 반드시 할 일이지만, 그것이 걱정돼 애초에 뽑지 않는 것은 또 문제.

검증을 거쳐 제대로 된 아티스트의 기질을 보인다면 우리가 뽑아 세계로 진출시키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 않기에 권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자밀 킴이나 케빈 오 같은 참가자가 더욱 성장해 세계에서 이름을 알린다면 <슈퍼스타K>는 그런 이를 만들어 낸 정통 오디션으로 대접받을 것이다.

걱정되는 마음에 탈락시켜 거꾸로 해외 유명 오디션에서 그들이 인정받는다면 인재도 못 알아본 한국 오디션이 될 것이기에 우려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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