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젓이 활동하고 있는 14년차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가 있는데, 같은 팀명을 쓰는 걸그룹이 활동을 알렸다. 그것도 티아라의 동생 그룹이라며, MBK 대표가 직접 나서 상도의에 어긋난 신생팀 이름 알리기를 하고 있다.

걸그룹 다이아(DIA)는 유니스, 채연, 제니, 은진, 예빈, 캐시, 승희로 이루어진 팀으로 본격 활동을 위해 홍콩과 마카오에서 데뷔곡 ‘왠지’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한다. 이를 매체에 알려서인지 그녀들의 출국길은 중계방송 식으로 보도됐다.

문제는 선배 아카펠라 그룹이 이 팀 명을 오래 사용해 오고 있다는 점. 신생팀이 기존 활동하던 그룹의 이름을 쓴다는 것은 분명 큰 문제. 그것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그룹도 아니고 14년차 그룹에 종종 TV 프로그램에까지 나왔던 그룹의 이름을 쓴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행위일 수밖에 없다.

이는 개인 가수의 이름이 아닌 팀 명이기에 더 큰 문제일 수밖에 없다. 개인의 이름이야 어떤 것을 써도 크게 상관없지만, 팀 명은 피하는 게 상식이다. 팀 초상권에 관한 것과 연관될 수 있어서 더 문제라 보면 된다.

‘티아라의 동생 그룹’인 걸그룹 ‘다이아’는 ‘선배 그룹의 팀 명을 훔친 팀’이란 수식어가 붙게 됐으며 노이즈 마케팅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시작을 알렸다.

애초 대중의 반감이 강한 선배 그룹 ‘티아라’의 동생 그룹이라 마케팅 포인트를 잡은 것 자체가 노이즈 마케팅이라 보이며, 기존 활동하던 선배의 그룹 이름을 말없이 사용한 것 또한 노이즈 마케팅이라 볼 수밖에 없다.

보석 이름인 ‘티아라’를 잇는 그룹이라고 ‘다이아’를 썼다 강변할 수 있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기존 활약하던 그룹이 있다면 안 쓰는 건 당연한 이치다. 또 보석 이름이 다이아만 있는 것도 아니다.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의 멤버는 ‘다이아’란 이름을 쓰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형 기획사의 파워와 대중적인 걸그룹으로 시작하는 ‘다이아’로 인해 자신들이 검색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점이다.

기존 ‘다이아’를 쓰던 대중 음악인은 개인도 있었으나 팀은 없었다. 개인은 되고 팀은 안 되는 게 말이 되느냐? 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것이다. 쉽게 생각해 ‘소녀시대’나 ‘원더걸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신생팀이 다시 ‘소녀시대’, ‘원더걸스’로 활동을 하려 하는 것과 같다. 이는 당연히 상도의를 져버린 일이다.

선배 그룹 중 아카펠라 그룹으로 ‘다이아’가 있고 오래 활약을 해왔던 그룹이라면 당연히 피하는 게 맞다. 검색해도 나오는 그룹인데, 그조차 무시한 건 대형 기획사의 횡포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 멤버가 걱정했듯 뉴스 기사는 마치 신생 걸그룹이 진짜 팀 다이아인 것처럼 대부분의 기사를 장악했다. 걱정이 현실이 된 것. 아직은 검색에서 팀으로 나오는 게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지만, 언제 갈릴지 모르는 상황은 불안함의 연속일 것이다.

분명한 건 이런 행위가 용납돼서는 안 될 일이란 것이다. 힘이 있다고 자신이 원하는 이름을 갈취하는 시스템이라면 대중음악 시장은 엉망이 될 것이기에 관련 협회 차원에서도 이는 막아야 할 사안이다. MBK는 '티아라' 팀 명도 기존 활동하던 이들을 무시하고 지어 활동한 회사다.

만약 신생팀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이라면 MBK엔터테인먼트는 대중에게 외면 받아 마땅한 일이다. 이는 선배 그룹 티아라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며, 당사자들에게도 상처로 남을 일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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