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태영건설이 소유하고 있는 오토테마파크 ‘인제스피디움’의 숙박권을 수백 장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조합은 “부당 내부거래”라고 비판했다. 사측은 아무런 소유 관계가 없음에도 “십시일반”이라는 군색한 입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SBS본부(본부장 채수현)는 6일 노보를 통해 “지난달 SBS를 포함한 SBS홀딩스의 여러 자회사가 인제 스피디움의 숙박권을 수백장식 구입했다는 소문이 돌았다”면서 “노동조합이 노사협의회를 통해 확인한 결과, SBS본사는 500장, SBS 미디어넷 200장, SBS미디어크리에이트 200장, SBS A&T 100장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폭로했다.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인제스피디움의 숙박권 1장의 금액은 15만원이다 SBS와 SBS의 광고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SBS미디어크리에이트에서 각각 7500만 원과 3000만 원이 태영에 지불된 것이다.

▲ (사진=SBS노조)
SBS본부는 “회사는 올해 수익을 내기 위해 본사 및 각 계열사 등을 상대로 비용 절감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가운데 명확한 사유 없이 수천만 원씩 제3의 회사에 지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SBS본부는 “SBS와 (소유관계상)아무 관련 없는 태영의 계열사인 인제 스피디움의 재정상 어려움을 SBS 본사와 자회사 구분 업이 팔을 걷고 돕는데 나선 것”이라면서 “SBS는 태영의 계열사가 아니며 부당내부거래로 회사 경영상 손해를 끼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8년 SBS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태영이 보유하던 주식 30%를 지주회사 SBS미디어홀딩스에 넘긴 바 있다. SBS미디어홀딩스는 현재 SBS 주식 35%를 보유하고 있다. 태영은 SBS미디어홀딩스의 지분 6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계열회사이다.

SBS는 인제스피디움 숙박권 구입과 관련해 노사협의회에서 “계열사와 연관된 곳이 어렵고 하니 주변에 있는 계열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있었다”며 “이에 각 사 사정에 맞게 사주자고 해서 구입하게 됐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부당 내부거래’라는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냥 생돈이 가는 게 아니고 연수를 간다든지 할 때 활용할 수 있다”면서 “1만원을 받아야할 것을 1원에 준다든지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당거래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회사는 인제스피디움 숙박권을 사원복지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군색한 변명이다. SBS 경영사정 또한 좋은 편이 아니다. SBS는 비상경영으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2014년 영업수익은 영업적자 129억 원, 당기순손실 3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는 주주들에 배당을 하지 못했을 정도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주주 SBS미디어홀딩스의 계열사 어려움까지 SBS에 지우는 것은 배임행위에 가깝다는 게 노동조합의 입장이다.

SBS본부 채수현 본부장은 “태영이 잘못된 투자 및 사업으로 인해 손실을 보게 된 것을 SBS를 비롯해 관련 계열사에 강제로 떠맡긴 것과 같다”며 “이것은 SBS의 독립경영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인제스피티움 숙박권은 SBS 경영계획에 따른 필요에 의해서 사들인 것이 아니다. 설령, 차후 사원복지차원에서 사용된다고 하더라도 경영진은 배임행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논란이 된 인제스피디움은 국제자동차경주시설을 중심으로 숙박시설, 전시·체험시설 등이 포함된 복합 자동차 전문 테마파크이다. 태영건설과 포스코ICT, ㈜KRF 등이 사업비 1863억 원을 투자해 조성 2013년 5월 개장했으나 ‘적자’에 허덕여왔다. 올해 초까지 운영권 갈등을 빚다 지난 5월 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탁윤태 SBS미디어넷 전 사업실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