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의 킬러 콘텐츠 중 하나인 <냉장고를 부탁해>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고의 스타 셰프들이 출연해 게스트의 냉장고를 살피며 요리하는 프로그램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는 셰프 전성시대의 대표주자이다.

셰프or요리사의 자격;
맹기용 셰프 등장과 거대한 후폭풍, 요리 프로그램 출연자의 기준

셰프 전성시대. 셰프라는 용어를 누구에게 사용해야 하는지, 외래어인 셰프보다는 요리사라는 명칭으로 통일하자는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마치 셰프면 요리사와 달리 고급 식당의 대단한 그 무언가를 하는 사람처럼 여기지는 현실에서 요리사라는 용어로 통일하는 것은 의미 있는 제안으로 다가온다.

요리 프로그램은 국내에서만 유행하는 코드는 아니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이 국내에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사회적 현상이 문화를 만들고 그런 문화의 흐름은 지구촌에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유행이다. 헤리 덴트의 흥미로운 역작인 <2018 인구 절벽이 온다>를 응용해보면 이 흐름은 이미 예고된 수순 정도로 풀이될 수 있을 듯하다.

국내에서 요리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어간 것은 CJ 계열의 케이블 방송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재료 등 다양한 음식과 관련된 사업을 하는 재벌그룹 CJ로서 요리 프로그램은 중요한 콘텐츠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성공적인 런칭은 단순한 예능을 넘어 드라마에서도 전 방위적으로 등장하며 하나의 거대한 유행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요리와 먹방은 그동안에도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는 점에서 CJ를 시발점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수많은 채널을 통한 요리 대방출 형식은 많은 요리사들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이유가 되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현재 방송되는 많은 요리 프로그램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예능이다. 소위 스타 셰프라고 불리는 이들이 대거 등장하고, 매주 스타가 초대되어 그들의 냉장고를 스튜디오로 옮겨 진행되는 방식은 흥미롭다. 스타들의 냉장고 속은 어떨까라는 호기심을 채워준다는 점도 재미의 요인이 된다.

냉장고는 그 사람이 평소 어떻게 살아가는지 엿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중요하다. 스타들의 냉장고를 공개하고 그 안의 음식들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흥미로워 한다.

웹툰을 그리는 만화가의 뛰어난 요리 솜씨는 기존 스타 요리사들을 위협하며 드라마틱한 재미까지 만들었다. 한정된 시간 안에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하는 조건도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유발한다. 다양한 형태들이 어우러지며 최고의 요리를 선사하는 스타 요리사들과 함께하는 <냉장고를 부탁해>는 JTBC의 새로운 킬러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끝없이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냉장고를 부탁해>가 갑자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새로운 요리사 맹기용이 등장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뛰어난 외모를 가진 공대생 요리사, 그의 집안이 성공한 학자집안이라는 사실 역시 보다 큰 관심을 받게 하는 요인이었다.

문제는 이런 외형적인 요소들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맹기용을 공격하는 도구가 되었다는 점이다. 최고의 스타 요리사들이 대거 등장하는 프로그램에 그가 출연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하던 이들은 방송 한 회 만에 비난의 동반자가 되었다. 뛰어난 외부적 요소들이 존재한다고 해도, 결국 요리사는 요리로 승부해야 한다는 사실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모두가 부러워 할 조건을 갖췄지만 가장 중요한 요리 솜씨를 가지지 못한 요리사의 요리 프로그램 출연은 당연한 반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당사자인 맹기용 역시 방송 후 소위 멘붕에 빠져 있다.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는 그의 모습은 후폭풍이 얼마나 거센지 알 수 있게 한다. 셰프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현업 요리사가 방송을 통해 실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은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맹기용이 얼마나 유명한 요리사였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등장으로 인해 <냉장고를 부탁해>는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는 요리사의 기준을 제시하게 됐다. 최소한 기본이 탄탄한 요리사가 아닌 이상 요리 프로그램 전성시대에 무임승차해 스타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번 맹기용 논란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기준이 될 수 있는 요리의 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요리 프로그램의 변화는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듯하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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