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가 ‘삼시세끼’를 연출하며 얻은 가장 큰 행운은 바로 사람이다. 특히, 게스트로 출연하는 이가 실망하게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에 절대적 행운이라 할 만하다. 딱 한 번 장근석의 논란이 있었지만, 그건 무척 재빠르게 상처를 봉합한 덕분에 큰 논란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가 연출한 <삼시세끼>와 <꽃보다 할배>, 좀 더 넓혀 ‘꽃보다 시리즈’ 전체에서 시청자에게 실망을 줄 만한 인물은 없었다고 해도 문제 삼을 이는 없을 것이다. 그건 보는 눈이 정확해서일 수도 있지만, 행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나영석은 <삼시세끼: 정선 편>이 시작되고 경쟁 프로그램이 막강해 시청률 5%면 다행이라 했지만, 예상을 엎고 8%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기존 ‘정선 편’에 이어 ‘어촌 편’이 방송될 때 워낙 강력한 시청률이 나와 이번 시즌은 외면받을 거라 생각했지만 웬걸, 생각지 않은 게스트가 몰입도를 높이는 활약을 해 이번 시즌도 화려하기 그지없는 결과를 받아들게 됐다.

이번 시즌이 시작되며 걱정이 앞섰을 것은 당연하다. 정선 편이 시작되며 나영석 PD는 <삼시세끼: 정선 편>을 이번 가을까지만 방송한다는 말을 하기도 하여, 미래가 불확실한 면을 언뜻 보이기도 했다. 그러한 가운데 시작된 이번 <삼시세끼: 정선 편> 봄 이야기는 조금은 힘이 빠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하게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또다시 새로운 면이 보여 조금은 더 할 수 있는 이유를 마련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그러나 1년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나PD의 말처럼 겨울부터 시작된 <삼시세끼>가 올가을을 마지막으로 종영한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옥순봉 아래 자리잡은 <삼시세끼> 봄 시즌은 여느 농촌의 모습과도 같다. 생명이 움트는 계절, 농촌은 한 해를 풍성하게 맞이하기 위해 곡식을 심는데 그들 또한 같은 모습을 보인다. 겨울이 지나 봄이 되며 한층 더 성장해 개춘기를 겪는 밍키와 2세를 둘이나 낳은 잭슨은 이서진과 옥택연과의 지난 시간을 설명하는 생명으로 특별함을 준다.

이번 봄 이야기에 처음 함께 호스트로 자리한 김광규는 어느새 게스트에서 자리를 바꿔 한 가족이 됐고, 그 이웃들이라 할 수 있는 게스트들이 등장해 살림을 축내기도 하지만 오순도순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 이것이 사람 사는 냄새임을 알게 하고 있다.

나영석 PD의 행운이라 할 수 있는 건 게스트를 잘 만난다는 것. 이번 봄 시즌 첫 게스트로 등장한 박신혜는 연신 놀라움을 쏟게 했다. 지금까지 등장한 거의 모든 게스트가 큰 재미를 줬지만, 박신혜는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 시청자의 귀여움을 받고 있다.

박신혜는 양곱창집 딸내미임을 보이듯 안정적인 자세로 양곱창을 구워 오빠들을 매료시켰다. 게다가 제작진까지 홀랑 넘어갈 그녀의 요리 실력은 시청자까지 녹였다. 옥빙구 옥택연이 절로 빙구짓을 할 정도로 박신혜는 강력한 매력을 보였다. 게다가 이서진이 전례 없이 고정타령을 할 정도로 박신혜는 매력은 절대적이었다.

매번 등장하는 게스트가 큰 활약을 보이며 나영석 PD는 근심을 털어 낼 수 있어 좋을 것이다. 만약 고르고 골라 초대한 게스트가 제 역할을 못 해준다면 고민도 할 법한데, 유독 게스트들이 큰 활약을 보이며 <삼시세끼>는 재미를 잃지 않고 있어 신기할 따름이다.

단순히 활약을 많이 해서이기보다 게스트들이 각 시즌을 구별하는 지표가 되어준다는 점에서도 시청자는 지루하지 않아 환영할 만하다. 더욱이 박신혜는 호스트를 넘어서는 능력까지 갖췄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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