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첫 편이 선보인 이후 14년에 걸쳐 장수 프랜차이즈 시리즈로 자리잡은 영화 '분노의 질주'는 잠시 시들해지는 듯싶었던 시리즈가 2013년 6편을 통해 불씨를 되살렸고, 6편의 마지막 부분의 충격적인 장면과 더불어 7편으로 줄거리가 이어질 것임을 암시하는 스마트한 연출 덕분에 자연스레 7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 몇 년 사이에 '컨저링', '인시디어스' 등의 공포영화를 통해 헐리우드의 새로운 천재감독으로 떠오른 말레이지아 출신의 제임스 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부분도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요인 중 하나였다.

개봉을 앞두고 이 영화의 화제성을 더욱 키운 것은 다름 아닌 이 영화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폴 워커가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사건이었다. 아무도 의도하지 않게 폴 워커의 유작이 된 이 영화에, 그동안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 열광했던 팬들이나 다른 영화 팬들의 관심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이 영화의 스릴감은 장난이 아니었다. 자동차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극한의 액션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시리즈 최고의 매력인 속도의 쾌감은 더욱 돋보이고 있으며, 제임스 완 감독의 명성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입증하였다.

그동안 선보였던 악당 캐릭터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풍긴 제이슨 스타뎀이 출연한 것도 영화의 흥미와 몰입도를 더욱 높여준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빈 디젤, 폴 워커, 미셸 로드리게스, 드웨인 존슨 등 영화의 고정멤버들의 매력도 여전히 파워풀하게 넘쳐난다.

자동차로 어찌 저런 액션이 가능할까라는 긴장감과 걱정이 몰려오지만 정확히 계산된 설정에 의해 흥미를 놓을 수 없는 액션이 종합선물세트처럼 화면을 수놓는다. 액션들이 넘쳐나다 보니 영화 후반부에는 다소 긴장이 풀릴 수도 있다. 그렇지만 역대 '분노의 질주' 시리즈 중에서 가장 파워풀하고 심장을 쪼그라들게 만드는 액션들이 연출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짜임새 있게 연출된 액션과 더불어 빈 디젤, 드웨인 존슨 등 소위 한 근육 하는 남자들의 우락부락하고 투박한 액션장면도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묘미이다. 특히나 온갖 격투기로 무장된 악당 제이슨 스타뎀과 한 판 승부를 펼치는 장면은 마초냄새를 스크린 가득 풍기면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하다.

신나게 때려 부수고 사건을 마무리한 이후 영화는 그동안 시리즈에 공헌한 故 폴 워커를 추모하는 모드로 바뀌게 된다. 애절한 배경음악과 더불어 그를 영원히 보내주는 장면이 가슴 한 편을 에려오게 만든다. 그가 계속 남아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이 영화는 개봉 이후 시리즈 사상 최고의 흥행성적을 기록 중이다. 제임스 완 감독에게 연출을 맡긴 것은 가히 '신의 한 수'라 할 만하다. 공포영화 뿐만 아니라 블록버스터 영화도 그의 손을 거치면 충분히 매력 덩어리가 될 수 있음을 확실히 입증하였다. 앞으로도 어떤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그의 손을 거치게 될지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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