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면 청와대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적어도 네티즌들에게는 미국 대선 결과 못지 않게 궁금사였던 것 같다. 그리고 청와대가 기대에 부응했는지 몰라도, 청와대 공식논평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

▲ 오바마 당선자 홈페이지 화면 캡처.
청와대는 4일 오후에 발표한 ‘당선 축하’ 공식논평에서 “이번 대선 결과는 오바마가 제시한 새로운 변화와 희망을 미국 국민들이 지지한 결과”라고 평가했지만, 이 대목은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 네티즌들은 “이 대통령은 대선 이후 일관되게 ‘변화와 개혁’을 국정운영의 중요 가치로 삼아왔으며, 그런 점에서 두 정상은 공통된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고 한 부분에 꽂혔다.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게시글에 붙은 댓글을 추려보면 이렇다.

“정말 정치 쉽게 한다…”
“이 정도면 오바마가 동관이(이동관 대변인)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 걸어도 될 듯 ㅇㅇ”
“이렇게 뻔뻔할 수가… 오바마에게 대신 사과 드립니다.”
“변화와 개혁을 지향하는 건 사실이다. 방향이 달라서 그렇지.”

30여분 만에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100건 안팎의 댓글이 붙었다.

그러나 한편에선 드물게 “더 이상의 정부 흔들기는 국민을 죽이는 일이며, 미래의 대한민국을 멍들게 하는 행동들이라 생각한다”는 등 자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보수 논객 조갑제 대표의 “오바마를 ‘좌파’라고 불러선 안 된다!”라는 글도 화제가 되고 있다.

조씨는 이 글에서 “(오바마를 좌파라고 부르면) 남한의 좌파들이 오바마를 ‘우리 편’이라고 우길 수 있도록 해준다. 미국의 민주당 세력은 자신들을 ‘좌파’라고 부르는 한국의 우파를 매카시의 후예들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우파적인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시각도 나빠질 것이고 한미관계도 좋아질 리가 없다”며 오바마 당선자를 좌파로 부르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한국인이 너무 일비일희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한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미국 대통령 선거이다”며 글을 마쳤다.

이 글을 소개한 한 인터넷신문 기사에 아래와 같은 댓글이 붙었다.

“승자를 자기편으로 만드려는 얕은 수작. 매케인이 됐어봐. 보수의 승리라고 떠들어댔겠지.”
“부자에게 세금 많이 내게 해서 서민 살리겠다는 오바마가 우파입니까?”
“그럼 매케인은 (오바마를) 좌파라 그랬는데 거짓말한 건가?”
“한국에선 자기 생각과 다르면 다 좌빨인데 미국은 예외인가 보네.”

한편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미국에 좌파는 없다’는 글을 올려 “"리버럴이건 진보고 좌파이건 간에 미국이라는 나라는 태생적으로 좌파일수가 없는 나라”라며 미국이 오바마를 선택한 것은 ‘위대한 아메리카 드림’의 선택일 뿐 오바마는 지극히 미국적 가치에 함몰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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