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김영진 프로그래머가 “(전주국제영화제는) 세월호와 관련된 영화 세션을 만들 각오도 했다. 하지만 세월호 관련된 작품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세월호와 관련된 영화나 다큐멘터리가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 올라오지 않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31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CGV에서 열린 제16회 전구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영진 프로그래머는 세월호 문제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하나의 세션으로 구분하고 적극적으로 다루고자 했으나 작품이 출품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31일 전북 전주시 전주영화제작소에서 열린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가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석만 집행위원장은 올해로 16번째를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의 변화에 대해 “상영관과 야외 상영장 같은 외연이 예년에 비해 확장되었다”면서 “전주종합경기장을 개방하고 대규모 야외상영을 통한 시민 친화적 접근에 노력함으로 시민의 참여 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의 상영작 중 한국장편 경쟁에 출품된 작품 수는 118편. 상영작이 늘어나면 스크린의 숫자는 정비례하기 마련, 때문에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영 횟수는 420여회 차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어 역대 최고로 많은 좌석이 확보될 전망이다. 프로그램 편수의 증가가 관람 횟수의 증가라는 양적 증가로 나타난 것이다.

작년부터 전주국제영화제는 남미 영화에 관심을 가져왔다. 남미에 관심을 갖는 기조는 작년 한 번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올해에도 남미 영화에 대한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브라질 등의 남미 국가 영화와 네트워크를 맺는 영화제의 방향성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올해 전체 상영작 중 여성 감독이 차지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27%에 해당하는 40여편의 작품이 여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만든 작품이기에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는 여성 감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이날 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 게스트로 초청된 감독은 <설행_눈길을 걷다>의 김희정 감독, <삼례>의 이현정 감독이었다. 남성 감독이 게스트로 초청된 것이 아니라 모두 여성 감독이 초청된 것만 보아도 이번 전주국제영화제가 여성 감독의 약진이 두드러진 영화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아리엘 클레이만 감독의 <소년 파르티잔>. 이 작품은 선댄스영화제가 주관하는 장편시나리오 워크숍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으로, 한국에서 백만 관객을 돌파한 <위플래쉬>가 선댄스영화제의 시나리오 워크숍을 통해 만들어진 바 있다. <소년 파르티잔>은 선댄스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로, 세상과 인연을 끊고 살아가는 여성과 아이들의 공동체를 통해 계급과 폭력, 자본의 맨얼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공동체의 리더이자 유일한 남성인 그레고리는 모니카 벨루치의 전 남편 뱅상 카셀이 연기한다.

▲ '전주 프로젝트 : 삼인삼색'의 영화 '삼례' ⓒ연합뉴스
전주국제영화제의 간판 프로그램인 ‘디지털 삼인삼색’은 ‘전주 프로젝트: 삼인삼색’으로 명칭이 달라진다. 디지털 상영이 보편화된 시대의 변화에 따라 디지털이라는 별칭이 예전처럼 참신한 색깔을 갖기 힘들어짐에 따라 ‘디지털’이라는 수식어를 떼어낸 것. 디지털이라는 수식어가 빠진 자리에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전주’라는 지명이 차지하게 된다.

작년부터 단편 제작에서 장편 제작으로 전환된 ‘전주 프로젝트: 삼인삼색’에 출품된 작품으로는 벤자민 나이스타트 감독의 <엘 모비미엘토>, 이현정 감독의 <삼례>, 김희정 감독의 <설렘_눈길을 걷다>가 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열흘 동안 개최되며, 전주 6개 극장 17개 상영관에서 47개국 200편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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