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방송' 논란을 빚고 있는 대통령 KBS 라디오 연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가 오늘로 2회차 방송됐다. 이번에도 KBS 라디오 PD들의 라디오 연설 반대 피켓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KBS 홍보팀의 '시위 통제 발언'·'취재 통제 조치'가 뒤따르고, 반론 보장 차원에서 논의되던 야당의 라디오 연설에 한나라당도 포함 시키기로 해 라디오 연설 내용 자체보다 더 큰 논란을 낳고 있다.
이번에도 대통령 라디오방송도 연설문 전문과 오디오파일이 '다음' 블로그뉴스에 발행돼 네티즌에게 알려졌다. 하지만 낮 3시경 현재 1만1천여명의 조회와 33명의 추천으로 노출 시간과 위치에 비해 반응에선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라디오 연설 반대를 주장하는 KBS라디오 PD들의 시위를 다룬 '미디어토시'의 KBS PD "허수아비가 된 것 같다"라는 제목의 포스트는 이보다 늦게 노출됐지만 같은 시각 8만3천여명의 조회와 1242명의 추천이 붙어 '본말'이 전도된 관심을 받고 있다. 청와대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동일한 내용으로 발행됐지만 반응은 미비한 수준이다.
댓글을 통해 "중소기업 활성화에 중요하게 해당되는 홈쇼핑 관리좀 해주셨으면 합니다", "IT업체들도 중소기업입니다. 제발 좀 살려주십시오" 등 일면 기대감를 나타내고 있는 의견이 소수라면 "종부세 감세정책 등 하고 괴리되지 않나", "정책은 다 대기업 위주로 해놓구선 말로만?" 등 불신이 다수의 의견이다. 대통령은 과연 라디오 연설에서 남는 장사를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KBS 노골적 "취재통제", 홍보팀이 취재기자 가로 막아
대통령 라디오 방송 연설을 시행에 반대하는 라디오 PD들의 피켓시위를 취재하려던 기자들이 KBS 홍보팀과 안전관리팀에 의해 사진촬영 금지 등 취재통제를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PD저널>에 따르면 <한겨레>, <오마이뉴스> 등이 피켓을 든 PD들을 촬영하려고 하자 접근을 막았으며, 항의하는 기자들에게 서기철 KBS 라디오제작편성팀장은 "통제에 따라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라디오 PD들의 항의성 면담 자리에서 김동주 KBS 홍보팀장은 "PD들이 시위하는 것을 어느 선까지 허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회사에서 어느 정도의 선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며 시위자체에 대한 '통제'의 계획이 있음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30여명의 라디오 PD들은 "KBS라디오는 청와대의 입인가","되살아난 관제망령, 무너지는 KBS", "양심뒀다 뭐에쓰나 집에가서 끓여먹나" 등의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펼쳤다.
야당의 발언 기회 요구에, KBS '여당에도 기회 주겠다'로 화답
대통령 라디오 연설을 편성한 것과 관련해 지난 2일 KBS는 "3일부터 KBS 제1라디오를 통해 이 대통령의 라디오연설을 격주 월요일 오전에 방송한 뒤 국회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정당 대표들에게 대통령 연설 다음날인 화요일 오전 같은 시간에 연설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이 3일 현안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여당인 한나라당 대표에게도 똑같이 반론기회를 주기로 해 뒤늦게 논란이 됐다. KBS의 관계자는 “미국도 대통령 연설 뒤에 공화당에게도 연설 기회를 준다”며 “대통령이 국가지도자로서 얘기하는 것과 정당대표가 얘기하는 것은 다르다”고 밝힌 것으로 한겨레는 보도했다.
이에 민주당은 "미국에서도 반론권은 야당의 것으로 명시적으로 규정해놓고 여당 대표는 대통령과 의견이 다를 경우에 한해 고려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KBS의 궁색한 변명을 꼬집었다. 대통령과 여당의 생각이 같을 것이라는 민주당의 예상대로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두 번째 라디오 방송을 두고 "어려운 계층의 걱정을 덜어주는 따뜻한 연설"이라는 대변인 성명을 내놓았다.
두 번째 대통령 라디오 방송은 첫 방송 못지 않은 잡음을 만들어내고 있다. KBS를 장악해 친정권 여론을 만들어가려 한다는 각계각층의 '방송장악음모' 문제제기가 '여당에게도 반론권 부여','라디오 PD 시위 취재통재' 등으로 점점 설득력을 높여가고 있다. 다음은 KBS 라디오 PD들이 3일 발표한 성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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