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스팅으로, 이것이 흥행을 결정한다. '구본홍 사장' 캐스팅은 정말 문제가 많다. '흥행실패'라고 말한 내부 사람들을 결국 해고했고, 이렇게 길바닥에서 고생하게 만들고 있다." (영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

30일로 구본홍 출근 저지 105일을 맞은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의 투쟁을 지지하는 'YTN과 공정방송을 생각하는 시민문화제'가 30일 오후 7시 서울역 앞 광장에서 약 7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 'YTN과 공정방송을 생각하는 시민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송선영

시민문화제에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 '맨발의 디바' 이은미,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 한겨레신문 지부 밴드 '공덕스' 등이 함께해 YTN노조의 투쟁에 힘을 보탰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오늘의 YTN을 만드는 데 땀 한 방울 보태지 않은 사람들이 YTN을 팔아버리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구본홍 내정설이 돌던 지난 4월부터 무려 7개월 동안 계속된 투쟁으로 노조원들의 심신이 지쳤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최 위원장은 "이 싸움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민들과 함께하는 것인만큼 징계를 당한 33명 모두 현장에서 마이크 잡고 방송할 수 있는 그날까지 함께하자"면서 "해고자 6명은 앞으로 한국 언론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 될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노종면 지부장도 "우리는 고상한 명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며 "여러분들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온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관심가져 주시고, YTN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에서 공정보도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가운데)이 YTN투쟁에 대해 말하고 있다. ⓒ송선영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은 영화계와 YTN을 비유하며 구 사장 캐스팅의 문제점을 지적해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영화같은 현실 때문에 요즘 힘들다. <말아톤>에서 배우 조승우는 자폐아 연기를 잘했다. 이처럼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스팅으로, 캐스팅이 흥행을 결정한다. 그런데 구본홍이란 캐스팅은 문제가 많다. '대한민국'이라는 영화의 총 감독인 사람(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줘야한다. 이제 언론 탄압, 배수로 공사 등을 그만하고 국민들에게 100만불짜리 감동을 줄 수 있는 영화를 찍어야 한다."

정 감독은 "정부는 '국민'이라는 관객을 생각해 국민들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알아야 한다"며 "클라이막스는 언제나 여러분의 것이고, 정의는 언제나 흥행대박"이라고 말하며 언론인과 시민들을 향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당신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는 당신의 소망이 이루어지도록 도울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에서)

▲ 가수 이은미씨가 낙하산 반대 배지를 단 채 노래를 부르고 있다. ⓒ송선영

가수 이은미씨는 YTN기자들의 블랙투쟁에 맞춰 검은색 정장을 입고 낙하산 반대 배지를 패용한 채 무대에 서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오늘 이 자리에서 내가 노래하는 이유가 분명해진 것 같다. 내가 노래하는 것은 음악으로 서로 위안 받고자 함이다. 모든 국민들은 YTN만이라도 바로 서는 모습을 바라고 있다."

이씨는 "가뜩이나 방송에 많이 나가지 못하는 가수인데 오늘 이 무대를 꼬투리 잡혀 내년부터는 좋지 않은 일들이 나에게도 생길 것 같다"며 "이 정권이 그다지 나를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말해 시민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 'YTN과 공정방송을 생각하는 시민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이은미씨의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고 있다. ⓒ송선영

이날 갑작스럽게 무대에 오른 배우 권해효씨도 "100일 넘게 출근 저지를 하고 있는 YTN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며 "함께이기에 이 추운 겨울을 딛고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민문화제에서는 YTN노조를 지지하는 배우들의 영상 메시지와 <돌발영상> 마지막 편, 그리고 YTN이 보도하는 YTN사태 리포트가 방영됐다.

▲ 한겨레신문 지부 밴드 '공덕스'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송선영

SBS 뉴스에 등장한 '블랙투쟁'

한편, 'YTN과 공정방송을 생각하는 날'인 30일 다른 언론사 기자들의 블랙투쟁 동참도 이어졌다.

국회 출입 기자들은 검은색 정장에 공정방송 배지와 리본을 패용해 눈길을 끌었으며, SBS 앵커와 기자들도 블랙투쟁에 동참했다.

이날 SBS 주요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와 생활경제> <모닝와이드> <8뉴스> 앵커들은 검은색 또는 회색 계열의 옷을 입고 뉴스를 진행하며 YTN 블랙투쟁에 힘을 보탰다.

▲ 30일 SBS <뉴스와 생활경제> 캡쳐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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