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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들었소 5회- 유준상 유호정의 눈물,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갑들의 속물근성[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5.03.10 10:56

갑질 사회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 <풍문으로 들었소>는 흥미롭습니다. 물론 아직 본격적인 갑질로 상황을 이끌지 못한다는 점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지는 못하고 있는 게 아쉽게 다가오기는 합니다. 폭주하는 갑질과 이에 대항하는 을들의 반란은 곧 <풍문으로 들었소>의 진짜 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한정호와 최연희의 눈물;
거대한 성에 입주한 을의 반란,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속물근성의 시작

인상은 부모가 자신을 속인 채 돈으로 모든 상황을 정리하려 했음을 알게 됩니다. 그 길로 집으로 돌아온 인상은 곧바로 봄이를 데리고 혼인 신고를 하기 위해 구청으로 향합니다. 봄이 부모와 함께 혼인 신고를 하던 그들은 갑작스러운 인상 부모들의 등장으로 놀라긴 했지만, 의의의 순탄한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들의 도발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엄마 연희와 달리, 정호는 정면돌파하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정호의 선택은 혼인 신고를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혼인 취소를 한다고 나선다면 더욱 큰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는 없고, 이런 상황에서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하는 방법은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논란을 최소화하고 현실을 합리화하기 위한 그들의 선택은 DNA 검사까지 거친 자신들의 혈육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원대한 꿈을 가지고 완벽한 상류층 가문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은 완벽하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거액을 미끼로 봄이를 떼어내고자 했지만 인상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모든 게 무의미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권위와 함께 남들의 시선을 누구보다 두려워하고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 상황은 결코 용납하거나 쉽게 감당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더욱 다른 사람도 아닌 아들의 문제는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주도권을 아들에게 빼앗겼던 정호는 혼인 신고에서 다시 주도권을 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주도적으로 상황을 이끌어버린 아들에게 더는 밀릴 수 없었던 정호의 선택은 결국 눈물로 다가왔습니다. 자신들이 꿈꾸던 미래와는 전혀 상관없는 현실 속에서 정호와 연희의 눈물은 묘한 카타르시스와 함께 코믹함까지 담고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새로운 귀족 집단으로 칭하는 상위 1% 대한민국 권력자들의 행태를 날카롭게 꼬집는 드라마. 그 속에서 펼쳐지는 블랙 코미디는 당연하게도 이들에 대한 풍자와 비하가 함께 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시각자체가 상위 1%를 위한 시각이 아니라는 점은 시청자들에게는 중요한 시점으로 다가옵니다.

그들에게는 한없이 진지한 눈물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그런 시각의 차이가 만들어낸 풍경 때문일 것입니다. 너무나 진지한 정호와 연희의 눈물이 웃기는 장면이 되는 것은 어쩌면 시청자들이 그들의 삶과는 동떨어져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생이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처럼 내가 아닌 타인의 삶은 그들을 그대로 바라보는 데 한계를 만듭니다. 탄탄대로를 꿈꾸던 그들은 갑작스럽게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모두에게 환영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오히려 비난과 조롱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행복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들 삶에는 그들만의 엄격한 룰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좋은 집안이란 권력을 가진 자들의 조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렇게 굳건해진 권력을 통해 새로운 세습제도는 고착화되었고, 그런 권력을 영구적으로 지속하기 위해 그들은 결혼을 이용합니다. 과거 귀족 집단들이 행하던 방식은 현대 사회에서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권력을 가진 자들은 과거 봉건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최첨단과 자유가 보장된 사회에서 거대한 부와 권력을 이용해 스스로를 봉건의 틀에 가둔 채 희희덕거리는 그들의 삶은 그래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일반 국민들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하는 엄청난 부를 가지고도 만족하지 못하고, 영구적인 부의 대물림에 혈안이 되어 있는 그들의 삶은 당연히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잃을 것이 많은 이들은 언제나 불안할 수밖에 없고, 그런 불안은 보다 많은 것들을 탐하게 만듭니다. 그런 탐욕의 수레바퀴는 결과적으로 사회적 위화감을 만들고 그렇게 만든 결과는 현재의 탐욕이 지배하는 사회로 이어지게 만들었습니다. 당연하게 이런 사회 구조는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권력은 권력을 탐하고 그 권력에서 밀려난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 권력과 대척점에 설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 속에서 조화나 안정은 불가능에 가깝게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다 가졌다는 부부의 눈물은 그런 사회 구조가 만든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붕괴된 현실에서 자신들의 틀 속에 다시 그들을 가두는 것이 절실했습니다. 봄이를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성 속의 생활에 부합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그들의 속물근성을 그대로 엿보게 합니다.

과거 귀족이나 다름없는 삶을 영위하는 그들은 집안에 비서와 집사 그리고 가사를 책임지는 전문가 등이 모두 존재합니다. 좀처럼 이 구조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봄이와 달리, 그들의 갑질 사회는 아무렇지도 않게 봄이를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연희의 오랜 친구들의 방문에 어쩔 수 없이 봄이를 소개하고, 이런 상황에서 영어로 질문하는 속물에 맞서 자연스럽게 받아내는 봄이는 전사나 다름없었습니다. 강해 보이지만 엄마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한없이 눈물을 흘리는 봄이는 아직은 어린 신부일 뿐이었습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봄이로 인해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대 사회의 귀족이라 자처하는 그들의 삶 속에 들어선, 돈 없고 빽 없는 봄이의 활약은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고 풀어낼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지금까지가 본격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한 시작이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의 갑질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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