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모색하던 해피투게더 시즌 3가 가장 잘못 선택한 것이 있다면 조세호의 영입일 수밖에 없다. 당시 조세호의 웃음 코드는 최홍만 성대모사와 그와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김구라 이야기가 전부였다. tvN의 예능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에 남창희와 출연하고 있었지만, 그건 말 그대로 짜인 코미디 위주였고, 토크에 강하지 못한 그가 <해피투게더>에 들어온 것은 검증이 안 됐다는 차원에서도 위험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조세호는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를 코너로 몰아넣는 모함 개그로 자신도 살고, 김구라도 살렸다. 김구라는 허황되게 자신의 이미지를 왜곡시키는 것이 용납되지 않기에 계속해서 어이없다는 듯 부인했지만, 막 나가는 조세호의 모습에 반은 웃고 반은 억울하다는 식의 모습으로 웃음을 줘 조세호가 아주 잠시 대세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시작을 열어줬다.
이런 이미지를 받아 더욱 키워준 게 <해피투게더>의 유재석. 유재석은 조세호의 캐릭터를 십분 활용해 강력한 이미지로 탈바꿈해 놓았다. 유재석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조세호를 아주 재미있는 캐릭터로 만들었고, 그즈음 조세호는 프로그램을 늘려나갔다.
다시 돌아와 <해피투게더>에서의 그의 역할을 보면 그가 얼마나 제 역할을 못하는 진행 보조인지를 알게 한다. 조세호가 맡은 역할은 따지고 보면 허경환이 맡았던 역할을 이어받은 것으로 게스트의 말을 들어주고, 그것에 리액션을 보내며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주는 게 제 역할인데, 그는 그것을 잘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가 맡은 역할은 엄연히 진행자의 역할이 아닌 돕는 역할로, 현재 김신영이 하는 모습이 조세호가 해야 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김신영은 게스트가 행동하는 것을 바로바로 재연해 내고,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띄워야 할지 약 올려야 할지를 구별해 리액션과 애드리브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그러나 조세호는 오로지 진행하려는 모습으로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고 있다.
원래 전체 진행에 있어서는 유재석이 메인으로, 보조 진행으로 박명수와 박미선이 활약해야 하건만, 그 역할이 아님에 조세호가 끼어들어 매번 박명수와 부딪히는 것은 조세호의 잘못이다.
그의 웃음 코드는 그저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성대모사 성격이 강하다. 그것을 두고 진행자의 싹이 있다 판단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며, 그 한때의 웃음을 그가 갖춘 가능성이라 판단해서도 안 된다.
<해피투게더>는 후배 코미디언들을 살리고자 패널을 늘렸고, 그로 인해 힘이 빠지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제작진이 그들을 방출하고 조세호를 캐스팅한 이유는 성대모사를 하면 보였던 폭발적 웃음 재생 능력을 기대해서였겠지만, 조세호는 자신이 왜 캐스팅됐는지를 몰라 여전히 헤매고 있는 듯하다.
현재 <해피투게더>의 상황은 개편 시기를 벌써 수차례 놓친 상태. 시청률이 안 나오는 것은 마땅히 제 역할을 해줘야 할 멤버가 활약을 못 하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