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우리은행의 전적은 지난 시즌보다 더 무섭다. 우승을 확정할 때까지 단 5패만 했을 정도로 연승보다 더 강력한 무패의 경기력을 보여왔다.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 우리은행을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팀들이 즐비하다. 4위부터 6위까지 팀들이 그렇다. 이미 꼴찌 KDB생명은 우리은행과의 7라운드 경기를 모두 전패로 마쳤고, 남은 것은 4위 삼성과 5위 하나외환이었다.
하나외환 박종천 감독은 반드시 올 시즌 내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게 이기고 싶다는 아주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그리고 26일 춘천에서 열린 7라운드 경기에서 마침내 우리은행을 65 대 59로 꺾고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물론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하나외환 주장 김정은이 밝힌 것처럼 정상적인 경기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기록은 그런 속사정까지 남기지 않는다. 어쨌든 하나외환은 이제 신한은행만 이기면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게 된다.
우리은행은 처음부터 베스트 5를 가동하지 않았다. 아니 가동할 수가 없었다. 가드 이승아가 아직 부상에서 회복 중인데다가 현재 우리은행으로서는 가장 무서운 것이 선수들의 부상이다. 돌다리를 다 두들겨 보고도 혹시 무너질까 두려운 우리은행은 어차피 1승보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먼저이기에 정규 리그 우승을 확정하기 전의 적극적인 경기력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조심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챔피언 결정전을 앞둔 우리은행의 고민거리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시즌 초반 득점 1위를 달리던 외국인선수 샤데 휴스턴이 후반기 들어 득점력이 떨어진 부분이다. 샤데는 이날 20분을 뛰면서 9득점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던 지난 KDB생명과의 경기에서도 고작 4득점에 그친 바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후반기 들어 샤데 휴스턴은 20점을 넘긴 경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결국 임영희가 막히는 경기에서 우리은행이 패배하거나 힘들게 이기는 것도 바로 샤데 휴스턴의 부진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게다가 파울 관리마저 잘 되지 않는 모습도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또한 주전 선수들과 벤치 멤버들의 기량차가 크다는 고민도 함께 발견할 수 있었다. 올 시즌 퓨쳐스 리그에서 우리은행은 꼴찌를 했다. 꼴찌보다 더 문제는 1승 9패라는 전적이다. 다시 말해서 주전선수들 외에 믿고 쓸 만한 식스맨 자원이 적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전들이 작은 부상이라도 입게 된다면 챔피언 결정전이 그만큼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주전들의 출전시간을 20분대로 최소화하는 모습에서 위성우 감독의 고민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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