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PD로 입사한 4년차 권성민 PD는 ‘엠XXPD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가 6개월 정직 끝에 비제작부서로 발령받았다. 권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예능국이야기> 웹툰을 올리면서 이를 ‘유배생활’로 표현했지만 이것이 빌미가 돼 MBC로부터 해고당했다. 권 PD의 해고조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에는 MBC 기자협회가 비판 성명을 냈다.

MBC 기자협회는 1일 <또 다시 부끄러움과 참담함을 가슴에 새긴다> 성명을 내어 “MBC를 위한 기자들의 진정성을 담은 탄원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사위원회에서 권성민 PD에 대한 해고가 확정됐다”고 개탄했다.

▲ 권성민 PD의 해고 빌미가 된 '예능국이야기'
MBC 기자협회는 “권성민 PD에 대한 징계의 출발점이 다름 아닌 세월호 보도에 대한 자기반성이자 비판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서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보도에서 우리는 이미 ‘보도 참사’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MBC는 △해경의 초동수사 비판 부실 보도와 △유가족의 조급증 지적 보도, △정부의 재난 대응 체계와 위기관리에 대한 보도 등에 있어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MBC 기자협회는 “MBC 기자들은 참담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고개를 숙였고 가슴을 쳐야했다”면서 “기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MBC 구성원들도 같은 마음이었고, 권PD도 그런 마음이 가슴에 차고 넘친 것이었다. 기자들은 이번 권PD의 해고에 무한 책임 느낀다. 그리고 함께 지켜주지 못했다는 참담함을 가슴에 또 다시 새기게 됐다”고 토로했다.

MBC기자협회는 “권성민 PD에 대한 해고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해고”라면서 “언론은 ‘표현의 자유’라는 주춧돌 위에 서있다. 그 주춧돌 위에서 기자와 PD들의 자유로운 표현들을 토대로 성장한 MBC가 스스로에게 사망선고를 내린 것”이라고 쓴 소리를 던졌다. 이어,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회사는 MBC 기자들의 취재와 보도에도 같은 잣대를 들이댈 것이고, 결국 MBC뉴스의 위상과 경쟁력도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MBC기자협회는 장준성 기자에 대한 징계에 대해서도 “사내 정보를 유출했다는 뚜렷한 증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과거 출입처 취재원이었던 정치인들과 가까울 거라는 근거 없는 ‘추정’에 따라 내려진 징계”라면서 “정당성이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