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김성우 기획본부장이 청와대 사회문화특보로 임명됐지만, ‘SBS임원’ 직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SBS는 “비상임이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노조에서는 “언론사로서 공신력의 문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 청와대 사회문화특보로 지명된 SBS 김성우 기획본부장(사진=연합뉴스)
청와대 윤두현 홍보수석은 23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때 구성 계획을 밝혔던, ‘특보단’ 인사를 발표했다. 신설된 사회문화특보에 SBS 김성우 기획본부장을 임명했다. 김 기획본부장은 1991년 SBS 개국 때 합류해, 도쿄 특파원과 경제부장·정치부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 2005년부터 3년간 SBS 보도국장을 지냈으며 기획본부장, SBS미디어홀딩스 전략본부장도 역임했다.

언론계 내부에서는 김 기획본부장의 인사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또 SBS가 들어갔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BS는 그동안 고위 간부들의 청와대 직행이 이어지며 폴리널리스트 논란의 중심에 섰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논란의 차원이 다르다. SBS 김성우 기획본부장이 청와대 특보를 맡음에도 불구하고, SBS 임원직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SBS의 한 관계자는 “김성우 기획본부장은 청와대에서 사회문화특보로 내정됐지만 회사와 상관없이 ‘한류’ 콘텐츠 관련해서 자문역할을 하는 것”일 뿐이라며 “특보직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전화나 비정기적으로 자문 역할을 해 겸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내부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가’라는 물음에 이 관계자는 “일반 직원과 다르게 임원의 경우는 관련 내부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김성우 기획본부장 역시 SBS 보도국장까지 했던 분으로 특정정권에 자문하는 것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것을 우려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그런데, 최근 중국에 의해 재편되고 있는 미디어생태계의 위험성과 한류 등 콘텐츠 경쟁력 회복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다른 분야가 아닌 사회문화특보라는 점에서 어렵게 수락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SBS 채수현 본부장은 “자문단이라고 하더라도 청와대에서 직을 맡는 것”이라며 “언론인으로서 겸임을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채수현 본부장은 “SBS는 일반 회사와 달리 언론사”라며 “기획본부장이 청와대 특보라고 한다면 어떤 시청자들이 SBS뉴스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청와대로부터 특보를 제안 받았을 때 거절했거나 사표를 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 본부장은 “노조 차원에서는 청와대 특보와 SBS 임원 겸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무엇보다 김성우 기획본부장이 보도국장을 역임한 바 있어 ‘보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그동안 박근혜 정부와 SBS의 유착관계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현 정부 초기 홍보수석은 이남기 SBS미디어홀딩스 전 사장이 맡았다. 이 전 홍보수석은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건의 책임을 지고 자리를 떠났지만, 현재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을 맡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역시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과 하금열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SBS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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