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권성민 예능 PD를 ‘해고’한 것에 대한 언론계 안팎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재심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MBC가 ‘엄단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권 PD의 해고가 확정될 경우, 박근혜 정부 들어 MBC 내 첫 해고자가 된다. 앞서, 이명박 정부 때는 MBC에서 7명의 언론인(정영하·이용마·강지웅·박성호·최승호·박성제·이상호)이 해고됐다.

<한겨레>는 23일 <보복의 칼춤 추는 MBC, 언론사 맞나> 사설을 통해 “MBC를 보면 ‘짐승의 시간’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고 일갈했다.

▲ 1월 23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페이스북에 회사에 대한 불평 만화를 올렸다는 이유로 해고를 하고, 해고 사유를 취재하던 취재기자를 끌어냈다”며 “이는 언론기관이 언론자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권성민 PD가 ‘유배생활’이라고 표현한 것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서도 “언론자유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가 스스로 말의 자유를 죽이는 꼴이요, 미운털 박힌 사람에 대한 저열한 표적징계이자 권한남용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MBC는 무수한 징계와 보복으로 언론의 자유가 사라진 동토의 땅이 됐다. 과연, 언론 자유의 보루 노릇을 할 언론기관이라고 어느 누가 인정하겠는가”라고 쓴 소리를 던졌다.

<한국일보>는 한 발 더 나아가 MBC에 ‘막장’에 비유했다. <한국일보>는 논설위원 칼럼에서 “어찌나 얼토당토않은지 ‘창조해고’란 비아냥이 나오는 마당에, MBC는 도리어 ‘해사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며 “막장 드라마가 따로 없다”고 지적했다.

▲ 1월 23일자 한국일보 논설위원 칼럼
<한국일보>는 “2012년 공정방송 회복을 내건 노조의 장기파업 이후, MBC에선 해고와 징계, 보복성 전보가 횡행했다”면서 “대선 당시 여론을 의식해 해고언론인 문제에 반짝 관심을 보였던 박근혜 정부가 오불관언으로 돌아선 뒤 사정은 더 나빠졌다. ‘망나니 칼춤’이라는 노조의 성명이 과하게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MBC는 해당 노조의 성명에 대해 “누가 누구를 망나니라고 부르는가? 노조야말로 남 탓을 하며 회사를 비방하기에 앞서 반성하고 자숙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일보>는 “내부 비판의 목소리에 가혹하고도 치졸한 방법으로 재갈을 물리는 조직이 버젓이 공영방송이나 언론사 행세를 하게 둬선 안 된다”고 강도높에 MBC를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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