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는 국내에서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지니고 있다. 2008년 '다크나이트'에서 점화된 놀란 감독 신드롬은 2010년 '인셉션'을 통해 영화팬들의 뇌리에 확실하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고, '인셉션'의 결론에 대한 갑론을박의 논쟁은 이 논쟁에서 소외되면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부류에 속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이처럼 놀란 감독은 재미와 생각 있는 영화라는 쉽게 융합되기 어려운 두 마리 토끼를 능수능란하게 잡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11월 대한민국 극장가는 또 다시 크리스토퍼 놀란표 영화에 점령(?)당하였다. 우주탐사를 소재로 한 영화 '인터스텔라'이다. 영화 속 지구는 '다크나이트'에 나오는 고담시티보다 더 우울하기 그지없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옥수수를 제외하곤 재배 가능한 식량이 거의 없으며, 지독한 황사는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고 있다.
더 이상 지구는 사람들이 발붙이고 살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지구를 대체해야 할 공간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별다른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미 항공우주국 NASA는 공식적으로 폐쇄된 지 오래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마치 인생의 마지막을 앞에 두고 체념한 것처럼 보이는 지극히 절망적인 상황이다.
전직 NASA 직원인 쿠퍼(매튜 맥커니히)는 황사가 불어닥친 방에 우연히 남겨진 좌표 신호를 보고 그의 딸 머피와 함께 좌표가 가리키는 지점으로 향한다. 그곳은 비밀리에 활동 중인 NASA 본부였다. NASA는 비밀리에 우주의 행성체를 찾아가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쿠퍼는 NASA의 브랜드 교수의 설득에 이끌려 브랜드 교수의 딸 브랜드 박사(앤 헤서웨이)와 함께 새로운 행성체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지구의 시간 대비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우주의 시간을 감안하면 쿠퍼는 자신들의 가족과 수십 년 이상을 생이별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시공을 초월하는 블랙홀에서 쿠퍼는 그동안 초자연적인 아니 외계 생명체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고 여겼던 사건들이 자신의 가족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서 빚어진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는 그의 딸 머피(제시카 차스테인)에게 마지막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어릴 적부터 남다른 영특함을 보였던 머피는 마침내 어릴 적 자신을 둘러쌌던 초자연적인 수수께끼의 답을 얻는다. 그 장면에서 과학을 초월한 가족간의 사랑의 힘에 대해 뜨거운 감동을 느끼게 된다. 인간의 마지막 남은 희망을 가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통해 전달하는 영화 '인터스텔라'는 우주 공간을 IMAX 대화면에서 경이롭게 표현한다. 물리학적으로도 이 영화는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이 영화를 관통하는 힘은 다름 아닌 가족에 대한 사랑이었다.
놀란 감독의 정교한 구성과 연출력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하는 영화 '인터스텔라'는 오래 지속될 잔잔한 감흥을 주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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