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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직접적인 사과 없고 추후 계획 없다”…농성 유지[현장]서울시청 농성단, "면담은 진전이지만, 한계 분명"
권순택 기자 | 승인 2014.12.10 22:00

인권헌장 제정을 요구하며, 서울 시청 농성 중인 인권단체들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 결과에 대해 “성소수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가 없는 등 문제점이 많다”고 평가하고 농성장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인권헌장 선포에 대한 향후 계획이 없었다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10일 오후 9시 40분 성소수자 차별 반대 인권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농성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면담이 △성소수자들에 대한 직접적 사과 또는 공식적 사과 전무, △인권헌장 관련 추후 계획 전무, △동성애 혐오세력에 대한 재발 방지 계획 전무했다는 이유였다. 

   
▲ 성소수자 차별 반대 인권단체는 9시 40분 기자회견을 열어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의문제점을 지적하고 농성단을 유지하기로 발표했다ⓒ미디어스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활동가는 농성단 기획단 회의결과 “농성장은 유지하고 향후 계획은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을 “농성단의 1차 성과”라면서 “성소수자들이 집결했고, 인권헌장 무산이 성소수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전체 인권의 문제라는 시민사회 지지를 확인했다.  같은 마음이 모여 면담을 이끌어 낸 것으로 기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은 문제점과 한계가 많았다는 것이 농성단의 입장이었다. 명숙 활동가는 “한기총에서 한 발언(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에 대한 성소수자들에 대해 직접적인 사과나 공식적인 사과가 없었다”며 “인권헌장에 대한 추후 계획도 없었고, 혐오세력의 재발 방지 계획 역시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성소수자 인권 보장은 전체 시민들의 인권을 이끌어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면서 농성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향후, 농성단 계획은 추후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단 입장이다.

한편, 농성단 모둠토론에서는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에 대해 “충분한 사과로 볼 수 없다”며 “앞으로의 인권헌장 선포와 관련해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한 면담이 끝나자마자 박 시장의 페북 글이 게시됐다는 점과 관련해 “이미 입장을 정해놓고 면담을 요청한 것이 아닌가 싶다”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들은 “농성장 등 공식석상에서 사과를 해야한다”, “책임 방법 등이 구체적인 계획으로 나와야 한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서울시 인권헌장이 서울시에 자의적 의견으로 취소되었다는 것은 공식석상에서 인정해야한다”는 요청도 나왔다.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 어떤 말 오갔나…“‘마음아프다’가 아니라 ‘미안하다’”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에는 농성단과 시민사회단체에서 △동성애자인권연대 장병권 사무국장,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장서연 변호사,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이종걸 사무국장,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금옥 대표,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 △인권연구소 창 류은숙 상임활동가 6인이 참석했다.

   
▲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에는 농성단과 시민사회단체에서 △동성애자인권연대 장병권 사무국장,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장서연 변호사,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이종걸 사무국장,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금옥 대표,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 △인권연구소 창 류은숙 상임활동가 6인이 참석했다
농성단 대표자들은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이 끝난 후, “이 자리에서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인해 서울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시장의 ‘동성애를 지지 하지 않는다’ 발언으로 촉발된 성소수자 인권단체 시민사회단체의 농성의 원인 제공에 대해 사과하며 차별 없는 서울시를 만들기 위해 소통의 과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공익인권재단 공감 장서연 변호사는 “합의된 게 아니라고 한 것은 인권헌장 활동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며 “150명의 시민위원 중 10여명이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만장일치로)합의를 할 수 있겠느냐고 항의했다”고 밝혔다. 장 변호사는 “또한 <국가인권위원회법>이나 국제법 기준으로 보면 당연히 존중되어야할 보편적 권리를 ‘동성결혼 합법화하자’는 것도 아니고 ‘차별을 금지하자’는 것인데, 합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장서연 변호사는 “인권헌장 공청회에서 호모포비아들의 집단 광기와 모욕으로 인한 사람들의 상처를 이야기했고 시장으로서 강력히 대처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인권연구소 창 류은숙 상임활동가는 “박원순 시장은 정치인으로서 우리 사회의 민주적 공론장을 유지시킬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면서 “동성애 혐오자들이 공론장에 침투해 난동을 부려도 된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준 것이 박 시장이 한 가장 큰 잘못이라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면담에서 “가슴아프다”라고 여러 차례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도 류은숙 상임활동가는 “박 시장은 원인 제공자이기 때문에 ‘미안하다’, ‘잘못했다’로 표현이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류 상임활동가는 “박 시장은 반평생 인권을 위해 살아온 분으로 이번 일에 큰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그래서 ‘바로 그렇기 살아오신 분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실망감이 배가 됐던 것’이라고 심각성을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는 “농성장에 전기를 끊고 청원경찰이 대자보를 훼손한 행위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 부분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잘못됐다’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금옥 대표는 “혐오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폭력이고 범죄라는 것을 기억하고, 농성단이 납득할 만큼 진정성 있게 (책임)의사를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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