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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한 줄 없이 '언론장악 면죄부' 외면한 조중동'장악' 당할 '영혼'도 없는 종편방송 운영자들의 ‘염치’
한윤형 기자 | 승인 2014.11.28 11:30

6년 전인 2008년, 보도전문채널 YTN의 ‘낙하산 사장’ 임명과 그에 의한 방송장악을 저지하는 투쟁을 하다가 해고된 6명의 해직기자 중 3명의 해고는 부당하며 3명의 해고는 정당했다는 대법원 판결이 27일에 나왔다. 그들이 해고된 지 2244일째 되는 날이었다.

28일 신문들에게 이 사안은 당연히 관심사가 되어야 했다. ‘해석’은 다르더라도 ‘사실’만은 보도되어야 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소위 말하는 ‘조중동’엔 기사 한 줄 나오지 않았다. <한겨레>가 1면과 3면에 걸쳐 보도하고, <경향신문>은 3면과 6면에 걸쳐 보도하며, <한국일보>는 8면에 보도한 그 사안이, 세 언론사는 사설까지 쓴 그 사안에 대한 기사 한 줄이 없었다. 다른 언론 중에선 <서울신문> 정도가 9면에 보도했다.
 
28일 <한겨레>는 <결국 정권의 방송 장악에 손들어준 대법원>란 제목의 사설에서 “3년7개월이 넘도록 판결을 끌다가 내놓은 결론이 결국 이것인가. 대법원이 27일 노종면 전 노조위원장 등 <와이티엔>(YTN) 기자 6명의 해고무효 확인 상고심에서 ‘노 전 위원장 등 3명에 대한 해고는 정당하다’고 판결한 2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이 정권의 언론장악에 면죄부를 주었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는 결정이다”라고 비판했다.
 
   
▲ 28일자 한겨레 1면 기사
 
<한겨레> 사설은 “2심은 ‘경영진 구성권과 경영주의 대표권’을 ‘사용자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권리’로 규정하고 해직자들의 출근 저지 행위가 이 권리를 직접 침해했다며 해고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경영권이 침해됐느냐 아니냐를 위주로 한 판결인 셈인데, 대법원은 3년 이상 미적거리다가 이 판결을 정당하다고 인정해준 것이다”라며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다.
 
또 <한겨레> 사설은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우리 사회 민주주의 성숙에 악영향을 끼치는 결정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핵심 가치는 언론의 자유이고, 언론의 자유는 보도의 독립성에 기반을 둔 공정보도가 핵심이다. 이번 판결은 저널리즘의 원칙 수호보다 경영권 행사 보호를 앞세웠다는 점에서 극히 우려스러운 판결”이라면서, “이번 판결은 양승태 체제의 대법원 보수화 경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라고 개탄했다.
 
같은 날 <경향신문> 역시 <척박한 한국 언론 현실 외면한 ‘YTN 판결’>란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판결은 한국 언론의 특성과 현실을 외면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 언론의 정치적 중립과 국민 알권리 보호를 우선적 가치로 인정하지 않고 경영권 침해의 측면만 강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권력의 언론 장악 시도를 정당화한 셈이기 때문이다”라고 비판했다.
 
   
▲ 28일자 경향신문 6면 기사
 
<경향신문> 사설은 “정부가 언론 장악을 시도한다면 맞서 싸우는 것이 언론인의 당연한 책무 아닌가. 따라서 법원은 언론 자유와 독립성 확보를 위한 행동의 동기를 경영권 못지않게 적극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법이 이를 외면한다면 언론의 앞날은 험난할 수밖에 없다. 언론의 정치적 중립과 자유가 건강한 민주주의의 주요 지표라는 점에서 민주주의 후퇴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라며 판결에 대해 우려했다.
 
중도지 성향의 <한국일보>의 사설이 전하는 우려 역시 두 진보언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날 <한국일보>는 <언론의 공적 이익에 소극적인 대법 YTN 판결>란 제목의 사설에서 “YTN 사태는 MB정권 시절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낙하산 사장’ 임명과 이에 맞서 싸운 언론인들 대량해직 사태의 첫 사례였다”라고 규정했다.
 
또 <한국일보> 사설은 “이번 판결로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 3년간 보수화로 역행한 대법원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졌다. 역시 낙하산 사장의 전횡에 맞서 파업했다가 해고된 MBC 기자 등 7명에 대한 1, 2심의 해고무효 판결도 뒤집힐지 모른다는 걱정까지 나온다”라고 파장을 우려하면서, “사회의 다양한 요구와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대법원 구성부터 시급히 다양화해야 할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다”라고 대법원을 비판했다. 어떤 의미에선 두 진보언론보다도 더 나아간 비판이었다. 
 
   
▲ 28일자 한국일보 8면 기사
 
중도지와 진보언론의 논조가 거의 같은 이유는 분명하다. 이 건이 언론사의 입장에선 피할 수 없는 종류의 ‘상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선일보>나 <중앙일보>나 <동아일보>라 할 지라도 막상 무언가를 쓰려 했다면 보수정부의 ‘언론장악’과 그에 맞서는 이들의 정당성, 그리고 대법원 판결에 대한 막연한 우려를 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랬기에, 그들은 아예 아무것도 적지 않았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정권의 언론탄압’을 그토록 목청 높여 외쳤던 그들이었다. 한 명의 해고자도 없이 세무조사나 대통령과 국정홍보처의 언론보도 비판 및 비평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던 그들이었다. 소위 ‘잃어버린 10년’을 거치면서, 보수언론이 모종의 ‘선’을 넘어 노골적인 이윤추구 집단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한민국 언론계를 골목길로 비교한다면, 공영방송과 YTN 등은 이 거리에서 기존에 장사하던 상인들이며, ‘조중동’의 종편은 그들을 철거민으로 밀어내고 들어선 새 불량식품 제조업자들일 것이다. 그리고 정권과 법원은 철거민을 두들겨 패고 끌어낸 용역에 불과할 것이니, 불량식품 제조업자들에게 용역을 비판하라고 하는 것만큼 부질없는 일도 없는지 모른다. YTN은 장악당했다지만, 종편은 장악당할 필요조차 없는데 그들에게 겁나는 게 무엇이겠는가.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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