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고흥길)의 국정감사가 전면 중단됐다가 오후3시경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다시 열렸다.

7일 오전 한국관광공사 국감에 앞서 민주당 전병헌 간사는 YTN의 구본홍 사장 임명 반대 사원 무더기 징계 사태와 관련해 '국회 문방위의 YTN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우선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고흥길 위원장 등 한나라당 위원들이 "교섭단체 간사간에 협의하라"면서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자, 민주당이 정회를 요청하면서 오전 11시경 국감이 중단됐다.

문방위는 오후 2시쯤 한나라당, 민주당, 선진창조모임 등 간사들끼리 협의를 재개했으나, 논의가 길어지자 고흥길 문방위 위원장은 오후 3시경 민주당 의원들 없이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김을동 의원, 선진과 창조모임 의원 등의 참석만으로 국감을 속개했다.

이에 전병헌 민주당 간사가 회의장에 들어와 "위원장이 좀전에 제안한 중재안으로 다시 논의중인데 먼저 시작하면 어떡하느냐"면서 "일단 시작할테니 들어오려면 들어오고 말테면 말라는 거냐"고 강력히 항의했다.

고흥길 위원장은 "더이상 기다릴 수가 없다. 제1야당에 대한 예우를 충분히 할 만큼 했다. 민주당이 있어야만 회의할 수 있는 것이냐"면서 민주당의 반발에도 회의를 강행하고 있다. 오후 3시30분경 진성호 의원의 첫 질의를 시작으로 한국관광공사 국감을 진행중이다.

고흥길 위원장이 내놓은 중재안은 '국정감사 일정 이후 YTN 진상조사위 구성을 재논의하는 것'이다.

▲ 7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관광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YTN 인사 사태에 진상규명위원회 구성 문제를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중단됐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논쟁을 벌이고 있는 고흥길 위원장, 전병헌 민주당, 이용경 선진과 창조의 모임 간사(왼쪽부터).
한편 이날 국감 직전 민주당 문방위 소속 의원 8명은 긴급성명을 내어 "하필이면 국정감사가 시작된 첫날에, 그것도 낙하산 사장의 상징으로 심판대에 서야 할 증인으로 채택된 자가 과감하게 단두대의 작두를 내렸다"면서 "한마디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의도적으로 폄훼하고 국회의 권위에 도전하는 파렴치한 작태를 연출하려는 것"이라고 구본홍 YTN 사장을 맹비난했다.

이어 구 사장의 사원 징계에 대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안하무인의 대통령을 배후에 둔 인물다운 행동"이라며 "양식있는 한나라당 의원들께 호소한다. 구본홍 한 사람 때문에 더 이상 젊은 인재들의 피를 흘리지 않도록 제발 용기있게 나서 막아 주시오"라고 밝혔다.

YTN 구본홍 사장은 오는 9일 예정된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다음은 민주당 의원들의 긴급성명 전문이다.

선량한 YTN가족들을 사지로 모는 인사살인범, 구본홍을 강력 규탄한다.

YTN을 낙하산 점령하려는 구본홍은 드디어 잔인한 속내를 드러냈다.
어제 구본홍은 '구본홍 낙하산 반대 운동'을 벌인 노종면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전현직 노조위원장 6명에 대해 해임, 6명 정직, 8명 감봉, 13명에 대해 경고조치를 내렸다.

지난 1일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노조원 33명 가운데 11명의 징계 사유가 조작됐음을 항의하고 합리적 소명절차를 요구하였지만 철저하게 묵살당했고,지난 달 29일부터 283명의 사원이 릴레이 단식농성을 펼쳤지만 무시했다.

공영방송 수호를 위해 노조를 비롯한 YTN가족들의 끈질긴 저항과 투쟁 앞에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던 구본홍은 결국 YTN을 향해 비수를 내리 꽂은 것이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권력을 악용하여 성실하고 묵묵히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온 젊은 동량들을 무참하게 짓밟은 구본홍은 인간으로서 지녀야할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린 도발을 감행했다.

어제 국정감사가 시작되었다.
이명박정권의 부도덕하고 권력지상주의적 실정을 심판하기 위한 18대 국회 첫 국정감사 그 첫날, 구본홍은 거사를 결행했다.
하필이면 국정감사가 시작된 첫날에, 그것도 낙하산 사장의 상징으로 심판대에 서야할 증인으로 채택된 자가 과감하게 단두대의 작두를 내렸을까.
한마디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의도적으로 폄훼하고 국회의 권위에 도전하는 파렴치한 작태를 연출하려는 것이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안하무인의 대통령을 배후에 둔 인물다운 행동이다.

온갖 편법과 공권력을 동원하여 KBS를 점령한 이명박군단은 마침내 공영방송의 보루로 지키고자 투쟁해 온 YTN마저 집어 삼키고자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다.

이제 멀지 않아 이 땅의 민주방송은 조종(弔鐘)을 울릴 것이다.
오로지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방송장악에만 골몰해 온 이명박 정권하에서는 민주방송이 설 땅이 없다.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흘러간 옛 노래로 전락해 버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계륵 구본홍의 사장직을 고집할 것인가 아니면, 정권이 욕먹고 국민으로 부터 버림받을 것인가, 선택하라.

양식있는 한나라당 의원들께 호소한다.
구본홍 한 사람 때문에 더 이상 젊은 인재들의 피를 흘리지 않도록 제발 용기있게 나서 막아 주시오.

2008년 10월 7일

민주당 문방위원회 위원 일동
- 전병헌(간사), 천정배, 이종걸, 변재일, 서갑원, 조영택, 장세환, 최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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