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18일과 19일 양일에 걸쳐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도발을 감행함에 따라 이 사건이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2차 고위급 접촉 등을 염두에 두고 벌인 계획적 도발이라는 해석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흔들림없이 대북정책을 추진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통일준비위원회 정종욱 부위원장은 20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의 최고위급 대표가 내려와서 우리 정부의 대표자와 2차 고위급 회담을 한다는 합의한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면서 “크게 걱정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종욱 부위원장은 “남북관계는 항상 이중적 모습을 보여왔다.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의 큰 흐름인데 대화를 하고 서로 협력을 재개하는 형국이다”라면서 이와 같이 주장했다.

정종욱 부위원장은 “13일 날 대통령께서 2차 고위급 회담이 시작이 되게 되면 남북이 모든 문제를 놓고 논의할 수 있다, 거기에는 5·24 조치도 포함돼 있다고 하시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모든 국민들이 남북관계의 재개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만나게 되면 잘 풀려나갈 걸로 기대하고 있다”며 낙관했다.

▲ 대통령 소속 통일준비위원회 민간부위원장인 정종욱 인천대 석좌교수. (연합뉴스)

정종욱 부위원장은 2차 고위급 접촉에 대해 “저희의 최대 관심사는 이산가족 상봉을 제도화하는 것이고 북한의 관심사는 금강산 관광 재개”라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협상을 하게 되면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이 단기적으로는 대화 분위기 자체를 깨는 데 방점이 찍힌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이 평화가 당연히 유지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인권 등 인도주의적 문제를 강조하니 북한이 군사적으로는 자신들이 우위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남북한 간의 평화가 유지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계산된 도발을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따.

홍현익 위원은 “김정은이 핵실험 한 지가 1년 반 정도 되었는데 또다시 핵실험 하기에는 준비가 안 되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마치 우리에게 기회를 주는 듯이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들어 달라, 그렇지 않을 경우 단거리 미사일 한 번 쏘고 안보리 제제하면 4차 핵실험 하겠다는, 그런 명분을 만들기 위한 과정일 수도 있다”는 해석 역시 내놓았다.

홍현익 위원은 “(북한의 도발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국지전까지도 비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평화를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해 북한을 능가하는 정책과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어떤 때는 원칙에 입각하고, 어떤 때는 실리적으로 북한에게 약간의 이득을 주면서 평화 유지로 총체적 이득을 크게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현익 위원은 2차 고위급 접촉 이후 전망에 대해 “협상에 나와서 대화하는 척 하다 12월 쯤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안 되고, 미국 역시 중간선거 이후 중동이나 우크라이나에만 관심을 두고, 북한을 관리하지 않으면 김정은이 여러 상황을 감안해 도발로 나아가는 강온양면책을 구사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핵실험으로 가는 길도 막으면서 대화를 해야지, 핵실험 하는 길을 열어주는 방식으로 관계를 이끌어가다가는 4차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소형화로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오중흡 7연대 칭호를 수여받은 북한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와 제458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이착륙 비행훈련을 지도했다고 1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홍현익 위원은 “시진핑 정부가 6자회담 재개는 못하더라도, 김정은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압력만 가하는 것이 아니라, 한번쯤 불러서 다시 타이르면서 압박을 가하는, 이런 것이 지금 시점에서 필요할 수 도 있다”면서 중국 역할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홍현익 위원은 “중국마저 북한의 마음에 전혀 들지 않는 행동을 할 때 ‘이판사판’이라는 태도로 장거리 미사일을 쏘는 등 과정을 거칠 수 있으므로 시진핑 주석이라도 김정은에게 강온양면책으로 압박과 회유를 같이 해야 김정은이 올 겨울에 핵실험을 하지 못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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