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증인채택’을 거부하고 있는 수원대 이인수 총장의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의혹 심사를 받고 있지만, 심사결과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대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수원대 이인수 총장이 1998년 2월 경희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에서 <政府間 葛藤 解決方案에 關한 硏究: 環境問題를 中心으로(정부간 갈등 해결방안에 관한 연구: 환경문제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받은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논문취소를 요청, 경희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이를 심사하고 있는 중이다.

“이인수 총장, 논문표절 가려져야 잡음 사라질 것”

‘수원대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인수 총장의 박사학위청구논문이 수원대 교수들 사이에서 모 교수가 대필해주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며 “뿐만 아니라, 논문이 수준이하라는 평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총장의 ‘박사학위청구논문’ 표절 문제를 명확히 가려내어 표절 시비가 더 이상 거론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그래야 이 총장 본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는 물론, 학내 잡음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논문표절 심사 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수원대 교수협의회,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는 7월 3일 서울중앙지검에 수원대 이인수 총장을 고발했다ⓒ미디어스
이들은 또한 “대학의 총장이 논문을 표절해 박사학위를 받았다면, 이는 심각한 반윤리적 행위”라며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총장으로서의 품위유지위반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당연히 박사학위는 취소되어야 하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거나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인수 총장의 논문은 △부적절한 출처표시 도는 출처 미표시, △원 저작물 구조의 표절, △사례연구부분 논문 표절, △자기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이인수 총장의 논문이 인용 없이 타 논문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수원대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문대성 논문 표절 심사 등에서 결정된)‘아무런 인용에 대한 표시 없이 6개의 단어가 연속’ 정도가 아니라 수백 단어를 동시에 똑같이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총장의 논문 구조 또한 타 논문의 것과 매우 흡사할 뿐 아니라, 논문의 핵심적인 사례연구부분도 타 논문을 그대로 복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자기표절’ 사례도 등장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인수 총장의 논문, 표절 의혹 논문과 비교는?

수원대 이인수 총장의 논문 <정부간 갈등 해결방안에 관한 연구: 환경문제를 중심으로>는 광운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박사학위청구논문 권영길 씨의 <환경문제에 대한 지방정부의 갈등관리>(1997년 2월)와 흡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들은 “적지 않은 부분을 권영길의 논문에서 인용표시 없이 무단으로 복제하여 동일하게 기술하고 있다”며 “특히, 이인수는 권영길의 논문 129페이지부터 139페이지까지의 내용을 그대로 복제해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수원대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인수 총장의 논문이 표절이라고 의혹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 (자료=수원대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
▲ (자료=수원대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
▲ (자료=수원대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

이인수 총장, 논문표절 의혹은 고의?

하지만 경희대는 이인수 총장 논문표절에 대한 심사 결과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경희대는 이인수 총장의 논문표절 의혹을 지난 5월 접수받으면서 “6월 중 착수 예정이며 90일 이내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심사결과는 여전히 나오고 있지 않다. 이에 ‘고의로 늦추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뉴스1 <경희대, 이인수 총장 ‘논문표절’ 조사 고의 지연 의혹> 기사에서 경희대 한 관계자는 “너무 옛날 꺼라 해당 논문이 심의해야 할 대상인지 아닌지 (본조사위원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이 총장이) 사회적 이슈와 연결돼 있어 결론을 쉽게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최대한 늦춰 발표하려는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 (자료=수원대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
수원대 이인수 총장이 2013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압력으로 인해 국감증인 채택이 무산된 바 있다. 특히, 2014년 교문위에서 조차 이 총장의 증인채택이 새누리당 의원들에 의해 무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사회지도층과의 두터운 관계 속에서 비호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상황에서 경희대 논문표절 심사 결과가 늦춰지고 있는 이유 또한 이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혹은 다른 곳에서도 발견된다. 경희대는 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영동 산학협력단장과 위원으로 송하중 교수, 김진해 교수, 최영준 교수, 이호근 교수, 정진봉 산학협력단 사무국장 등을 위촉했다. 그러나 논문표절 의혹을 제기한 곳에서는 송하중 교수와 김진해 교수를 배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희대학교 행정학과 원로 김종호 교수는 1998년 이인수 총장의 박사학위 논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수원대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송하중 교수와 김진해 교수는 김 교수의 동료·후배로 표절심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렇지만 경희대 측에서는 “교체는 불가하다”며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조사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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