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한글 특집>편은 방영 이틀 전이었던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의미심장한 특집이었다. 한동안 법정 공휴일의 지위를 잃고 단순한 기념일로 전락했던 한글날은 한글 관련단체의 꾸준한 한글날 국경일 제정 운동의 결과로 2006년부터 국경일로 정해졌고, 2013년에는 법정 공휴일로 재지정되었다.
한글날의 법정 공휴일 재지정은 올바른 한국어 사용보다도 유창한 영어 구사에 더 열을 올리는 대한민국 사회에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그 소중함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한글날이 법정 공휴일로 재지정된 이후에도 국민들의 한글에 대한 인식은 그 이전과 별 차이가 없는 듯하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상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한국어에 능숙한 편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어법, 문법에 취약함을 드러낼 때가 있다. 심지어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등 <무한도전> 출연진처럼 방송을 업으로 하는 이들조차 정확한 맞춤법 사용에 애를 먹기도 한다.
어떤 언어를 모국어로 삼는 이들 모두 정확한 어법, 문법을 알고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어로 사용해도 될 단어를 굳이 영단어로 언급하는 게 당연시되고 ‘있어 보인다’고 인식되는 이 나라의 한국어 사용 실태는 우려할 수준이다. 설상가상 인터넷 채팅, 게임의 영향으로 줄임말과 은어, 비속어를 남발하는 요즘 청소년들의 한국어 사용은 한글 파괴가 걱정될 정도이다.
과연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우리들은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서 한국어 어학당을 찾은 외국인, 이제 막 우리말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한국어를 정확하게 사용하고 정말 사랑하고 있을까.
예상치 못한 방송사고가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우리의 한국어 사용 실태를 돌아보게 한 <무한도전>의 한글특집은 역시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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