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작가가 조인성한테 전화 좀 해서 그렇게 잡아오라고 했는데 여기 둘이 앉아있는 거 보면 그 누나가 참...”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 ‘쩔친노트 특집’ 2탄에 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김제동은 함께 출연한 조인성을 두고 이런 푸념을 한다. 이러한 김제동의 한숨에 조인성은 다소 짓궂게 응수한다.

“내가 (차)태현 형이랑 친하다는 게 여기서 증명이 되는 거지. 형이랑은 덜 친하고. 이건 펙트야”

조인성이 누구인가. 몇 년 전만 해도 원빈, 강동원과 더불어 젊은 여성 커뮤니티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세기의 미남에, 군 제대 이후에도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건재함을 과시한 21세기 대한민국 최고의 톱스타가 아니던가.

강산이 한 번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조인성’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수많은 여성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그는 분명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가 삼고초려라도 해서 섭외하고픈 특급 게스트 중 한 명일 것이다. 게다가 얼마 전 종영한 <괜찮아, 사랑이야>가 <힐링캠프>와 같은 방송사 SBS에서 방영했으니, <힐링캠프>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조인성을 출연시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괜찮아, 사랑이야>를 막 끝낸 조인성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김제동의 말마따나 상당한 물밑작업이 있었다던 <힐링캠프>가 아닌, 전혀 생각지 못한 <1박2일>이었다. 그것도 평소 조인성과 친분이 있는 차태현의 갑작스런 출연 제안에 따라 얼떨결에 녹화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김주혁, 차태현이라는 충무로에서도 손꼽히는 A급 배우와 순정만화에서 갓 튀어나온 것 같은 꽃미남 정준영이 고정으로 출연하고 있는 <1박2일>이라고 하나, 기대조차 안 했던 2000년대 중후반을 풍미한 조각미남의 정석이 등장하자 녹화장은 한마디로 조인성의 팬미팅 현장으로 탈바꿈한다.

역시나 세기의 미남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게 오버사이즈 점퍼를 대충 걸쳐 입어도 런웨이를 걷는 것 같고, 복불복으로 까나리를 마시는 장면은 마치 한 편의 커피 광고를 보는 듯하다. 뭘 해도 멋있는 조인성을 두고 “영화 찍냐”면서 버럭하는 김제동과 절로 일심동체가 되어간다.

<1박2일>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쩔친노트 특집’답게 특별 게스트로 출연한 김제동, 프리스타일 미노, 류정남, 로이킴, 김기방, 천명훈, 그리고 연예계에서 손꼽히는 기획사 ‘나무엑터스’ 김종도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지만, 아무래도 별 중의 별 조인성의 등장으로 이날 <1박2일>의 모든 법칙이 죄다 조인성 위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그래서 <1박2일-쩔친노트>가 아니라 흡사 조인성 특집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한 형 차태현을 따라 기꺼이 <1박2일> 촬영에 동참한 조인성의 선택은 조인성과 <1박2일> 모두에게 윈윈으로 기억될 듯하다.

조인성이 ‘쩔친노트’ 특집에 참여한다는 소식만으로 <1박2일>은 경쟁 프로그램 MBC <일밤-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에 가려졌던 화제를 돌리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 여기에 까나리를 마시는 것조차 영화의 한 장면으로 만들어버리는 조인성은 게임마다 남다른 승부욕을 발휘하며 숨겨진 예능감을 마음껏 뽐낸다. 거기에다가 말은 덜 친하다고 해도 남다른 친분이 있는 김제동과의 환상 케미로 쉴 틈 없이 웃음 포인트를 유발한다.

여성팬들에게 조인성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흐뭇한 미소를 절로 짓게 하는 얼굴이다. 모 이동통신회사의 광고 문구처럼 “잘생겼다~잘생겼다~잘생겼다”에 그치지 않고, 이왕 끌려온 것(?) 예능과 복불복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배우 조인성. 뭘 해도 멋있는 그는 역시 조인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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