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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VS 유료방송 ‘난타전’ 벌어진 방송학회 토론회[스케치]염치도 없이 '계산기'만 두드리는 방송사업자들
권순택 기자 | 승인 2014.10.01 00:55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한 ‘방송시장 진단과 규제기관의 역할’ 토론회가 30일 방송회관에서 열렸다. 토론회 발제와 패널 구성을 본 한 언론학자는 시작 전부터 “뻔하다”고 진단했다. 토론회의 기획의도는 ‘유료방송의 변화에 논의의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었는데, 의도성을 감안하더라도 패널 구성의 편향이 너무 심하다는 비판이었다. 실제 이날 발제에서는 지상파에 광고총량제를 도입하고 중간광고를 검토한다는 방통위에 대해 “합리적인 정책 결정과정이라고 보기 어렵다”(1발제, 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는 지적과 함께 “과도한 유료방송 의무채널제도를 조정하고, 유료방송의 광고규제 완화를 통한 수익 증대가 필요하다”(2발제, 주정민 전남대 교수)는 주장이 제기됐다. 

토론회 발제를 종합하면, 지상파에 대한 규제는 묶어두고 유료방송에 대한 규제는 완화하자는 것이 핵심이었다. 지상파에 광고총량제 도입 및 중간광고 검토라는 방통위 정책을 두고 지상파와 유료방송 쪽에서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듯 토론회는 난타전이었다.

이미 한쪽으로 쏠린 발제에 이은 패널 토론에서‘도’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고려대 김성철 교수는 ‘지상파 광고총량제와 중간광고 도입’과 관련해 “지상파 사업자들은 경영악화라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라는 의문을 던져야 한다”며 “2013년 기준으로 보면, 전체적으로 매출이 감소하긴 했지만 다른 부분에서 상쇄해 나쁘지 않다. 과거 잘나가던 시절보다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한 ‘방송시장 진단과 규제기관의 역할’ 토론회가 30일 방송회관에서 열렸다ⓒ미디어스
김성철 교수는 이어 “지상파방송사들은 인건비 등 원가에서 비용을 조절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어떤 조치를 취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논리인데, 잘못됐다. 정부정책은 약자를 보호하는 것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가천대 정인숙 교수는 “방통위는 광고총량제 도입을 통해 지상파의 콘텐츠 제작비를 확보하겠다는 취지인데, 지상파에 총량제가 허용되더라도 광고증가는 일시적 효과라고 이야기한다”며 “코바코 자료 또한, 광고주는 중간광고 연동 없이는 기피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수익분이 크지 않고, 방송법 근간을 흔들고, 재원마련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도 없는 정책을 방통위가 굳이 왜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지상파에 광고총량제 도입과 중간광고는 안 된다. 허용되더라도, 광고총량제만 그것도 현행 10분 이내 도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고총량제’ 도입 효과에 대해 지상파와 케이블 양측 입장이 다르다. 지상파는 광고총량제 도입만으로는 효과가 적다면서 방통위가 유보시킨 중간광고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인숙 교수는 그렇다면 역으로 효과가 별로 없는 걸 왜 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토론회 발제와 토론에서 모두 지상파에 광고총량제 도입에도 부정적인 발언만 쏟아지자, 플로어에 앉아있던 지상파 관계자들의 항의성 발언들이 쏟아졌다. 그리고 유료방송사업자들의 반박과 지상파 방송사업자들의 재반박이 이어졌다. 하지만 양측 논리 모두 계산기 두드리는 수준,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그 속에 방송의 공익적 역할이나 시청자 복지에 대한 인식은 전무했다.

지상파 쪽과 유료방송 쪽의 난타전은 이렇게 진행됐다

종합토론 스타트는 발제와 토론 내내 비난을 받았던 지상파가 끊었다. KBS 관계자는 “종편 때문에 광고총량제 정책이 이처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황당하다”며 “그렇다면, 종편은 올바른 정책이었을까. 애초 종편도입 등 잘못된 정부정책으로 인해 (방송광고시장이) 어려워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중간광고 광고총량제 다 도입돼 있다. 방통위는 그냥 FCC 정책을 베끼기만 해라. 지상파가 무너진다는 것은 대한민국 콘텐츠 생산이 무너지는 것과 같다. 지금 지상파를 유료방송과 비대칭규제를 해야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정부여당추천 형태근 전 방통위원은 “KBS 관계자의 발언은 듣기에 다라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종편의 성장에 대해서는 KBS입장에서 이야기한 건 아니다”라고 불편함을 내비쳤다.

TV조선 관계자는 “하소연을 하고 싶어 나왔다”면서 “권투에도 급이 있다. 링 위에 미들급과 헤비급을 올려 싸우라고 하는 정책이 방통위의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광고총량제 도입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받게 되는 타격이 있는데 방통위가 과연 우리의 규제기관인가 싶다”고 비판했다. 종편에 대한 특혜를 해소해야한다는 요구가 많은 가운데, 이 같은 논리 또한 궁색하긴 마찬가지였다. 발제를 맡았던 권호영 수석연구원은 ‘FCC만 따라해라’라는 KBS관계자의 주장에 “FCC는 지상파가 2차 유통권을 갖는 것을 금지했다. 이런 걸 도입해야한다. 그래서 지상파와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고 지상파 방송사관계자들을을 도발했다. 

마이크는 또 다시 한국방송협회 관계자에게 돌아갔다. 이 관계자는 “지상파와 외주제작사의 상생 주문이 많다”며 “지상파에 재원 확보를 해주고 거기에서 상생개념을 만들어 지상파와 외주사가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국내 지상파에서는 중간광고를 하지 못한다’고 했더니, 그 쪽에서는 ‘시청자 복지에 큰 해’라고 하더라. 지상파에 콘텐츠 제작비를 만들어 주고 그 속에서 시청방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은 ‘중간광고’를 허용해달라는 요구였다.

이 같은 주장이 나오자, JTBC 관계자는 “외주제작사를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지상파의 재원를 확보해줘야한다는 얘기로 들린다”며 “그런데, 그동안 지상파가 외주제작사 저작권이나 제작비에서 완벽한 커버를 해주지 못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도와주면 이제부터 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SBS 관계자는 “상반기 지상파들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반기 아시안게임 역시 잘 안되고 있다”라고 강조한 뒤, “중간광고는 순차적으로 천천히 검토해야한다고 말하는데, 이미 똑같은 논의가 2007년부터 계속돼 왔다. 시간이 더 지나 상황이 바뀐다고 해서 반대하시는 분들은 반대할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순차적 논의가 가능하냐”라고 주장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이 같은 논리 또한 많은 비판을 받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중계권을 비싸게 사온 책임은 지상파에 있기 때문이었다.

김성철 교수는 이 같은 주장에 “지상파의 올해 적자는 월드컵 등 특수함이 있다”면서 “오히려 스스로 혁신을 해야한다는 측면에서 어려움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시청자단체 관계자의 폭발, “둘 다 염치가 없다”

유료방송 사업자와 지상파 방송사업자간 난타전이 벌어지자 이번에는 시청자단체 관계자들이 폭발했다.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시청자단체 매체비평우리스스로 노영란 사무국장은 “지상파 뿐 아니라 유료방송사업자 모두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정말 염치가 없다”며 “말로만 시청자 보호를 이야기하지만 발언하는 걸 들어보면 기본적으로 모든 손해는 시청자들이 감내해야한다는 것으로 굉장히 불쾌하다”고 꼬집었다.

노영란 사무국장은 지상파 관계자들에게 “시청자단체들은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라는 것은 비하발언이다”이라며 “지상파, 한류증진 이야기하며 제작비 확충을 이야기하는데 지금까지 돈이 없어서 좋은 콘텐츠를 못 만든 것이냐”고 반문했다. 유료방송 관계자들에게도 “왜 광고수익에만 올인하느냐. SO와 싸워 제대로 된 수신료를 받아라“라고 비판했다.

노영란 사무국장은 종편에 대해서도 ”수익이 안 될 것이라고 모두 이야기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국한 쪽은 종편사업자들“이라면서 ”그런데, 이제 와서 먹고 살게 해달라고 하는 건 말도 안 된다. 종편사업자들 스스로도 그들 방송프로그램 수준 알지 않느냐. 다양성 보장한다면서 개판이다. 그런데 규제완화해서 수익 올리겠다? 시청자들은 안중에도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날 토론회가 끝난 뒤, 한 참석자는 “이런 식의 토론회는 이제 멈춰야 한다”고 자조했다. 그는 “후원을 어느 곳에서 하는지에 따라 학회 토론회가 한쪽 편을 드는 것은 문제”라면서 “이제는 지상파 방송사업자 쪽과 유료방송사업자 쪽이 합의하고 시청자 및 언론단체, 학계가 한 곳에 모여서 논의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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