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함의 대명사 여배우. 여배우 중 특히나 고고한 이미지를 쌓아 놓은 이는 그 이미지를 깨트리는 일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여배우의 고고함을 해제시키는 능력을 갖춘 진행자가 있다. 그 이름은 바로 유재석.

유재석은 <해피투게더3: 여배우 특집>에서 고고한 이미지를 쌓아놓은 여배우 박주미를 무장해제시켰다.

외모에서 풍기는 고고한 이미지와 드라마 배역으로 쌓아놓은 그녀의 이미지는 시청자에게 ‘아름다운 배우’로 각인시켰다. 특히 <신사의 품격>을 통해 그녀는 오랜 공백기를 탈출했으며, 여배우 특유의 고고함을 한 겹 더 입게 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유재석과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박주미는 해당 방송에서 그녀의 아들이 유재석의 팬임을 밝힌 바 있다. 또 당시 방송에서 엉뚱한 요리를 들고 나와 웃음을 준 기억이 있던 터라 유재석과는 좀 더 친근한 분위기일 수 있었다.

박주미는 진행자 유재석이 의도한 바대로 못 이기는 척 따라주며 웃음을 줬다. 여배우가 자신이 힘들게 쌓아놓은 이미지를 벗기란 어려울 법했음에도, 박주미는 그 이미지를 내려놓았다. 애써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놓았는데, 그 분위기를 깨트리는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 순간 판단해 응한 모습은 그녀를 다시 한 번 좋은 이미지로 인도하는 계기가 됐다.

허나 그 분위기는 사실 멈춰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은 없었다. 그 분위기가 쉬어갈 수 있는 장난이었기에 더욱. 그러나 못 이기는 척하고 따라주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기에 박주미는 응했고, 중견 배우의 무게감이 있는 금보라까지 대열에 합류해 큰 웃음을 줄 수 있었다.

여배우의 고고한 이미지는 배역에서도 좋은 배역을 따내느냐, 아니면 따내지 못하느냐의 갈림길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를 헤치지 않기 위해 참여하는 모습은 시청자에겐 무척이나 친근한 모습으로 비치게 한 장면이다.

특히 반전의 매력이 가장 크다는 ‘못 이기는 척하다가 돌변하는 씬’을 보여준 여배우 박주미와 금보라는 더할 나위 없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능동적으로 상황에 대처한 박주미와 금보라의 활약은 단지 그녀들만의 대처능력으로 매력이 발산된 게 아니다. 그녀들의 매력을 더할 나위 없이 크게 확장시킨 것은 바로 진행자 유재석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그녀들이 무장해제할 수 있게 많은 부분을 사전 작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사전에 분위기를 풀려 시도한 것은 바로, 숨기지 않고 남들이 생각하는 마음을 대신 전달하는 것.

나이 먹어 생기는 주름살을 인사치례로 안 보인다고 하기보다는 ‘이 거리 정도면 보인다’며 박주미를 디스하는 장면과 금보라에게 모공을 ‘잘 메꾸었다’라고 한 말은 유재석의 또 하나 장기인 ‘약 올리기 스킬’이었다.

여배우 특집 최연소 김새론부터 시작해 오연서, 전혜빈에 이어 박주미, 금보라까지 의도한 바대로 셀카 3종 세트와 현아의 ‘빨개요’ 댄스로 웃음을 뽑아낸 유재석의 진행력은 다시 한 번 최고라 느끼게 한 지점이다. 특히 고고해 보이고 신비감 있는 박주미의 매력을 끄집어낸 부분은 많은 시청자에게 만족감을 주었을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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